한림대동탄성심병원 연구진
단백질 섭취 많으면 노년 기억력 40% 높아
국내 연구진이 단백질 섭취량이 많을수록 노년에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기능인 삽화 기억이 좋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김지욱·금무성·서국희·최영민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김현수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등 공동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해 치매가 없는 65~90세 성인 196명을 대상으로 단백질 섭취와 인지 기능, 특히 삽화기억 간 관계를 조사해,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노년 기억력이 최대 40%까지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24일 밝혔다. 삽화기억은 정보를 저장하고 회상하는 능력인 기억의 일종으로 알츠하이머병 초기에 주로 손상된다.
알츠하이머병은 뇌 신경세포 안팎에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쌓이면서 신경이 손상돼 발생하는 퇴행성질환이다. 병이 진행될수록 기억력과 집중력, 학습능력 등 인지 기능이 저하된다.
참가자 중 113명은 인지 기능이 정상이었고, 83명은 경도인지장애가 있었다. 연구진은 노인의 영양 상태를 평가하는 간이영양평가를 이용해 3개월간 이들이 먹는 식단을 분석했다. 단백질 섭취는 우유와 치즈, 요거트 등 유제품과 콩류, 계란, 육류, 생선, 가금류 섭취량을 바탕으로 낮음, 중간, 높음으로 분류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영향 변수들을 통제하기 위해 혈관질환 여부, 전반적인 신체활동, 연간소득, 영양생체지표, 혈액검사, 알츠하이머병 관련 유전자검사 등도 진행했다.
그 결과 단백질 섭취량이 많은 그룹은 인지기능 점수가 평균 83점으로 단백질 섭취량이 적은 그룹(평균 67점)에 비해 24% 높게 나타났다. 특히 삽화기억 점수는 단백질 섭취량이 많은 그룹이 43점으로 단백질 섭취량이 적은 그룹(34점)보다 27% 높았다. 영향변수들을 보정한 경우에도 단백질 섭취량이 많은 그룹이 단백질 섭취량이 적은 그룹에 비해 전체 인지기능과 삽화기억이 약 20% 더 높았다. 그러나 비기억성 인지기능(언어능력, 집행기능, 시공간능력, 주의력)에서는 그룹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단백질 섭취량과 알츠하이머병 유전자인 아포지단백 E4(APOE4) 사이에 유의미한 상호작용을 찾았다. APOE4가 존재하는 사람이 단백질 섭취량이 많으면 전체 인지기능과 삽화기억이 단백질 섭취량이 적은 그룹보다 약 40% 더 높았다. 연구진은 APOE4가 단백질 섭취량과 삽화기억 간 관계를 조절한다고 분석했다.
금무성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단백질 섭취량이 많을수록 노년층의 삽화기억이 더 좋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알츠하이머병의 유전적 소인이 있는 경우 단백질 섭취가 인지기능 유지에 특히 중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욱 교수는 “알츠하이머병 고위험군에 속하는 노년층에서 단백질 중심 식단이 인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임상적으로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했다”며 " 추가 연구를 통해 이를 보다 명확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알츠하이머리서치&테라피’ 8월호에 실렸다.
참고 자료
Alzheimer’s Research & therapy(2024), DOI: https://doi.org/10.1186/s13195-024-01546-0
이정아 기자 조선일보 입력 2024.09.24.
'건강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문가들 "수돗물보다 생수가 더 위험하다" (0) | 2024.09.27 |
---|---|
나이 들어 '이런 습관' 생긴다면… 치매 온다는 신호일 수 있다 (0) | 2024.09.25 |
"노인 70%는 스트레스 없어"... 노쇠하는데 삶의 만족도는 왜 높아질까 (0) | 2024.09.21 |
대장내시경은 몇년이 적당한가? (0) | 2024.09.21 |
‘조용한 암살자’ 잡아라… 대장암 진단·치료 연구 성과 잇따라 (0) | 2024.0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