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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에게도 복지를… ‘배따기’ 아닌 인도적 손질 기준 나온다

해암도 2022. 10. 12. 07:05

 

경북 포항 한 시장에서 상인들이 전어를 판매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뉴스1

 

물고기의 덜 잔혹한 죽음을 위한 인도적 손질 국제기준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어류도 걱정과 스트레스에 고통받고 괴로움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받아들여진 데 따른 움직임이다.

 

8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국제 비영리기구 ‘지속가능한양식관리위원회’(ASC)는 물고기가 유통 과정에서 편안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하는 어류 복지기준 초안을 검토하고 있다. 물고기를 죽이기 전 먼저 기절시켜 물리적 고통·스트레스·불안 등을 덜어준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ASC는 “물고기는 지각 있는 동물이며 손질되는 과정에서 고통을 느낄 수 있다”며 “질식시키기, 소금·암모니아에 담그기, 배따기, 내장 적출하기 같은 야만적인 도살 방식을 없앨 것”이라고 전했다. 이 과정을 통해 도살·판매된 생선에는 ASC 인증 표식이 붙을 예정이며, 추후 갑각류 등 다양한 해양생물에 같은 기준이 적용될 방침이다.

물고기가 아픔과 두려움을 느낀다는 주장은 과거부터 일찌감치 사실로 여겨져 왔다. 유럽연합(EU)은 2009년 이미 물고기가 지각 있는 생물이며 죽을 때 고통을 느낀다는 것을 증명할 과학적 증거가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20여 년간 관련 연구를 진행해온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 린 스네돈 교수는 “물고기는 미로를 탐색하고 다른 물고기와 복잡한 관계를 맺는 등 지능이 높다”며 “물고기도 포유류에 적용되는 것과 같은 보호를 받도록 해여 한다”고 촉구했었다.

 

가디언은 이 같은 움직임에 현지 정부 기관도 응답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영국 정부 자문단 동물복지위원회(AWC)와 환경식품농무부(DEFRA)가 최근 양식 어류 도축에 관한 복지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