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장의 설치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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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러 가는 건 아니다.
그래서 이 호텔은 이른바 ‘0성급 호텔’을 표방한다. 지붕도 기둥도 없이 야외에 침대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사실상 노숙과 다를 바가 없다. 악천후에는 운영되지 않는 이유다.
다만 석식과 조식이 제공되고, 최고급 호텔에서만 누릴 수 있는 고객 맞춤형 버틀러(Butler·집사) 서비스가 포함된다. 최근 스위스 남부 시골 마을 사이옹에 들어선 실제 호텔(‘Null Stern Hotel’)이다.
스위스 출신 쌍둥이 설치미술가 리클랭 형제의 작품이기도 하다. 이들은 10여 년 전부터 이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올해는 주유소 옆 공터, 포도밭, 구릉지 등 네 곳에 작품(침대)을 비치했다.
형제는 “여기서는 잠을 자는 게 목적이 아니다”라며 “이 호텔에 투숙한다는 건 사회 변화를 촉구하는 성명과 같다”고 했다. 방 안에만 있지 말고 바깥세상을 좀 바라보라는 정치적 메시지다. 장소에 따라 기후 변화나 인구 문제 등을 피부로 느끼는 하룻밤이 되는 것이다.
지난 1일 개시해 9월 18일까지 실제 손님을 받는다. 가격은 1박에 약 44만원. 누구나 홈페이지로 신청 가능하고, 실시간 예약 현황도 확인할 수 있다. 생각보다 인기가 좋다. 다만 주유소 옆 공터 예약자는 아직 1명뿐이다.
정상혁 기자 조선일보 입력 2022.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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