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주의 건강편지]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리처드 해리스가 분한 아우렐리우스 황제
인터넷에서 뉴스나 댓글들을 보면서 종종 가슴이 아픕니다. 언제부터 우리가 이토록 누군가를 미워하게 됐나? 무엇 때문일까, 누가 미움의 씨앗을 뿌린 것일까, 증오는 사람의 본능일까...?
AD 121년 오늘 태어난 로마의 철인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언들은 이럴 때 광활한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답답한 가슴을 적셔줍니다. 벌써 몇 번 소개했지만,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1, 2년에 한 번은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읽듯, 보고 또 보며 음미해도 좋은 글입니다.
아우렐리우스는 영화 《글래디에이터》에도 나오는 황제이지요. 재위 기간의 절반을 전장에서 보냈고 다뉴브 강에서 이민족과 대치하며 사람과 삶에 대한 명문들을 남겼습니다. 1800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가슴에 울리는 명언들을 음미하며, 우리의 지금과 가야할 길을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다른 사람의 마음은 잘 몰라도 그렇게 불행하지는 않다. 하지만 자기 마음을 모르면 불행해진다."
"사람은 죽음을 두려워할 게 아니라 진정한 삶을 시작하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마음이 즐거워지는 비법은 함께 지내는 사람들의 장점을 떠올리는 것이다."
"지독히 화가 날 때에는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람을 떠올리며) 삶이 얼마나 덧없는가를 생각해보라."
"좋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논쟁한다고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 좋은 사람이 돼라."
"당신이 영원히 간직할 수 있는 부(富)는 당신이 누군가에게 선물한 부다."
"당신이 어떤 사람의 염치없는 행동 때문에 화가 나면 이렇게 자문해보라. '이 세상에 염치없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을 수 있는가?'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불가능한 일을 기대하지 말라. 그 또한 이 세상에 반드시 있어야 할 염치없는 사람들 중 하나이다.
악한이나 신의가 없는 사람, 그 밖의 잘못을 범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생각하자. 이들도 꼭 있어야 할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달으면 그들에게 보다 관대해질 수 있다. 자연은 우리에게 악행뿐 아니라 그에 반대되는 미덕도 같이 주었으니, 무례한 사람을 위해서는 친절을, 어리석은 사람을 위해서는 관용을 해독제로 준 것이다."
"서로를 개선하든지 아니면 포용하라. 내 이해 관계의 척도로 누군가의 선악을 논하지 말라. 다른 사람의 악행은 그냥 그곳에서만 머물게 하라. 소문이 나를 어떻게 비난해도 내 본질은 변함이 없다. 비난을 퍼붓는 사람들에게마저 친절히 대하라. 한 점에 불과한 우리가 화해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그와 똑같아지지 않는 것이 가장 고상한 형태의 복수다.
상대의 잔인함에는 온유로, 악행에는 치유책으로 맞서라. 황당하고 분하더라도 그를 용서하는 것이 의무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다면 내 탓이라고 생각하자. 화를 내는 것은 연극배우에게나 어울리는 일이다. 타락의 늪에 빠진 사람조차도 기꺼이 사랑하라. 내 잘못을 바로 잡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받아들여라. 사람을 사귐에 있어 위선을 피하고 진실로 대하라."
이성주 기자 (stein33@kormedi.com) 입력 2021.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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