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백세인들은 이 세가지 질병이 없었다

해암도 2021. 4. 20. 05:48

의학적으로 본 장수인들의 특징

 

 

 

‘구십구세까지 팔팔하다가 이삼일만 아프다 죽는다’

 

백세인생이 눈 앞에 다가 온 오늘날 모든 사람들이 입을 모아 이구동성으로 부르짖는 슬로건이자 목표가 되어버린 ‘구구팔팔 이삼사’의 뜻이다.

 

지난 2002년 우리나라 장수마을을 찾아 장수노인에 대한 장기간의 관찰 및 연구 조사를 한 박상철 서울대 의대 교수(당시)는 “백세인들은 70-80대에 암이나 각종 성인병 등 치명적인 질병을 피해갔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이 시기를 잘 극복하면 백세인의 고지에 들어설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세 명 중 한 명이 뇌졸중이나 심장병으로 죽음을 맞고, 네 명 중 한 명이 암으로 사망하는 것에 비해 100세 이상 노인의 주요 사망 원인은 폐렴 등 급성질환이었다는 결과에서 보여주듯이 백세인을 비롯한 장수자들은 일생을 거의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살다가 사망하는 과정을 겪는다고  볼 수있다.

 

백세인들이 어떤 면에서는 70-80대 노인보다 더 건강하고 활기차게 생활하고 있음을 알 수있는 현상은 다른나라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프랑스에서 100세 이상 노인 700명을 대상으로 건강 상태를 조사한 결과 58%의 노인이 건강에 이상이 없거나 매우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백세인들은 어떻게 해서 그 같은 치명적인 질병과 각종 성인병을 피할 수 있었을까? 여기서 특이점은 백세인들 대다수가 건강을 위해 ‘의학적 관리와 보호’를 받은 경험이 거의 없이 전적으로 건강한 생활습관과  스트레스에 강한 내면적 특성이 크다는 것이다.

 

박상철 서울대 의대 교수는 “백세인들이 장수하는 것은 건강을 위해 뭔가를 적극적으로 했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건강을 해치는 요인들을 피해갔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백세인들의 의학적 특징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당뇨병이 없다

 

지난 2002년 우리나라 백세인의 의학적 특성을 분석한 최윤호 성균관대 의대 교수(당시)는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10-20%가 당뇨를 앓고 있지만 백세인은 5%도 안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뇨에 걸리지 않으려면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 생활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잠시도 몸을 쉬지 않는 근면성, 활동량에 따라 식사하는 습관, 낙천적이고 느긋한 삶의 자세 등이 백세인들의 주요 특징이라는 점과 일치한다. 특히 기복이 있는 해발 300-400m의 중산간 지대에 장수지역이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활동량과 당뇨병의 발생확률이 반비례한다는 사실도 이를 뒷바침 한다.

 

혈당치가 200mg/dl 이상이면 당뇨병 환자로 분류되는데 조사대상 백세인의 평균혈당치는 남자가 115.9mg/dl, 여자는 104.3mg/dl로 나타났다.

 

둘째, 간염이 없다

 

우리나라의 전체 인구의 6.3%가 간염보균자인데 조사 대상 백세인은 B형 간염보균자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세인들은 특히 간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인 알부민의 수치가 높게 나왔는데 박성철 교수는 “알부민 수치는 노인의 건강과 활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면서 백세인들이 건강한 간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알부민 수치가 중요하다고 해서 인위적인 방법으로 알부민을 공급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므로 “꾸준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 습관에 의해 간이 근본적으로 좋아져야 장수할 수 있다”고 최윤호 교수는 말했다.

 

셋째,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다

 

혈중 콜레스테롤은 중년들에게 심장마비나 뇌졸중 같은 혈관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 인자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조사대상 백세인들의  혈중 콜레스테롤 평균 수치는 남녀 백세인 모두 174.6mg/dl로 일반 성인들의 평균인 188mg/dl 보다 낮게 나왔다.

 

따라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게 나온 백세인들은 심장마비나 뇌졸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적다고 볼 수 있다. 이미숙 한남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백세인이 되려면 젊었을 때부터 동맥경화나 고혈압 같은 순환기계 질환의  위험 요소인 콜레스테롤 수치와 중성지방 수치가 낮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박상철 교수는 “백세인들이 장수하는 것은 건강을 위해 무엇인가를 적극적으로 했다기 보다는 건강을 해치는 요인을 피해 갔기 때문이다”며 타고난 세포와 장기의 수명을 그대로 유지한 채 본래의 수명을 깎아먹지 않도록 잘 늙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십구세까지 팔팔하다 이삼일만 아프다 죽는 장수백세인이 되기 위해서는 위의 세가지 건강요인에 주의할 필요가 있음에 주목하자.

 

 

  • 글 | 이경희  조선일보  입력 | 2021.04.19

 

※ 이 기사는 '장수의 비밀' 책에서 발췌 및 요약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