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 '산수정'의 '닭꼬미 삼합' 상차림. 닭구이와 꼬막무침, 미나리를 함께 먹어 닭꼬미 삼합이다. 여기에 참외, 사과, 토마토, 더덕, 오이 등 무침과 각종 장아찌까지 반찬이 30가지가 넘는다. 손민호 기자
궁리 끝에 이런 생각을 해봤다. 혹시 먹을 게 너무 많아서 바로 안 떠오르는 건 아닐까. 터무니없는 추측은 아닌 것 같다. 순천은 늘 먹거리가 넉넉했기 때문이다. 순천만에서 걷어오는 갯것과 조계산에서 뜯어오는 나물만으로도 밥상이 가득 찬다. 더욱이 순천은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다. 사람이 모이니 음식 문화도 발달했다. 앞서 열거한 남도 별미들은 사실 순천 별미이기도 하다.
‘일일오끼’ 여정을 짜는데도 애를 먹었다. 맛집 5곳으로는 어림없었다. 순천시청과 협의해 7곳만 골랐다. 빵집과 닭집은 2곳씩 넣었다. ‘일일열끼’로도 순천 여행은 모자랄 듯싶다.
조계산 중턱 보리밥집의 주인 최석두씨. 최씨는 ’3년 전 전기가 들어오기 전까지 물레방아를 돌려 전기를 만들어 썼다“고 말했다. 두 시간 산행 끝에 맛보는 이 집의 보리밥은 문자 그대로 꿀맛이다. 손민호 기자
보리밥집은 조계산 중턱 해발 600m 고갯길 위에 있다. 선암사에서 2.8㎞, 송광사에서는 3.3㎞ 거리다. 두 절집 모두 산길 따라 두 시간쯤 걸린다. 보리밥집이 걸터앉은 고개가 굴목이재(굴목재)다. 하여 ‘굴목이재 보리밥집’이라고도 한다. 진짜 이름은 ‘원조집 조계산 보리밥집’이다. 최근 굴목이재에 보리밥집들이 생겨 ‘원조집’을 앞세웠다.
산나물과 텃밭 채소로 가득한 밥상. 이 반찬에 보리밥을 넣고 비비면 산채비빔밥이 된다. 손민호 기자
산채비빔밥으로 변신을 마친 보리밥. 한 그릇 비우는데 10분도 안 걸린 것 같다. 손민호 기자
한정식집 '신화정'의 이여린 부대표. 김미자 대표의 딸이다. 신화정은 전통 한정식을 내면서도 음식 플레이팅이 서양 레스토랑 못지않게 세련됐다. 손민호 기자
순천의 내로라하는 한정식 명가 중에서 순천시청이 추천한 집이 ‘신화정’이다. 2003년 개업했으니 내력은 길지 않다. 하나 김미자(57) 대표의 내공은 깊다. 신화정을 열기 10년 전부터 음식을 개발했다. 그 남다른 손맛으로 음식경연대회 수십 개를 휩쓸었다.
'신화정'의 대표 메뉴 칠게장. 2년 숙성한 게장이어서 식감이 정말 부드럽다. 손민호 기자
'신화정' 한정식 상차림에 등장한 랍스터 요리.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손민호 기자
1928년 개업한 '화월당'의 볼카스테라. 빵이 부드럽고 달다. 손민호 기자
'조훈모 과자점'의 배빵. 빵을 물면 정말 배가 씹힌다. 손민호 기자
'화월당' 2대 대표 조병연(73)씨와 3대 공동대표 아들들. 아버지 왼쪽이 첫째 형석(39)씨고, 오른쪽 둘째 준석(38)씨다. 준석씨는 뚜르동 불르에서 제과과정을 이수했다. 손민호 기자
‘조훈모 과자점’의 형제 대표. 왼쪽이 동생 조훈모씨고, 오른쪽이 형 조계훈씨다. 형제가 고향에서 25년째 빵집을 같이 하고 있다. 한 번도 안 싸웠다고 한다. 손민호 기자
'풍미통닭'의 마늘통닭. TV 프로그램 '백종원의 3대천황'에 나와 화제가 됐던 통닭이다. 손민호 기자
'산수정'의 닭구이 삼합. 닭구이와 미나리, 꼬막무침을 같이 먹는다. 손민호 기자
‘풍미통닭’이 닭을 통째로 튀기는 장면. 풍미통닭은 닭을 두 번 튀기는데 처음엔 180도 기름에, 두 번째는 200도 기름에 튀긴다. 닭이 커서 양이 푸짐하다. 손민호 기자
'풍미통닭' 2대 대표 박세근씨. 어머니 강영애씨로부터 통닭집을 물려받았다. 손민호 기자
순천 청소골 닭구이 거리 어귀. 이 안내판 뒤로 20여 개 닭구이 집이 몰려 있다. 손민호 기자
'산수정' 김미라 대표. 밥상에 오른 모든 메뉴를 직접 만든 주인공이다. 손민호 기자
'진일기사식당'의 김치찌개. 국물이 얼큰하면서도 달다. 매실청이 비법이라고 한다. 손민호 기자
SNS에 자주 등장하는 '진일기사식당' 상차림. 1인 8000원 밥상이다. 손민호 기자
배추·갓 같은 채소는 텃밭에서 키운 것이고, 꽃게장·계란찜·열무김치·갓김치 등 반찬도 모두 직접 만든 것이다. 이 집의 자랑인 전어숙젓도 손수 담근 것만 쓴다. 반찬이 아무리 맛있어도 김치찌개에는 미치지 못한다. 1년 가까이 묵은 김치에 동네에서 키운 돼지의 뒷다릿살이 들어가는데, 국물이 얼큰하면서도 달다. 며느리 서씨가 “찌개용 김치를 담글 때 매실청을 듬뿍 넣는다”고 귀띔했다.
'진일기사식당' 2대 대표 서졍엽씨. 시어머니 배일순 여사를 이어 식당을 맡고 있다. 1988년 시집 오자자마 식당에서 일을 했다고 한다. 손민호 기자
그래픽=주보경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