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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사기다!”...다이먼 CEO의 진의는?

해암도 2017. 9. 13. 17:40


원본보기▲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사진=AP뉴시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사진=AP뉴시스


“비트코인은 사기다.” 


미국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의 한 마디에 가상화폐 시장이 출렁였다. 이와 동시의 이런 발언을 한 배경에 시장은 의구심을 쏟아내고 있다.


다이먼은 12일(현지시간) 영국 금융사 바클레이스가 뉴욕에서 개최한 회의에서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튤립 버블을 떠올리게 한다”며 “가상화폐 열풍은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광풍보다 심하다”고 말했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튤립 버블은 알뿌리 한 개 가격이 서민 평균 연봉의 몇년치까지 뛴 후 급락했다.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봤음은 물론이다.


다이먼은 “거품이 터지기 전에 2만 달러 정도까지 오를지도 모르지만, 결국은 폭락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다이먼의 발언 영향으로 이날 달러 당 1비트코인 가격은 4200달러선에서 한때 4060달러 선까지 약 4% 곤두박질쳤다. 


가상통화에 대한 다이먼의 경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에도 그는 비슷한 발언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2013년 12월 중국이 은행을 통한 비트코인 규제를 발표하고나서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한 다음 달인 2014년 1월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비트코인은 가치의 보존 수단으로서 최악”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그의 발언에는 다소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 그가 이끄는 JP모건도 가상통화의 원천 기술인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고 자체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골드만삭스 등과 함께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는 미국 디지털에셋에 총 6000만 달러의 투자를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그의 경고에 대해, 비트코인이 전통적인 금융업을 위협하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2014년 10월 국제금융협회(IIF)의 연례 회의에서 “규제 당국과 정부가 장기간 비트코인을 띄울 거라고 생각합니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비트코인 개발자들이) 우리의 점심을 먹으려 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비트코인이 해외 송금이나 결제 등 은행이 수수료를 취해 온 기존 사업 모델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한 위기감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렇다고 해서 다이먼이 비트코인에 관한 모든 것에 부정적인 건 아니다. JP모건이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은 물론, 다이먼도 다른 가상통화인 이더리움에 관심을 표시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JP모건은 올해 2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이더리움 기술을 응용하는 기업 컨소시엄인 ‘엔터프라이즈 이더리움 얼라이언스(EEA)’ 출범에 동참했다. EEA는 블록체인을 기업 거래에 응용할 때의 과제를 연구, 표준 사양 만들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이먼이 블록체인을 유용하다고 보면서도 “비트코인이 사기”라고 할 정도로 비판하는 진의는 확실치 않다. SNS에서는 “보통사람 이상의 비트코인을 이미 갖고 있을 것” “비트코인 가격을 떨어트려 자기가 사려는 건 아닌가”라는 발언도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에 투자하면 해고…어리석은 행동은 회사에 해롭다"  

 
“비트코인은 사기(fraud)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CEO 비트코인 비판
"비트코인은 사기…17세기 튤립 버블보다 심하다"
각국 정부 규제 움직임 속 금융 거물의 비판에
비트코인 가격 출렁, 앞으로 가격에 영향 미칠까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12일(현지시간) 이같이 경고했다. 다이먼은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금융인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이 “비트코인은 사기”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사진 블룸버그]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이 “비트코인은 사기”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사진 블룸버그]


가상화폐 가격이 치솟으면서 과열 조짐을 보이자 각국 정부는 규제를 도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금융계 거물이 작심한 듯 강력한 경고를 보내자 비트코인 가격이 요동쳤다. 다이먼이 이날 뉴욕에서 열린 투자자 컨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을 언급한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급락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향후 비트코인 랠리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다이먼 CEO의 비트코인 비판은 거침 없었다. 그는 “가상화폐는 끝이 좋지 않을 것이다. 결국에는 폭발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물 경제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은 만큼 결국 튤립 버블처럼 가격 거품이 붕괴할 수 밖에 없다는 의미이다.
 
다만 "어떠한 선택지도 없는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유용할 수 도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북한에 살고 있거나, 마약 밀수자, 살인자라면 미국 달러 보다 비트코인을 쓰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이먼은 "이들을 위한 시장은 존재하겠지만 매우 제한된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의 비트코인 열풍을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불었던 튤립 투기 현상에 비유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 광풍보다 심하다.”  
 
“비트코인, 튤립 버블보다 심하다”
 
1630년대 네덜란드 귀족 사회에서는 아름다운 정원이 곧 부(富)의 상징이었다. 네덜란드 국화이기도 한 튤립이 정원을 꾸미는 데 으뜸으로 꼽혔다. 튤립이 네덜란드와 유럽 각지에서 큰 인기를 끌자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 하지만 튤립 생산을 빠르게 늘리기는 어려웠다.  
 
수요는 급증하는데 꽃이 부족하니 튤립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가격이 오르니 튤립을 재배하는 사람도 늘었다. 튤립 사재기에 일반인과 농민도 뛰어들었다. 튤립 알뿌리(구근) 가격이 집 한채 값을 뛰어넘을 정도로 투기 광풍이 불었다.  
 
원예 애호가들은 품종 개량을 해서 희귀한 튤립을 만들어냈다. 처음에는 희귀 튤립만 비싸게 거래되다가 나중에는 시장이 혼란해 지면서 일반 품종도 덩달아 가격이 올랐다. 아무런 가치도 없는 튤립 알뿌리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부은 게 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공급이 늘면서 가격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결국 가격 폭락으로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게 됐다. 거품이 꺼지면서 경제 공황으로 이어졌다.
 
튤립 버블의 끝이 좋지 않았다. 다이먼 CEO는 비트코인의 끝도 이렇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가상화폐에 투자하면 해고“
 
가상화폐 투자에 대해 직접적으로 제재를 가할 뜻도 밝혔다. 다이먼은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JP모건 직원이 있으면 즉시 해고할 것”이라고 했다. 해고의 이유로는 두 가지를 들었다. “하나는 우리 규칙에 어긋나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해당 직원이 멍청하기 때문이다. 둘 다 회사에는 해롭다.”
올 4월 일본 도쿄의 한 상점이 비트코인으로 물건값을 받는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연합뉴스]

올 4월 일본 도쿄의 한 상점이 비트코인으로 물건값을 받는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연합뉴스]

 
하지만 가상화폐로서의 비트코인과는 별도로 비트코인에 사용되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는 유용할 수 있다고 평했다.  
 
다이먼은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자신의 딸은 비트코인을 사서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규제 본격화
 
비트코인 악재는 또 있다. 다이먼 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도 가상화폐 열풍을 경계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4일 새로운 가상화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가상화폐 공개(ICOㆍInitial Coin Offering)’를 전면 금지했다. 또 최근 중국 정부는 가상화례 거래소를 금지했다.  
 
일본은 가상화폐에 세금을 물리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중앙일보] 입력 2017.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