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운전사에서 세계적 성악가로… “기적을 믿어요”
“10년 동안 제 에이전트에게 물어봤어요. 한국에서 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일본·홍콩 무대에는 여러 번 섰는데 한국에서는 한 번도 제안을 못 받았죠. 이번에 연락 오자마자 ‘오케이’ 했습니다.”
미국인 테너 칼 태너(55)가 처음으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6∼9일 국립오페라단이 공연하는 ‘팔리아치&외투’에서 주역을 맡았다. 최근 서울 서초구 팔레스호텔에서 만난 그는 한국에 오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권 주요 무대 중 못 서본 곳인 데다 그의 형제가 한국인과 결혼했기 때문이다. 그는 “가족들이 도대체 한국에서 언제 작업할 거냐 묻곤 했다”며 “이번에 한 달간 머물렀는데 한국 문화가 매우 좋고 음식도 맛있다”고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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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에도 뛰어난 기량을 보이고 있는 성악가 칼 태너는 “오래 노래하려면 20대부터 너무 달려들지 마라”며 “성악가의 수명은 초반에 잘못된 레퍼토리를 많이 자주 부를수록 줄어드는 것 같다. 이 업계에서는 영리하게 ‘노’라고 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저는 기적을 믿어요. 원래 주중에만 일하는데 상사가 갑자기 토요일에 일을 맡겼어요. 트럭을 몰고 나갔죠. 꽉 막힌 도로에 멈춰서서 라디오를 틀었어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생중계를 하더라고요. 플라시도 도밍고의 ‘토스카’를 따라 불렀어요. 그런데 옆차선에 있던 여자가 경적을 빵빵 울려요. ‘방금 그거 당신이 불렀어요’ 묻더군요. 그렇다고 했죠. ‘당신, 직업을 잘못 선택한 것 같다, 트럭 운전사를 할 사람이 아니다’ 하더라고요.”
사무실로 돌아가니 그의 상사도 도밍고를 들었다며 ‘자넨 트럭 운전사 할 사람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집에 가니 초등학교밖에 못 다닌 아버지가 그를 불러 세웠다. 아버지는 ‘라디오에서 도미오 어쩌고 하는 사람이 나오더라. 네 노래가 그 사람이랑 비슷해. 얘야, 한번 해봐’라고 권했다. 일주일 후 그는 70달러만 들고 뉴욕으로 갔다. 우연히 들른 바에서 음료값 대신 노래를 불렀다. 마침 그 자리에 산타페 오페라단의 단장이 있었다. 명함을 건네며 오디션을 한번 보러 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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