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호주에 分寺, 쿵푸학원, 호텔… 소림사의 '상업경영'

해암도 2015. 2. 27. 06:35

상업화에 눈뜬 중국 무술의 발원지 소림사(少林寺)가 호주에 ‘제2의 소림사’를 짓는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26일 “소림사가 호주 동남부의 숄헤이븐(Shoalhaven)시에 소림촌(村)을 건설하기로 하고, 땅값으로 416만호주달러(약 36억원)를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소림촌에는 ‘제2의 소림사’를 포함해 쿵후 학원과 4성급 호텔, 27홀짜리 골프장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소림촌 면적은 여의도 1.5배인 12㎢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소림사는 독일·이탈리아 등에 무술(쿵후)과 명상 수련 등을 위한 분원(分院)을 운영하고 있지만, 해외에 또 다른 소림사를 세우는 것은 호주가 처음이다. 시드니 남쪽으로 자동차 1시간 거리인 숄헤이븐의 조애너 가시(Joanna Gash) 시장은 “소림촌이 지역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고,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림사는 소림촌 건설에 모두 3억8600만호주달러(약 3332억원)를 쏟아부을 계획이다. 소림사 스융신(釋永信·50) 방장(주지)은 “소림 문화에는 국경이 없다”며 “앞으로 소림사는 다양한 문화를 과감하게 수용하면서 세계로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에 分寺, 쿵푸학원, 호텔… 소림사의 '상업경영'

그러나 숄헤이븐시가 소속된 뉴사우스웨일스주(州) 의회는 소림사가 절을 세우려는 게 아니라 부동산 투기에 나선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당초 소림사는 2006년 소림촌에 절과 쿵후 학원 정도만 짓겠다는 계획안을 제출했다. 시 정부가 긍정적 반응을 보이자, 소림사는 주택·별장·호텔에 골프장까지 집어넣겠다고 계획안을 수정했다. 소림사가 염불(절)보다 잿밥(부동산 투기)에 더 관심이 많은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주 의회가 2014년 8월에야 공청회를 열어 소림촌 개발안을 통과시킨 것도 소림사의 순수성을 의심했기 때문이다. 호주에 사는 중국인은 100만여명이다.

소림사의 상업화 논란은 미국 경영학 석사(MBA) 출신인 스융신이 1999년 최연소(당시 34세) 주지에 취임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1500여년 동안 속세와 거리가 멀었던 소림사를 ‘대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소림’과 ‘쿵후’를 브랜드로 활용하는 9개 자회사를 만들어 서구식 경영에 나선 것이다.

소림 약국을 열어 수백년 비법이 담겼다는 약을 팔고, 온라인 쇼핑몰에선 ‘소림사’ 로고가 찍힌 기념품과 쿵후 신발 등으로 매출을 올렸다. 소림 무술을 주제로 모바일 게임까지 개발했다. 소림사 승려는 400여명이지만, ‘주식회사 소림사’ 직원은 1300여명이다. 이런 ‘무술 경영’ 덕분에 소림사가 있는 허난성 산골인 덩펑(登封)시는 국제적 관광 명소가 됐다.

 베이징= 안용현 기자 |   입력 : 2015.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