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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지난해 3월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시에 있는 페이스북 본사에서 ‘뉴스피드’를 신문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photo AP |
페이스북 10년은 인간의 머릿속에 있던 세계를 현실로 바꿔놓았다. 텍스트만이 아니라 사진·비디오·음성 등 인간이 감지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나로 연결해 준다. 상식적인 얘기지만, 인간의 문제는 인간관계의 문제이기도 하다. 피를 통한 가족, 가족이 연결된 부족, 지역을 기반으로 한 사회, 국가, 나아가 지구 전체가 크고 작은 인간관계의 현장이다. 페이스북은 그 같은 크고 작은 관계를 간단하게 모아 눈앞에 연결해 주는 도우미이다. 관계를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가능해진다는 의미이다. 그 같은 관계를 만들어주는 환경을 제공하면서 부와 아이디어를 축적해 가는 곳이 페이스북이다.
세우기는 어려워도 무너지기는 쉽다. 지난 10년 페이스북의 눈부신 성과를 지켜보면서 앞으로 10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2014년 페이스북은 그 같은 질문에 답해야만 하는 운명에 처해 있다. 5월 14일을 기해 30세에 접어든 마크 저커버그가 모범답안을 작성해야 할 주인공이다. 페이스북 10년은 어떻게 될까. 그 질문은 IT 기업 자체의 미래에 국한되지 않는다. SNS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역사적·문명적 차원의 질문이다.
10년 뒤 페이스북에 대한 전망 중 관심을 끄는 것은 프린스턴대학에서의 연구 결과이다. 지난 2월 프린스턴대학 기계항공우주학과(www.princeton.edu/mae/)는 페이스북의 미래에 관한 연구결과를 하나 발표한다. 10년 뒤가 아니라, 3년 뒤인 2017년의 페이스북의 모습이다.
구글 검색창을 통해 페이스북이 어떻게, 얼마나 자주 인용되는지를 조사한 결과이다. 생리학 연구에 사용되는 SIR이론, 즉 병균에 대한 감수성·전염성·회복성이란 세 가지 변수에 맞춰 구글 검색 결과를 조사했다. 페이스북을 대하는 유저의 감수성, 퍼져나가는 정도와 속도, 페이스북 활용의 정도를 통계수치로 만들어 발표했다. 2017년이 되면 페이스북 유저의 80%가 사라질 것이란 게 결론이다. 인간은 호기심의 동물이다. 한순간 열병처럼 끓어올랐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무관심하게 된다.
프린스턴대의 연구는 2007년 3억 유저를 정점으로 이후 하락세로 접어든 마이스페이스(www.myspace.com)와 비교 분석한 것이기도 하다. 페이스북의 경쟁자였던 마이스페이스는 2011년 수천만 명 단위의 유저로 줄어들면서 미디어왕 루퍼트 머독에게 팔려간다. 팔려간 가격이 5억8000만달러였다. 2006년 구글이 9억달러를 제시했지만 마이스페이스가 거부해 거래가 중단된 적이 있다. 머독은 구입 후 7년 만에 마이스페이스를 되판다. 3500만달러이다. 2007년 3억 유저를 가진 SNS가 7년 만에 몰락한 것이다.
프린스턴대 연구 결과는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이유는 때마침 발표된 ‘모범생’ 페이스북의 기업실적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총매출은 25억9000만달러이다. 2012년 같은 기간의 15억9000만달러에 비해 60% 이상 올라간 성장률이다. 미래에 대한 가능성 때문에 기대주로 받아들여지는 기업이 아니라 구체적 실적을 내놓는 곳이 페이스북이다. 사실 대차대조표를 놓고 보면 페이스북만큼 탄탄한 기업도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린스턴대 연구결과는 IT 전문가들을 불안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페이스북 유저의 실제 이용도가 떨어지고, 특히 10대 이하 유저들의 이용이 급감한다는 점 때문이다. 양이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 볼 때 페이스북의 성장세가 한계에 직면했다는 전망도 흘러나온다.
10년은 고사하고 수년 뒤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은 페이스북과 같은 SNS 기업인 트위터의 최근 상황을 통해서도 증명된다. 주가의 추락이다. 트위터 주가는 3월 들어 계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잠시 주춤하다 4월 중순부터 다시 하락한다. 4월 15일 트위터의 주가는 45.52달러이다. 한 달 뒤인 5월 15일 32.89달러로 추락한다. 지난해 12월 26일 74.73달러까지 치솟았던 주가에 비하면 반토막 이상 떨어진 상태이다. 트위터 주가 하락은 성장 한계에 직면한 SNS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트위터의 한 달 평균 이용자는 2억5000만여명에 달한다. 새로운 가입자는 올해 1분기에 1400만명에 불과하다. 특별히 수익도 내지 못하면서 운영비만 무한하게 들어가면서 투자가들이 발을 빼고 있다. 트위터가 뭔가 세상을 뒤집어 놓을 변화를 제시하지 못하는 것도 추락의 이유이다. 사실 트위터의 모든 상황은 페이스북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과 비슷하다. 21세기 초 한순간에 솟아올랐던 SNS는 사막의 신기루처럼 한순간에 사라질 것인가?
마크 저커버그는 그 같은 의문을 기우(杞憂)라 단정한다. 최근 틈만 나면 페이스북의 미래에 관한 자신의 청사진을 외부에 알린다. 3월 27일 미국 전역에 알려진 페이스북의 미래상은 한마디로 압축된다. ‘Internet.org’이다. 저커버그가 투자한 ‘인터넷 확산 비영리단체’이다. 현재 인터넷에 접속 가능한 인구는 전 세계 60억 가운데 45% 정도인 27억 정도이다. ‘Internet.org’는 인류의 83%인 50억명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다. 저커버그의 직접적 영향력에서 벗어나 있지만 ‘Internet.org’를 통해 인터넷 확산에 주력한다는 것이 페이스북의 청사진이다. 각국 정부가 추진하는 인터넷 개통을 자신이 직접 맡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의 미래가 인터넷 인프라에 있다는 것은 의외다. 로봇이나 행성 자원 개발과 같은 예상밖의 산업을 미래의 청사진으로 삼는 구글과 크게 다르다. 과연 인터넷 확산이 페이스북의 미래를 보장하는 확실한 보험이 될 수 있을까? 결론은 ‘그렇다’이다.
인터넷 확산은 페이스북의 내일을 약속하는 기본전제이다. 인터넷이 확산될수록 페이스북 가입자도 늘기 때문이다. 인터넷 확산과 비즈니스와의 함수관계는 다른 IT 기업에도 해당하는 공통분모이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다른 그 어떤 IT 기업보다도 인터넷 확산의 혜택에 민감하다.
원론적인 얘기지만, 페이스북은 인간관계를 비즈니스 모델로 한 기업이다. 아마존닷컴처럼 물건을 팔거나, 구글처럼 검색 엔진을 통한 수익창출과 전혀 다른 비즈니스 모델이다. 인간관계로 이어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간에 광고를 집어넣어 수익을 창출해 낸다.
세상에 인간관계만큼 확실한 수익사업이 있을까. 인맥(人脈)이란 말이 있다. 인간관계를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의 근거로서의 인맥이다. 사람을 많이, 그리고 깊이 아는 것만으로도 이미 자산가이다. 눈에 드러나지 않는, 그러나 가장 확실한 자산이다. 돈을 벌러 나가기보다 인맥 확장에 주력한 것이 페이스북의 하루, 아니 10년간의 일과이다. 페이스북은 인맥을 실현시켜 줄 세계 최고의 기업이다. 현재 페이스북의 경쟁상대는 전무하다. 나라별 토종 SNS가 있기는 하지만, 페이스북이 갖는 글로벌 차원의 권위에는 못 미친다. 따라서 인터넷이 확산될수록 인맥을 기반으로 한 SNS 페이스북의 입김은 한층 강해진다.
인터넷 확산을 위해 저커버그가 구상하고 있는 것은 드론과 위성, 레이저 개발이다. 간단히 말해 인터넷을 상시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통신시설을 드론, 위성, 레이저로 연결해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을 주도하는 곳은 페이스북의 커넥티비티 랩(Connectivity Lab)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 영국의 우주통신 전문기업 아센타(Ascenta) 출신 기술자와 함께 독자적 기술을 통해 ‘비밀병기’를 곧 현장에 투입한다는 것이 페이스북의 계획이다.
지난 3월 초 6000만달러를 자불하고 구입한 드론 제조사 테크크런치(www.techcrunch.com)는 하늘을 떠다닐 페이스북 드론의 모체가 될 전망이다. 아프리카를 시작으로 오지에서의 고속 인터넷 사용을 가능하게 해줄 드론과 위성은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가동된다. 반영구적 태양 배터리를 통해 한 번 뜨면 무려 5년간 하늘을 돌아다니며 지상의 무선 인터넷망에 연결된다. 일부 문제가 생기더라도 첨단 네트워킹 시스템을 활용해 곧바로 회복될 수 있다고 한다. 아마존이 운영하는 드론은 배달용 기기에 해당한다. 페이스북의 드론은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네트워킹 시스템을 단 장기 체공용 테크놀러지다. 부가가치가 훨씬 더 크다. 장차 우주를 떠도는 페이스북 인터넷 로켓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확산을 위한 도구로서만이 아닌, 드론 위성의 자체 개발만으로도 새로운 하드웨어의 역사를 만들어낸다고 볼 수 있다.
인터넷 확산과 관련해 페이스북이 한층 주목하는 부분은 모바일이다. 원래 페이스북은 데스크톱용으로 만들어진 소프트웨어이다. 책상에 앉아서 고정적으로 사용하는 데스크톱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광고가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 모바일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판세가 달라지고 있다. 12억8000명의 페이스북 유저 가운데 모바일 기기 보유자는 8억7000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4분기 페이스북의 모바일 광고 매출은 13억달러에 달한다. 전체 매출액 25억달러의 53%에 해당한다. 가까운 시일 내에 전체 광고 매출액의 60%가 모바일에서 나올 전망이다.
모바일 매출은 페이스북 내부만이 아닌, 글로벌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페이스북의 글로벌 모바일 광고 점유율은 무려 18.4%에 달한다. 전 세계 모바일 광고 매출액의 20% 정도를 페이스북이 독차지했다는 의미이다. 2012년의 5.4%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났다. 구글의 2013년 전 세계 모바일 광고 매출 점유율은 53.2%에 달한다. 1위는 부동의 구글이지만, 페이스북이 엄청 빠른 속도로 추적하고 있는 양상이다.
김삿갓의 대동강 물 장사처럼 느껴지지만 페이스북은 구글과 같은 전용 전화기나 애플의 iOS와 같은 운영소프트웨어도 필요 없다. 기존의 통신기에 들어가 활용될 수 있는 멋지고 간편한 앱만 만들면 된다. 남의 모바일 기기와, 안드로이드 운영소프트웨어에 기생하면서 살아가기 때문에 개발비도 엄청 절약된다. 적은 비용으로 유지되면서 SNS를 통한 모바일 광고 시장의 점유율 확장이 페이스북의 당면목표이다.
모바일 광고 시장에 대한 관심은 지난 3월 중순부터 시작된 페이스북의 비디오 광고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15초짜리 광고로 모바일 유저를 타깃으로 한 것이다. 트위터가 5초짜리 광고를 통해 다른 경쟁사를 깜짝 놀라게 했지만, 페이스북은 이미 다른 회사들도 활용 중인 15초짜리 비디오 광고를 채택했다. 페이스북 중간중간에 나오는 광고로 무성(無聲)이다. 비디오만 흘러가는 식으로 만들어져 있다. 소비자의 선호와 상관없이 비디오 광고는 뜬다. 소리를 듣고 싶으면 손가락으로 누르면 된다. 소리와 비디오 전부를 듣거나 보지 않고 비디오가 흐르는 상태에서 소리를 선택할 수 있게 만든 ‘꼼수 광고’이다.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일을 크게 벌이지 않고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의 사업을 ‘조금씩’ 확장하자는 발상이다.
저커버그가 구상하는 10년 뒤 페이스북의 모습 중 하나로 ‘다양화’를 빼놓을 수 없다. 인터넷 확산과 모바일 중심 광고라는 전제하에 이뤄지는 부수적인 사업 구상이다. 지난해 4월 페이스북이 구입한 파르스(www.parse.com)는 저커버그가 꿈꾸는 10년 뒤 페이스북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좋은 본보기이다. 당시 페이스북이 지불한 합병금액은 8500만달러이다. 파르스는 앱 개발 지원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애플이나 구글에 앱을 올린 6만여명을 지원해 왔다. 앱 개발 노하우를 통해 다양한 종류의 앱을 직접 개발해 새로운 사업에 응용하겠다는 의미이다. 페이스북은 아직 SNS 외에 특별한 사업 구상을 펼치지 않고 있다. 전자상거래에서부터 금융업, 나아가 게임 같은 사업을 페이스북이 직접 나서서 구축할 수도 있다. 페이스북 앱 속에 소프트웨어를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소프트웨어와 앱을 만들어 개별적으로 뿌리는 식이다. 당시 IT 전문가들은 파르스 구입이 페이스북의 다양화된 사업을 점칠 수 있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파르스를 통한 페이스북 사업의 다양화는 지난 5월 14일 발표된 ‘30일 한정 앱 무료’ 프로젝트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FB스타트(FBstart·developers.facebook.com/products/fb-start)를 통해 자신의 앱을 개발한 뒤 페이스북에 한 달간 공짜로 띄울 수 있게 한다는 프로젝트이다.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을 도와주고 한 달간 무료로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똑같다. 물론 한 달 뒤 앱을 진짜로 올리는 비용은 따로 지불해야만 한다. 앱의 내용과 용량에 따라 가격이 다르겠지만 인터넷 홈페이지 만들기와 같은 열풍이 페이스북 FB스타트를 통해 확산될 전망이다.
지난 4월 30일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페이스북 개발자 회의(Developer Conference)가 열렸다. 전 세계에서 모인 1500명의 소프트·하드웨어 개발자가 저커버그의 새로운 구상에 귀를 기울였다. “신속히 전진하고 기존의 룰을 깨라(Move Fast and Break Things)”는 말은 이날 모임의 키워드이다. 저커버그가 자신의 새로운 모토라면서 개발자 모두에게 알린 페이스북의 운영 자세이다. 플랫폼으로서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고 문제를 파악해 빨리 해결하겠다는 의미이다. 개발자 앞에서 새로운 사업 구상을 언급하기는 뭣하지만, 큰일을 벌이기보다 기존의 페이스북 체제를 안정시키고 굳건하게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페이스북의 10년은 지금까지 해온 행적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계속해서 유저를 늘려나가면서 글로벌 광고 시장을 개척해 나가자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다. SNS 경쟁자가 없는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은 저커버그의 생각이 통할 듯하다.
유민호 퍼시픽21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