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소변은 왜 노란색일까?...100년만에 '그 비밀' 밝혀졌다

해암도 2024. 1. 5. 20:50

 수수께끼로 남아 있던 ‘소변이 노란색을 띠는 이유’가 100년만에 밝혀졌다.

3일(현지시간) 미국 CBS에 따르면 메릴랜드대학교 연구팀은 이날 과학 저널 '네이처'에 소변의 색을 결정하는 효소를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메릴랜드대 벤틀리 홀 교수팀은 소변이 노란색을 띠게 만드는 색소 ‘우로빌린’이 ‘빌리루빈 환원효소’라는 장내 미생물 효소가 적혈구 잔해를 분해할 때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4일 밝혔다.

 

브랜틀리 홀 교수는 “이 효소의 발견으로 마침내 소변의 노란색 뒤에 숨겨진 비밀을 밝혀냈다”라며 “일상적인 생물학적 현상이 이렇게 오랫동안 설명되지 않은 것은 놀라운 일이며, 우리 팀은 이를 설명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소변은 신장이 혈액에서 걸러내는 물, 전해질 및 노폐물로 구성되어 있다. 약 125년 전 과학자들은 소변이 노란색으로 보이게 하는 색소인 우로빌린을 발견했지만 무엇이 우로빌린을 생성하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연구팀은 소변의 색이 신체의 적혈구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적혈구는 만들어진 지 6개월이 되면 수명을 다하고 분해된다. 이때 빌리루빈이라는 밝은 주황색 색소가 생성된다.

 

빌리루빈은 보통 장에서 분비되어 배설되거나 일부는 신체에 재흡수되지만, 일부는 재흡수되거나 장내 세균에 의해 다른 분자로 전환된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장내 미생물이 분비하는 효소에서 빌리루빈을 우로빌리노겐이라는 무색 부산물로 전환하는 ‘빌리루빈 환원효소’를 발견했다.

 

홀 교수는 “빌리루빈 환원효소로 인해 전환된 우로빌리노겐은 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노란색을 띠는 우로빌린이라는 분자로 자연 분해된다”라며 “이 때문에 소변이 노란색을 띠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은 소변 색깔에 관한 과학적 수수께끼를 푸는 것 외에도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건강한 성인 대부분이 빌리루빈 환원효소를 가지고 있지만, 신생아와 염증성 장 질환 환자는 이 효소가 없는 경우가 발견된다. 빌리루빈이 분해되지 못하면서 황달이나 색소성 담석을 형성하는 것이다.

 

황달과 염증성 장 질환 외에도 장내 미생물이 연관된 관절염과 피부염에도 이번 연구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인간 건강에 장내 미생물 군집이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번 연구가 장내 미생물 군집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해당 논문은 ‘네이처 미생물학(Nature Microbiology’에 발표됐으며,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64-023-01549-x)에서 확인할 수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2024 01 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