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자주 부시다 했더니··· 결국 실명
[편집자주] 국내 희귀질환 환자 50만명. 상상할 수 없는 고통, 살인적 약값, 어려운 수술 절차, 0%에 가까운 완치율 등에 절망하는 이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사회적, 제도적 대안 등을 모색해본다.
1998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는 어느날 갑자기 시력을 잃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태어날 때부터 맹인이었던 이들과 달리 갑자기 실명한 사람들은 공포와 실의 속에 자신에게 닥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앞이 보이지 않는 공포 속에 생을 포기하는 이들도 발생한다.
틴틴파이브 멤버 이동우씨가 2010년 실명 판정을 받으며 널리 알려진 망막색소변성증(RP)은 환자들을 '눈먼 자들의 도시' 속 주인공처럼 공포에 빠지게 한다. 점점 시야가 좁아지다 어느새 시력을 잃는 환자들의 공포는 한순간 시력을 잃는 것보다 더 심하다. 완전히 실명한 환자들보다 '시력을 잃어가는' 과정의 환자들이 더 큰 우울증과 자살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언제 시력을 잃을지 모른다는 공포
망막색소변성증은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희귀질환이다. 전세계적으로 4000명 중 1명꼴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망막의 광수용세포가 퇴행하면서 이상 혈관이 발생해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환자들은 이 병의 초기 증상을 야맹증, 눈부심 현상 등으로 잘못 이해해 초기 병 진행을 막는 데 실패한다.
해외에서는 혈액, 줄기세포 등을 이용한 망막재생술을 연구 중이지만 가시적 성과는 없는 상태다. 국내 연구 역시 더딘 상태여서 지난해에야 겨우 한국인의 발병 원인 유전자가 규명된 정도다. 지난해 최초의 시각장애인 법관이 된 최영 판사 역시 대학생 때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었다. 국내에만 1만~1만5000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5년 전 망막색소변성증 진단을 받은 박모씨(38)는 "하루 12시간씩 미친 듯이 독서하면서 머리를 채우고 있다"며 "환자들마다 시력을 잃는 시기도 제각각이라 '언제' 실명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떠나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소녀시대 멤버 수영 역시 올해 초 한 토크쇼에서 "망막색소변성증에 걸린 아버지가 점점 시력을 잃어간다는 게 슬프다"며 눈물을 흘렸다.
◇일반인보다 3배 가까운 자살 충동
지난 4월 조비룡, 신동욱 가정의학과 교수팀 연구결과에 따르면 망막색소변성증 환자들이 1년 동안 자살을 생각한 비율은 39%로 일반인(13%)의 3배에 달했다. 중증도 이상 스트레스 경험 환자는 52%로 역시 일반인 29%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았다.
시력이 크게 떨어져 높은 장애 등급(1~2등급)을 받은 환자보다 시력이 어느 정도 유지돼 낮은 장애 등급(3~6급)을 받은 환자가 스트레스를 더 받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는 현재 증상이 덜 해도 앞으로 병이 더 진행된다는 상황을 아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로 풀이된다.
신 교수는 "망막색소변성증 증상이 점점 진행하는 데다가 아직까지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환자들이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더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선천적인 시각장애인보다 중도에 실명하는 시각장애인들이 우울과 불안 등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지만 이들을 위한 적절한 정신건강 서비스는 미흡한 실정이다. 한국시각장애인협회 관계자는 "후천적 시각장애인의 이동이나 업무 편의를 돕는 서비스 확충 뿐 아니라 시력상실에 따른 정신적 충격을 치유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1998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는 어느날 갑자기 시력을 잃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태어날 때부터 맹인이었던 이들과 달리 갑자기 실명한 사람들은 공포와 실의 속에 자신에게 닥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앞이 보이지 않는 공포 속에 생을 포기하는 이들도 발생한다.
틴틴파이브 멤버 이동우씨가 2010년 실명 판정을 받으며 널리 알려진 망막색소변성증(RP)은 환자들을 '눈먼 자들의 도시' 속 주인공처럼 공포에 빠지게 한다. 점점 시야가 좁아지다 어느새 시력을 잃는 환자들의 공포는 한순간 시력을 잃는 것보다 더 심하다. 완전히 실명한 환자들보다 '시력을 잃어가는' 과정의 환자들이 더 큰 우울증과 자살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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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색소변성증에 걸린 환자들은 시야가 점점 좁아져 마치 '좁은 터널'을 통해 풍경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사진=강기영 디자이너 |
◇언제 시력을 잃을지 모른다는 공포
망막색소변성증은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희귀질환이다. 전세계적으로 4000명 중 1명꼴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망막의 광수용세포가 퇴행하면서 이상 혈관이 발생해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환자들은 이 병의 초기 증상을 야맹증, 눈부심 현상 등으로 잘못 이해해 초기 병 진행을 막는 데 실패한다.
해외에서는 혈액, 줄기세포 등을 이용한 망막재생술을 연구 중이지만 가시적 성과는 없는 상태다. 국내 연구 역시 더딘 상태여서 지난해에야 겨우 한국인의 발병 원인 유전자가 규명된 정도다. 지난해 최초의 시각장애인 법관이 된 최영 판사 역시 대학생 때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었다. 국내에만 1만~1만5000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5년 전 망막색소변성증 진단을 받은 박모씨(38)는 "하루 12시간씩 미친 듯이 독서하면서 머리를 채우고 있다"며 "환자들마다 시력을 잃는 시기도 제각각이라 '언제' 실명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떠나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소녀시대 멤버 수영 역시 올해 초 한 토크쇼에서 "망막색소변성증에 걸린 아버지가 점점 시력을 잃어간다는 게 슬프다"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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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의 망막(왼쪽)과 달리 망막색소변성증에 걸린 환자의 망막(오른쪽)은 퇴행한 광수용세포가 점점 망막을 덮어가고 있다. /사진=한국RP협회 |
◇일반인보다 3배 가까운 자살 충동
지난 4월 조비룡, 신동욱 가정의학과 교수팀 연구결과에 따르면 망막색소변성증 환자들이 1년 동안 자살을 생각한 비율은 39%로 일반인(13%)의 3배에 달했다. 중증도 이상 스트레스 경험 환자는 52%로 역시 일반인 29%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았다.
시력이 크게 떨어져 높은 장애 등급(1~2등급)을 받은 환자보다 시력이 어느 정도 유지돼 낮은 장애 등급(3~6급)을 받은 환자가 스트레스를 더 받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는 현재 증상이 덜 해도 앞으로 병이 더 진행된다는 상황을 아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로 풀이된다.
신 교수는 "망막색소변성증 증상이 점점 진행하는 데다가 아직까지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환자들이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더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선천적인 시각장애인보다 중도에 실명하는 시각장애인들이 우울과 불안 등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지만 이들을 위한 적절한 정신건강 서비스는 미흡한 실정이다. 한국시각장애인협회 관계자는 "후천적 시각장애인의 이동이나 업무 편의를 돕는 서비스 확충 뿐 아니라 시력상실에 따른 정신적 충격을 치유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2013.11.06 [머니투데이 최우영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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