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친근한 음식이지만 재료와 만드는 방법에 약간의 변화를 주면 색다른 요리로 변신 가능한 것이 카레다. 카레의 역사부터 시판되고 있는 요즘 카레와 맛있게 카레를 즐기는 법까지 카레의 이모저모를 알고 나면 카레를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참고서적 두산백과, 네이버 세계 음식명 백과, <카레 도감>(성안당), <양념 사용법>(이아소), <기적의 건강식 카레>(도어즈), <도쿄카레>(그린쿡)
참고서적 두산백과, 네이버 세계 음식명 백과, <카레 도감>(성안당), <양념 사용법>(이아소), <기적의 건강식 카레>(도어즈), <도쿄카레>(그린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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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신료를 배합해 만드는 전통 인도 카레
카레는 본래 인도에서 유래한 것으로 고기, 생선, 채소 등의 재료에 마살라(혼합 향신료)를 넣고 요리한 것을 일컫는다. 카레라는 말은 국물이라는 뜻의 인도 말에서 유래했다. 더위가 심한 인도에서는 발한 작용으로 인한 상쾌함을 얻기 위해 매운 맛의 향신료를 흔히 쓴다. 때문에 분말카레를 사용하지 않고 그 요리에 적합한 향신료를 배합한다. 향신료에는 몸의 컨디션을 유지시키는 효과도 있어, 기온이 높아 건강을 해치기 쉬운 인도에서는 그날의 몸 상태나 기후에 따라서도 사용하는 향신료를 바꿔 만든다.
이런 인도의 카레는 어떻게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을까. 인도가 영국의 식민지였던 1772년에 인도의 초대 총독 워렌 헤이스팅스가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에게 마살라를 헌상한 이래, 카레는 영국 왕실이 외교사절단 등에게만 대접하는 귀한 요리로 여겨졌다고 한다. 이때부터 영국 상류사회에서는 스파이스 가루를 조미료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후 일반 가정으로까지 널리 전파되었다.
카레가 영국으로 전해지기 이전에 이미 영국에서는 밀가루와 버터 등의 유지를 볶아 루(Roux)를 만들고, 고기 및 채소와 함께 끓인 비프스튜와 같은 요리가 존재했다. 여기에 여러 향신료를 혼합한 가루를 첨가해서 요리한 것을 북인도 타밀어의 ‘카리(Kari)’라는 단어에서 따서 ‘커리(Curry)’라 불렀다. 카레 하면 떠오르는 나라 중 하나인 일본의 카레요리 역시 이 영국식 커리의 영향을 받아 발전한 것이다.
카레는 소비가 늘어나면서 카레 가루가 아닌 루(Roux)의 형태로 발전하게 되었다. 카레 루는 밀가루·기름·향신료 등의 조미료를 혼합하여 뜨거운 불에 조리하고 식혀 굳힌 것이다. 식재료를 볶아 ‘루’를 넣고 끓이기만 하면 맛있는 카레를 완성할 수 있다. 처음엔 네모난 블록 형태로 만들다가 그 후 카레 루를 깎지 않고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판 초콜릿 형태의 카레 루가 출시되어 각 가정에서도 사용하게 되었다.
강황을 풍부하게 넣은 한국의 매운 카레
1930년경 일본을 통해 처음으로 한국에 카레가 소개되었다. 서울 명동 등지 양식당의 주메뉴 중 하나였던 일본식 카레라이스는 이색 음식이었다. 그 후 1940년 ‘S&B’와 ‘하우스 카레’ 등의 일본 제품이 소개되었고, 1969년 한국 식품회사 ‘오뚜기’가 국내 최초로 분말카레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카레가 대중화되었다. 분말카레에 이어 1981년에는 끓는 물이나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쉽게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3분 카레’가 나오면서 온 국민이 카레를 즐길 수 있게 되었고 이로써 한국의 카레 시장이 급성장하였다.
갈색에 가까운 일본 카레와 달리 한국 카레는 노란빛이 특징이다. 이는 강황 가루 양이 많고 한국인 입맛에 맞게 매운맛을 더한 결과다. 큼직하게 썰어낸 감자, 당근, 고기를 듬뿍 넣은 한국 카레는 김치와 함께 곁들여 먹으면 더욱 맛있다.
카레 무엇과 함께 먹을까
카레의 본고장인 인도에서는 카레와 함께 난이나 차파티, 이들리, 푸리 등을 곁들여 먹는다. 난은 탄두르(화덕)을 사용해 고온에서 단시간 구워 겉은 파삭파삭하고 안은 부드럽다. 특히 버터 치킨과 같은 진한 카레와 잘 어울린다. 차파티는 아타라는 통밀가루로 만든 소박한 빵인데 화덕이 없는 일반적인 인도 가정의 주식이기도 하다. 밀가루에 물만 붓고 반죽해 만들어 카레의 맛과 향을 제대로 살려주는 단순한 맛이다. 인도 남부지방의 아침 식사인 도사는 쌀과 우라드 달을 발효시킨 반죽을 크레이프처럼 구운 것으로, 카레와 함께 먹는 대표 주식 중 하나다. 핏투는 인도 남부지방과 스리랑카에서 주로 즐기는 주식으로 쌀(또는 밀가루)에 향신료나 코코넛 등을 배합하여 대나무 통에 채워 찐 다음 끄집어내어 자른 음식이다. 역시 카레와 함께 먹는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주로 카레라이스를 즐겨 먹는데 인도 남부지방이나 스리랑카 등에서도 쌀과 함께 카레를 먹는다.
카레에 밥을 곁들여 먹는 우리나라와 일본 두 나라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찰기 있는 쌀밥과 곁들여 먹고 일본에서는 보다 고슬고슬한 밥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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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카레를 위한 최적의 요리 시간
요리연구가이자 <기적의 건강식 카레>라는 책의 저자인 이종임 선생은 맛있는 카레를 만들기 위해선 재료에 따른 조리 시간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카레 볶음 요리 같은 경우에는 10~15분 정도면 완성할 수 있지만, 육류를 이용한 소스가 많은 카레 요리는 30분 정도 약한 불에서 충분히 끓여야 농도와 독특한 향신료의 맛을 제대로 살릴 수 있다고 한다. 인스턴트 루나 카레 가루보다 여러 가지 향신료를 혼합하여 직접 갈아 배합한 스파이스 카레로 만든 음식은 40분 정도 푹 끓여야 제맛을 낼 수 있다. 또한 카레는 10여 종류 이상의 향신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잠깐 끓이는 것으로는 제대로 된 향신료 맛이 우러나올 수 없다. 국물이 있는 카레소스를 만들 때에는 센 불에서 잠깐 익히는 것이 아니라 은근한 불에서 충분히 끓여야만 카레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카레 맛있게 만들고 먹는 7가지 팁
1 카레는 하루 지나면 더 맛있어진다
하룻밤 재운 카레는 재료의 깊은 맛이 우러나오고 맛이 더 걸쭉하고 부드러워진다. 또 남은 카레를 다음 날 더 맛있게 먹는 비법으로는 카레를 밥과 비벼서 오븐에 데워 먹으면 훨씬 더 맛있다.
2 우유와 땅콩버터를 넣으면 인도 전통카레가 된다
시판되고 있는 일반적인 한국형 카레 가루로 인도 전통 음식인 버터치킨 카레를 만들 수 있다. 우유와 땅콩버터를 넣고 카레 가루는 조금 적게 넣으면 된다. 혹은 볶은 양파에 카레 루를 조금 넣고 수분이 없어질 때까지 볶으면 인도 전통 키마 카레를 만들 수 있다.
3 해산물을 넣을 때에는 카레 가루를 미리 뜨거운 물에 풀어둔다
해산물을 듬뿍 넣고 카레를 만들 예정이라면 카레 가루나 루를 미리 뜨거운 물에 풀어두어야 한다. 오징어와 문어, 낙지 등의 해산물은 오래 끓이면 질겨지기 때문이다. 해산물은 볶음 카레로 만드는 것이 좋다.
4 요구르트나 생크림을 넣으면 풍미가 좋아진다
카레의 매운 맛을 중화시켜 마일드하게 만들기 위해 플레인 요구르트나 생크림을 넣기도 한다. 또한 카레를 끓인 후 마지막 단계에 요구르트나 생크림을 넣으면 깔끔하면서도 진한 카레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이때 요구르트나 생크림은 단맛이 없는 플레인으로 넣는다.
5 매운 카레엔 반숙 프라이를 더해 먹는다
매운 카레를 좀 더 부드럽게 먹는 방법은 반숙한 달걀을 올려서 함께 먹는 것이다. 프라이의 부드러운 맛이 어우러져 훨씬 덜 맵고 맛있다. 또는 양배추를 잘게 채 썰어 올려 먹으면 아삭한 식감이 어우러지고 매운 맛도 덜하다.
6 육류나 딱딱한 채소는 먼저 충분히 익힌다
익는 데 시간이 걸리는 큼지막하게 썬 육류나 당근과 감자 등 단단한 채소는 카레 가루나 루를 넣기 전에 충분히 익힌 후 마지막에 카레 가루를 넣고 저어가며 익힌다.
7 무수분 카레에는 토마토를 넣는다
토마토는 카레와 맛과 영양상으로 궁합이 잘 맞는다. 특히 무수분 카레를 만들 때 토마토를 넣으면 색감이 붉어져 먹음직스럽고 신선한 감칠맛을 더해준다. 또 토마토에서 나오는 충분한 수분으로 타지 않고 걸쭉해진다.
다양한 종류의 시판 카레
카레라이스로 혹은 난이나 빵을 더해 먹으면 좋을 시판 카레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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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미네 카다멈 생강과에 속하는 식물로 카레에 많이 쓰이는 재료 중 하나다. 갈아서 카레에 더하면 향과 풍미를 더할 수 있다. 50g 9천원대.
2 칸나멜라 강황 맵지만 개운한 맛을 내는 강황 가루는 각종 요리에 넣어 먹거나 카레를 만들 때 더해도 좋다. 30g 2천9백원.
3 카녹완 마사만 커리 페이스트 페이스트 형태의 타이 커리로 고추, 양파, 마늘, 새우 페이스트를 기본으로 향신료와 허브를 더하여 만들었다. 227g 6천원대.
4 오뚜기 3일 숙성카레 고형 저온 에이징으로 3일간 숙성시켜 풍미가 깊고 맛이 진하다. 200g 4천원대.
5 오뚜기 백세카레 고형 강황이 31.9% 함유된 한국인의 입맛에 적합한 고형 카레. 200g 3천원대.
2 칸나멜라 강황 맵지만 개운한 맛을 내는 강황 가루는 각종 요리에 넣어 먹거나 카레를 만들 때 더해도 좋다. 30g 2천9백원.
3 카녹완 마사만 커리 페이스트 페이스트 형태의 타이 커리로 고추, 양파, 마늘, 새우 페이스트를 기본으로 향신료와 허브를 더하여 만들었다. 227g 6천원대.
4 오뚜기 3일 숙성카레 고형 저온 에이징으로 3일간 숙성시켜 풍미가 깊고 맛이 진하다. 200g 4천원대.
5 오뚜기 백세카레 고형 강황이 31.9% 함유된 한국인의 입맛에 적합한 고형 카레. 200g 3천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