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의사 임대훈(54·미국명 Dwight·드와이트) 메릴랜드대 교수는 미국에서 로봇 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산부인과 전문의이다. 1년에 자궁근종, 자궁암, 난소암 수술 600여 건을 로봇으로 한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산부인과 분야 로봇 수술 건수를 넘는 수치다. 미국에서 둘째로 많이 하는 산부인과 의사가 한 해 300건 정도이니, 압도적인 선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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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훈 교수가 로봇 수술 장비 앞에서 로봇 팔과 손이 환자 몸 안에서 수술 의사의 손동작을 대신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김철중 기자
로봇 수술은 환자의 배에 구멍을 3~4개 뚫고 의사의 손 대신 로봇 팔과 손이 들어가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의사는 몸 안을 비추는 카메라 모니터를 보며 환자 몸 밖에서 전선으로 연결된 로봇 손을 조작한다.
임 교수는 "한국 의사들이 환자 많이 보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데, 나도 그렇게 하다 보니 미국에서 수술을 제일 많이 하는 의사가 됐다"며 "부지런함은 한국 사람 유전자에 묻어 있나 보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병원에서 로봇 수술 특강을 하기 위해 최근 고국을 찾았다.
임 교수는 현재 미 동부 볼티모어시의 세인트 아그네스 병원 부인종양센터 소장을 겸직하고 있다. 중학교 때 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간 이민 1.5세대로, 프린스턴대를 나와 미국 의대 중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존스홉킨스대에서 산부인과 전문의와 교수직을 거쳤다.
그는 외래환자를 일주일에 2~3일, 새벽 6시 반부터 저녁이 다 될 때까지 본다. 나머지 시간에는 수술에 매달린다. 하루에 그가 진료하는 환자 수는 80여명이다. 미국 의사들은 환자를 하루에 보통 20명 이하로 보는데 그는 그 4배를 본다. 그래도 환자들이 불만을 표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로봇이 첨단 수술법으로 뜨다 보니 미국 각지에서 환자들이 몰려와 어쩔 수 없다"며 "의외로 새벽에 진료받으러 나오는 것을 좋아하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조선 : 2013.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