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TV에서 기분 좋은 다큐를 보았다. 강원도 철원 민통선에 사시는 99세 할아버지 얘기다. 매일 아침 직접 트럭을 운전해 일터로 가고, 서울 사는 자녀를 방문할 때는 트럭으로 시외버스 역까지 가서 버스와 전철을 갈아타며 혼자 다녀오신다.
독립적이고 부지런한 생활, 긍정적 이고, 어린아이 같은 표정까지 모든 게 존경스러웠다. 나이를 잊고 오직 현재에 충실한 어르신에게 다가올 시간에 대한 기우는 없었다. "후년엔 운전면허를 갱신해야 하니 여의치 않으면 오토바이를 타야겠어!"
미술계에도 노익장을 보여주는 분들이 많다. 창작열로 승화되는 도전 정신은 "나이는 숫자일 뿐"이란 말을 실감케 한다. 그중에서도 최고는 올해 101세이신 김병기 화백이다. 얼마 전 대한민국예술원에 최고령으로 신입 회원에 선출돼 화제가 된 분이기도 하다.
화백을 처음 뵌 것은 20여년 전 파리에서였다. 뉴욕에서 화업을 일구시던 중 여든이란 연세에 훌쩍 파리로 날아오시더니 "나, 유학 왔다!"고 했다. 20·30대의 화가 초년생, 문학도, 심리학도, 예술학도로 구성된 젊은이 넷과 80세 화백은 의기투합해 즐겁고 알찬 시간을 누렸다. 화백은 해박한 지식과 놀라운 기억력으로 어떤 주제의 대화에도 열심이셨다. 풍부한 인생 경험으로 우리의 고민을 경청하고 방향을 일러주셨다. 작은 것이라도 칭찬거리를 찾아내 상대를 치켜세워 주시는 성품에 모두가 감복했다.
독립적이고 부지런한 생활, 긍정적 이고, 어린아이 같은 표정까지 모든 게 존경스러웠다. 나이를 잊고 오직 현재에 충실한 어르신에게 다가올 시간에 대한 기우는 없었다. "후년엔 운전면허를 갱신해야 하니 여의치 않으면 오토바이를 타야겠어!"
미술계에도 노익장을 보여주는 분들이 많다. 창작열로 승화되는 도전 정신은 "나이는 숫자일 뿐"이란 말을 실감케 한다. 그중에서도 최고는 올해 101세이신 김병기 화백이다. 얼마 전 대한민국예술원에 최고령으로 신입 회원에 선출돼 화제가 된 분이기도 하다.
화백을 처음 뵌 것은 20여년 전 파리에서였다. 뉴욕에서 화업을 일구시던 중 여든이란 연세에 훌쩍 파리로 날아오시더니 "나, 유학 왔다!"고 했다. 20·30대의 화가 초년생, 문학도, 심리학도, 예술학도로 구성된 젊은이 넷과 80세 화백은 의기투합해 즐겁고 알찬 시간을 누렸다. 화백은 해박한 지식과 놀라운 기억력으로 어떤 주제의 대화에도 열심이셨다. 풍부한 인생 경험으로 우리의 고민을 경청하고 방향을 일러주셨다. 작은 것이라도 칭찬거리를 찾아내 상대를 치켜세워 주시는 성품에 모두가 감복했다.
김 화백은 요즘도 매일 창작에 열중하고 1년에 한 번씩 전시를 계획한다. 80대
제자 화가들에게 "이제 공부도 예술도 제대로 이해할 때가 됐으니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더 열심히 하라"고 격려하신다.
가끔 화백을 모시고 '즐거운 수다' 시간을 갖는다. 누군가가 여쭈었다. "선생님, 100세를 살아보니 어느 시절이 제일 좋았어요? 어느 시절로 돌아가고 싶으세요?" 명쾌하고 힘찬 목소리가 지체 없이 돌아왔다. "오늘! 지금! 나우(now)!"
가끔 화백을 모시고 '즐거운 수다' 시간을 갖는다. 누군가가 여쭈었다. "선생님, 100세를 살아보니 어느 시절이 제일 좋았어요? 어느 시절로 돌아가고 싶으세요?" 명쾌하고 힘찬 목소리가 지체 없이 돌아왔다. "오늘! 지금! 나우(now)!"
조선일보 박미정 환기미술관장 입력 : 2017.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