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 된 서울 最古 이발소 성우이용원이 지켜온 것 ‘나’는 피대(皮帶)다. 요즘 사람들은 알는지. 면도날을 세울 때 바로 나, 말가죽만 한 것이 없다는 것을. 우리 집은 마포에서 서울역으로 넘어가는 만리재 골목에 있다. 서울에서 제일 오래된 이발소, 95년 된 성우이용원. 이곳의 두 번째 주인 고(故) 이성순이 1950년대 주한미군 PX에 걸려 있던 나를 들였다. 그의 아들 이남열(74)의 손에 대물려 이 집에서만 70년을 살았다. 그동안 복숭아 나무와 호박, 송이버섯이 지천이던 만리재 골목에는 아스팔트 길이 깔렸다. 고물이라고? 이곳에선 청춘이다. 90년 된 드라이기, 제조연도 ‘1934년’이 새겨진 면도칼도 현역이다. 요즘에는 오래된 이발소들도 일회용을 쓴다지만, 이곳 주인은 오늘도 독일제 ‘쌍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