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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팅도 공을 띄워서 굴려줘야 한다는데…골프 스코어 40% 이상 차지하는 퍼팅의 비밀

해암도 2014. 4. 5. 08:47


한 라운드에 퍼팅을 몇 개나 했는지 헤아려 보신 적 있으신지요.
보기 플레이 안팎을 기록하는 주말 골퍼들 중에는 타수에 많은 신경을 쓰면서도 퍼팅 수를 꼼꼼하게 따져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한 번 헤아려보면 퍼트 수가 엄청나게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 놀라고, 그렇게 타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데도 퍼터와 퍼팅에 대한 이해를 하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다시 놀라게 됩니다.

18홀 라운드 중 모든 홀을 투 퍼팅으로 끝내면 퍼팅이 36개의 타수를 차지하게 됩니다. 스리퍼팅을 4개만 해도 퍼팅 수가 40개로 치솟습니다. 이렇게 되면 80대 초중반이나 싱글 타수를 유지하기 힘들어집니다. 프로골퍼의 경우 보통 28~30개 정도의 라운드당 퍼팅 수를 기록합니다. 아마추어가 연습을 열심히 해도 300야드 이상 드라이버샷이나 200야드가 넘는 롱아이언샷 을 때리긴 힘듭니다.

주말골퍼에게 퍼팅만큼 노력을 기울이는 만큼 실력이 늘어날 수 있는 분야도 없습니다. 골프에 관해 가장 흔하면서도 가치있는 격언 중 하나가 ‘드라이브는 쇼, 퍼트는 돈(Drive for show, putt for dough)이라고 생각합니다.

골프의 성인이라 일컫는 보비 존스는 “골프라는 불가사의한 게임 중에 가장 불가사의한 게임은 퍼팅이다”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벤 호건은 “골프와 퍼팅은 같은 점이 전혀 없다. 그것은 별개의 두 게임으로 하나는 공중에서 다른 하나는 땅 위에서 플레이 되는 것이다"라고 설파했습니다.
골프 속의 또 다른 게임 퍼팅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퍼터에 관련된 기초적인 것들을 우선 알아보겠습니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원으로 타이틀리스트 퍼포먼스 센터(TPC) 스카티 카메론 퍼터 피팅 담당인 아쿠쉬네트 서동주 피터(FITTER)에게 퍼팅에 관한 궁금증을 질의 응답(Q&A)방식으로 들어보았습니다. 국내 스카티 카메론 퍼터 피팅 센터는 분당에 위치해 있으며 미국 외 지역으로는 한국이 유일합니다.
아쿠쉬네트 타이틀리스트 퍼포먼스 센터 스카티 카메론 퍼터 스튜디오 서동주 피터
아쿠쉬네트 타이틀리스트 퍼포먼스 센터 스카티 카메론 퍼터 스튜디오 서동주 피터
스카티 카메론 퍼터
스카티 카메론 퍼터
Q: 퍼터는 다른 클럽과 달리 공을 굴리는 기능을 합니다. 그런데 퍼터에 로프트 각도가 왜 있는 걸까요.
A: 퍼터에 있어서 ‘로프트’란 자동차의 ‘엔진’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골프볼의 무게는 45g 정도이며, 골프볼의 무게는 잔디보다 무겁기 때문에 밑으로 가라앉아 있습니다. 가라앉아 있는 공을 적당한 높이로 띄우기 위해서는 퍼터에 로프트가 필요합니다. 예전의 그린은 스피드가 느리기 때문에, 즉 잔디의 길이가 길어 4도의 로프트로 퍼팅했을 때 공이 가장 낮고 효율적으로 구르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하지만 코스 컨디션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요즘 상황에서는 그린 스피드가 점점 빨라지기 때문에 잔디도 그만큼 딱딱해 볼이 잔디에 덜 가라앉으므로 3.5도의 로프트면 충분하게 볼에 생명을 불어 넣어 줄 수 있고 효과적인 볼의 구름을 볼 수 있습니다.

Q: 그렇다면 퍼터에 로프트가 크거나 작으면 어떤 현상이 생기게 됩니까. .
A: 로프트 각도가 너무 많게 되면 공이 지면에서 너무 뜨게 되고 백스핀이 걸려 결과적으로 거리가 짧아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반면 로프트가 너무 적게 되면 공이 뜨지 못하고 지면으로 박히게 되어 처음부터 공이 통통 튀어 다니는 현상이 생깁니다.

Q: 주말골퍼들 사이에서 퍼팅을 할 때 비속어로 오시를 먹인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앞으로 구르는 회전을 많게 해서 방향성과 거리를 일정하게 한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김대섭 프로도 비슷한 논리로 이야기하곤 합니다. 퍼팅 스트로크도 그렇게 하는 게 좋다고 하는데 정말인가요
A: 오버스핀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요, 일단 적당한 오버스핀은 볼의 구름을 좋게 합니다. 그럼 적당한 스핀이 어느 정도 인가요? 라고 물어보실 수 있는데요. 그 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드레스시 샤프트의 앵글이 정면에서 볼 때 타겟방향으로 90~89도 사이면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88도 이상 타겟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다면 너무 많은 톱스핀, 즉 과도한 오버스핀이 생깁니다. 과도한 오버스핀은 볼을 땅에 찍히게 하여 결과적으로 볼이 튀게 됩니다. 이럴 때 발생하는 스핀은 스핀양이 일정하지 않아 거리를 컨트롤 하기 힘들어 집니다.

Q: 퍼터의 길이는 어떤 정도가 적합한가요.
A: 퍼터 길이에 관해서는 정말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키가 작으면 33인치, 170~180cm 사이면 34인치 퍼터를, 180cm 이상이면 35인치 퍼터를 사용해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 입니다. 평균적으로 본다면 그리 잘못된 내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또 다른 예로, 190cm의 농구선수가 피팅을 받았을 때 33~34인치 퍼터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키가 큰 만큼 팔의 길이도 길었기 때문에 이 같은 피팅 결과가 나왔던 것입니다.
그럼 나만의 셋업에 가장 이상적인 퍼터 길이는 어떻게 찾는 것이 좋을까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시해드리고 싶습니다.

①웨지나 피칭과 같은 짧은 클럽으로 풀스윙 할 때 셋업을 합니다.
②셋업을 했다면 그 위치에서 클럽을 퍼터로 바꿔줍니다. 여기서, 하체의 각도와 상체의 각도 변화를 최소화 해주는 게 포인트입니다.
③이 자세에서 퍼터를 잡아 보면 클럽의 길이가 짧은 게 편한지, 또는 긴 것이 편한지 쉽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④클럽의 길이에 따라 볼과의 간격만 변하며 다른 것은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⑤왼쪽 사진은 퍼팅할 때, 가운데 사진은 샷을 할 때. 가장 오른쪽 사진은 두 개를 겹쳐 놓았을 때입니다.
퍼터의 길이 1, 2
퍼터의 길이 1, 2
Q. 퍼터의 그립을 최경주처럼 홍두깨 그립으로 사용하면 어떤 장점이 있는지요.
A: 장점을 살펴보자면, 홍두깨 그립(oversize 그립)은 손이 그립을 잡는 면적이 넓어져 퍼팅할 때 손목 사용이 많은 분들에게 손목 사용을 억제해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즉 큰 근육을 이용해 퍼터하고 싶은 분들이나 잦은 손목 사용으로 숏 퍼팅이 불안하신 분들에겐 큰 그립이 조금 더 안정적 일수 있습니다.

단점으로는 감각이 얇은 그립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예전 클래식 골퍼들(잭 니클라우스, 아놀드 파머, 개리 플레이어 등등) 은 상체를 숙이고 거의 손목을 사용해서 감각적으로 퍼팅을 하는 선수들이 많았습니다.
결론적으로 그립이 두꺼울수록 감각이 떨어 질 수 있으나, 손목사용이 적어 스트로크가 쉬울 수 있습니다. 반면, 그립이 얇을수록 감각이 뛰어나 거리감이 좋지만, 두꺼운 그립보다는 손목 사용으로 실수가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Q. 자꾸 덮어치는 아마추어의 실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트로크를 좋게 해야하지만, 클럽의 선택으로도 예방할 수 있을까요.
A: 클럽 선택으로도 예방이 될 수 있습니다.
퍼팅 때 클럽이 덮인다는 것은 ‘닫히는 현상’을 이야기 하며, 왼쪽으로 미스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래 두 개의 퍼터는 스카티 카메론 스튜디오 셀렉트 라인의 GoLo 5(왼쪽) 모델과 GoLo S5(오른쪽) 모델입니다. 두 모델 모두 둥근 미드 말렛형의 퍼터인데 한 가지 눈에 띄는 차이가 있습니다. 바로 오프셋(OFFSET)입니다. 오프셋은 퍼터 페이스가 샤프트의 위치에 비해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나타내는데 왼쪽은 샤프트 1개 두께만큼 페이스가 뒤쪽에 위치한 full offset의 퍼터이고, 오른쪽은 오프셋이 없는(non offset) 퍼터입니다.

만약 클럽 헤드가 잘 덮히는 쪽에 속하는 골퍼라면 오프셋이 없는 퍼터를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오프셋이 없는 퍼터는 예민하다, 힘들다고 하는 경우가 있지만, 실제 좌측으로 미스하는 경우 퍼터로 가장 쉽게 잡아 줄 수 있는 건 오프셋이 없는 퍼터를 사용하는 것 입니다. 오프셋이 없는 퍼터는 오프셋이 많은 퍼터보다 볼에 좀더 일찍 임팩트가 되어 좌측으로 미스할 수 있는 범위를 줄여줍니다.
반대로 오른쪽으로 미스를 많이 하시는 분들에 경우 오프셋이 없는 퍼터를 사용하면 위험한 선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분들은 오프셋이 많은 퍼터를 사용해야 볼을 좀 더 늦게 맞추게 하여 우측으로 밀릴 수 있는 것을 오프셋으로 커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퍼터오프셋비교
퍼터오프셋비교


  • 민학수
    스포츠부 차장
    E-mail : hakso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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