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피 한방울로 8개 암 조기 진단" 위치까지 찾아낸다.

해암도 2018. 1. 20. 07:03

美 존스홉킨스大 연구진 "DNA와 단백질 분석… 평균 70% 정확도 보여"
상용화땐 암극복 큰 계기

피 한 방울로 대표적인 암 8가지를 조기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증세가 나타나기 전에 암을 조기 발견하면 치료 가능성도 그만큼 커질 수 있어 상용화되면 암 극복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전망이다.

혈액 검사를 통한 초기암 진단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니컬러스 파파도풀로스 교수 연구진은 지난 18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100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혈액 검사에서 8가지 암을 평균 70%의 정확도로 진단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혈액 검사로 조기 발견한 8가지 암은 난소암·간암·위암·췌장암·식도암·유방암·기관지암·폐암으로, 미국에서 암 사망자의 60%를 차지한다. 특히 난소암과 간암·위암·췌장암·식도암 등 5가지는 현재 증세가 나타나기 전에는 검사할 방법이 없다.

연구진은 이미 암을 진단받은 환자 1005명과 건강한 사람 821명의 혈액을 채취했다. 사람의 혈액에는 DNA가 극미량 들어 있다. 연구진은 여기서 암을 유발하는 16가지의 DNA 돌연변이와 암세포에서만 나타나는 단백질 8종이 있는지 확인했다. 파파도풀로스 교수는 "DNA와 단백질을 동시에 분석해 진단의 정확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혈액 검사 결과 연구진은 8가지 암을 최소 33%(유방암)에서 최대 98%(난소암) 정확도로 진단해냈다. 조기 진단이 불가능했던 5가지 암도 69% 이상 정확도로 찾아냈다. 반면 건강한 사람 821명을 암환자로 오진하는 비율은 1%도 안 됐다. 연구진은 또 인공지능에 지난 30여년간의 암 진단 데이터를 학습시킨 뒤 혈액 검사 결과를 분 석해 암이 몸 어디에 있는지도 83%의 정확도로 찾아냈다.

존스홉킨스대 연구진은 암 진단용 혈액 검사를 500달러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앞으로 5년간 65~75세 여성 5만명을 대상으로 혈액 검사의 암 조기 진단 능력을 다시 검증할 계획이다. 미국 암학회의 렌 리흐텐펠드 부회장은 "머지않아 암이 보이기도 전에 암을 찾아내는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선일보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입력 : 2018.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