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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미래의 일 같지만, 한국에서 연구 중인 미래 공학 기술이 실현되면 불과 7년 뒤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한국공학한림원은 2025년 한국의 가정과 도시 풍경을 바꿀 유망 근미래 기술 100개를 선정했다. 한국공학한림원은 1000여 명의 한국 공학계 원로와 석학, 기업인이 속한 특수법인단체다. 19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시상식이 열린다.
이번에 선정된 100대 기술은 국내 연구팀이 연구를 주도하는 기술들이다. 특히 개발이 구체적으로 진척된 기술들만 꼽았다. 한국공학한림원 미래기술기획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윤의준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유망한 기술을 현장에서 추천 받아 기업들의 목소리도 잘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100대 미래기술을 선정해 발표한 것은 2013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이를 통해 연구자와 기업인은 미래 기술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은 공학의 최신 동향을 알 수 있다.
선정된 기술은 가정과 개인의 일상은 물론이고 도시 풍경까지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 기술의 혜택을 가장 빨리 체감하는 곳은 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집으로 들어가면 수시로 건강 상태를 측정하고 확인해 질병 유무를 빠르게 파악하는 개인용 헬스케어 시스템과 결합하기 때문이다. 개인 생체 정보를 수집해 분석하는 착용형 헬스케어는 실현 직전 단계에 와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개발 중인 ‘비침습 착용형 헬스케어 디바이스’는 피부 위로 전달되는 체내 전기 흐름 변화를 측정한다. 손목시계처럼 생긴 이 기기는 급격한 신체 변화를 감지한다. 잠자는 동안 측정한 데이터를 아침에 사용자에게 보고하도록 가정 내 시스템과 연결할 수도 있다.
여재익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가 우주선 엔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하고 있는 무통 인슐린 주사기는 당뇨 환자들에게 유용하다. 타인의 도움 없이도 집에서 고통 없이 주사를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레이저를 이용해 만든 거품을 터뜨리면서 약에 일종의 추진력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바늘이 없어도 약이 피부를 통과할 수 있다.
자율주행은 자동차만 완성된다고 실현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실시간 도로 상황을 분석하고 주변 정보를 적절히 제공해 교통량을 조절하는 지능형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번 100대 기술에는 건물 및 도로 정보를 담은 스마트시티 공간정보 기술과 운전자에게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운전자 지원시스템, 종합 교통 운영관리 시스템 개발 기술이 포함됐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입력 2017-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