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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파이터’ 벤 헨더슨, UFC의 새로운 ‘진흙탕왕자’

해암도 2013. 4. 24. 06:33

 

 

 한국계 UFC 라이트급 챔피언 벤 헨더슨이 난적 길버트 멜렌데즈를 꺾고 3차방어에 성공했습니다. 스플릿 판정이 나올만큼 마지막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팽팽한 승부였습니다. 이번 승리로 헨더슨은 UFC 7전 전승을 거두게 됐는데 재미있는 점은 모두가 판정승이라는 점입니다.


 ‘명승부 제조기’ 벤 핸더슨

팽팽한 접전끝에 3차방어에 성공한 헨더슨(좌), 도전자 멜렌데즈(우)

 

 보통 판정으로 가는 경기는 지루한 경우가 많은데 헨더슨의 경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상대가 들어오길 기다리지 않고 마지막 라운드까지 치고 받고 업치락 뒷치락을 반복합니다. 상대가 준비한 전략이 무엇이든 헨더슨은 진흙탕 싸움으로 끌고갑니다.

 

지금까지 맞붙은 선수들과의 궁합도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명승부 제조기’ 클레이 구이다, ‘좀비’ 네이드 디아즈, ‘다섯쌍둥이’ 프랭키 에드가, 이번에 싸운 멜렌데즈까지 진흙탕 싸움이라면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인데 헨더슨은 이들을 모두 제압했습니다. 가히 ‘왕자’라는 칭호를 붙일만 합니다.

 

헨더슨의 UFC 전적. 7전 전승으로 모두 판정승이다.


진흙탕 싸움을 잘하는 선수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1. 타격과 그래플링 어느 것하나 떨어지지 않는 실력.

2. 마지막 라운드까지 치고 받을 수 있는 체력

3. 맞아도 나가 떨어지지 않을 맷집과 회복력

4. 불굴의 정신력과 투지.


앞서 나열한 선수들은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고 있습니다. 특히 헨더슨은 그들을 모두 제압할만큼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헨더슨이 상대한 선수들의 면면이나 경기 내용을 보면 ‘원조 진흙탕왕자’ 포레스트 그리핀이 타이틀을 내려놓고 가야할 것 같습니다.

 

경기 종료 부저가 올리자 각자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는 헨더슨과 멜렌데즈. 아무도 알수 없을 만큼 치열한 승부였다.


헨더슨의 판정 행진, 언제쯤 끝날까.

  헨더슨이 지금까지 UFC에서 치른 모든 경기를 판정으로 이겼다고 해서 그의 피나쉬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헨더슨은 WEC시절에는 ‘걸면 걸리는’ 길로틴 초크 실력으로 강자들을 잡아냈고 그 이전에도 각종 초크로 승리를 따냈었습니다. 다만 UFC에서는 워낙 상대들의 실력이 뛰어나 끝내기가 쉽지 않은 모습입니다.

 

  KO승이나 서브미션 승에 집착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는 이미 최고의 선수이자 챔피언이고 이제 확실히 이기는 것보다 지지 않는 경기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흔히 얘기하는 ‘짤짤이’ (포인트 위주의 경기운영)를 하라는게 아니라 굳이 무리한 서브미션 시도와 위험한 타격러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또 그는 KO나 서브미션 승 없이 지금도 충분히 재미있고 흥미로운 시합을 하고 있습니다. 무리를 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입니다. 다만 연이은 판정 논란으로 불거질 수 있는 챔피언 자질 논란을 한번쯤은 원사이드한 게임으로 깔끔하게 해소할 필요는 있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