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손으로 뇌 청소할 수 있다? 세계가 놀란 ‘치매 막는 마사지’

해암도 2026. 2. 27. 09:06

많은 이들이 치매를 막고 노화를 늦추기 위해 좋은 음식을 먹고 영양제를 챙겨 먹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치매 예방을 위해선 ‘무엇을 채울까’보다 ‘무엇을 비울까’가 정작 더 중요하다.

우리 몸의 사령탑인 뇌는 24시간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거대한 공장이다. 공장이 가동되면 필연적으로 매연과 폐수가 발생하듯, 뇌세포가 활동하면 다량의 노폐물이 쏟아져 나온다.


뇌의 노폐물은 뇌척수액을 통해 배출된다. 림프관으로 배출된 노폐물은 심장 부근 림프절에서 분해되거나 신장으로 가 소변으로 배출된다. 그래픽 이민서



문제는 이 노폐물이 제때 배출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젊을 때는 콸콸 쏟아져 나가던 뇌의 하수구가 나이가 들면 막히고 좁아진다. 배출되지 못한 찌꺼기들은 뇌 속에 끈적하게 엉겨 붙기 시작한다.

이것이 바로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이다. 결국 뇌의 노화와 치매는 배출의 실패에서 비롯된다.

그동안 현대 의학은 이 노폐물이 정확히 어디로, 어떻게 빠져나가는지 명확히 알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놀라운 연구 결과가 이 비밀의 문을 열어젖혔다.

이 연구를 주도한 고규영 기초과학연구원 혈관연구단장(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특훈교수)과의 인터뷰와 함께 뇌를 청소하는 결정적인 열쇠, 그리고 누구나 집에서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뇌 청소법’을 공개한다.

📋목차

① 혈액 아닌 ‘림프’가 진짜 하수구
② 얼굴 피부 밑에 ‘뇌 배출구’ 있다
③ 뇌를 씻어내는 기적의 습관
④ 바쁜 분들을 위한 세 줄 요약

🕳️혈액 아닌 ‘림프’가 진짜 하수구
우리의 뇌는 두개골이라는 단단한 뼈 안에 갇혀 있지만, 사실 그 안에서 물 위를 둥둥 떠다니고 있다. 이 물의 정체는 바로 ‘뇌척수액’이다. 양은 약 150ml. 종이컵으로 한 컵도 채 되지 않는 적은 양이다. 하지만 이 적은 양의 액체가 뇌 건강의 핵심을 쥐고 있다.

뇌척수액은 뇌를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쿠션 역할을 한다. 동시에 뇌세포에서 쏟아져 나온 노폐물을 받아내는 ‘세척액’이기도 하다. 마치 우리가 빨래를 할 때 물에 때가 녹아 나오듯, 뇌의 노폐물은 이 뇌척수액으로 녹아 나온다. 고규영 교수는 “노폐물 중 치매 유발 물질이 상당히 들어 있다”며 “이를 배출하는 걸 ‘뇌 청소’라 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청소가 안되면서 노폐물이 뇌에 축적돼 치매를 부른다”고 설명했다.


뇌는 뇌척수액 위를 둥둥 떠다니고 있다. 이 뇌척수액으로 뇌 내부에 있는 치매 유발 물질이 녹아나온다. 그래픽 이민서



그렇다면 이 더러워진 물은 어디로 갈까.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뇌의 노폐물이 주로 정맥으로 빠져나간다고 믿었다. 하지만 최신 연구 결과는 이 통념을 완전히 뒤집었다.

뇌척수액에 녹아든 노폐물의 배출 경로를 추적한 결과, 혈액으로 배출되는 비율은 30% 정도에 불과했다. 나머지 70%라는 압도적인 양은 전혀 다른 통로, 바로 ‘림프관’으로 배출되고 있었다.


고규영 교수는 “림프관은 뇌의 노폐물을 배출하는 핵심 통로”라고 강조했다. 그래픽 박지은



림프관은 우리 몸의 하수도와 같다. 과거 해부학 교과서에는 “뇌에는 림프관이 없다”고 적혀 있었다. 이 정설이 깨진 건 불과 몇 년 전이다. 뇌막에도 림프관이 존재하며, 이것이 뇌의 노폐물을 청소하는 주된 통로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즉 림프관이 막히면 뇌는 쓰레기장으로 변하게 된다.

나이가 들면 뇌의 림프관 역시 노화하면서 엉켜 노폐물 배출 속도도 떨어진다. 당연히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이 뇌에 쌓여간다. 고규영 교수는 “나이 든 생쥐는 젊은 생쥐에 비해 뇌막의 림프관이 많이 퇴화돼 있었다”며 “하지만 물리적 자극을 통해 배출을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뇌막에 있는 림프관은 나이가 들면서 변형된다. 이때문에 뇌척수액의 배출이 지연된다. 노폐물 침착이 많아지면서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 그래픽 이민서



😯얼굴 피부 밑에 ‘뇌 배출구’ 있다
그렇다면 이 중요한 림프관은 어디에 숨어 있을까.

지금까지 밝혀진 주된 경로는 두개골 바로 아래와 목 안쪽 깊숙한 곳에 있는 림프관이었다. 하지만 최근 고규영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원숭이 실험을 통해 또 하나의 놀라운 ‘비밀 통로’를 찾아냈다. 고규영 교수는 “생쥐와 원숭이에서 뇌척수액이 외부로 배출되는 림프관 경로를 확인했다”며 “인간도 거의 동일한 경로가 있을 것으로 추론한다”고 말했다.


뇌 전체를 감싸고 있는 림프관은 코 안쪽에 집결한 뒤 목 뒤와 얼굴 피부 아래로 이동한다. 그래픽 이민서



네이처에 게재된 연구 영상은 충격적이다. 뇌척수액에 형광 물질을 넣고 그 흐름을 관찰했더니, 뇌 속의 액체가 코 옆 쪽 비강을 따라 얼굴 피부 바로 아래로 흘러나오는 것이 포착됐다.


뇌 속 노폐물은 눈 주위와 코 옆을 통과해 턱을 따라 흐른 뒤 목으로 흘러나간다. 그래픽 박지은



이 경로는 눈 옆에서 시작해 코 옆을 지나 입술 옆으로 흐르며, 최종적으로 목 아래의 림프절로 이어진다. 우리가 흔히 팔자 주름이라고 부르는 그 라인, 즉 ‘비순’ 부위의 피부 아래에 뇌의 노폐물을 빼내는 거대한 배수관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이 발견이 중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뇌 깊숙한 곳이나 목 안쪽 깊은 곳은 우리가 손을 댈 수 없지만, 얼굴 피부 아래는 우리가 직접 만지고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규영 교수는 “얼굴과 목에 있는 림프관망은 피부 바로 아래 근접해 있어서 물리적 자극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뇌를 씻어내는 기적의 습관
연구팀은 원숭이의 목 부위 림프관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펌프질을 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 부위에 물리적인 자극을 주었을 때, 뇌척수액의 배출 속도가 확연히 빨라지는 것을 발견했다.


원숭이의 뇌척수액이 얼굴 아래로 배출되는 장면. 그래픽 박지은



생쥐 실험에서 5분간의 저강도(0.01-0.02 kgf) 자극으로 림프관에서 측정한 뇌척수액 배출량이 2.29배 증가했다. 사람 나이로 80이 넘은 늙은 쥐에게 기계적 자극을 주자 뇌척수액 배출이 2.81~4.7배 증가했다. 0.01 kgf는 10g의 물체의 무게가 누르는 정도다. 100원짜리 동전 2개의 무게와 비슷하다. 인간에게 적용할 땐 이보다 더 강한 강도를 적용해야 비슷한 효과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외부 자극을 통해 뇌의 청소 기능을 강제로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규영 교수에 따르면 치매를 예방하고 뇌를 젊게 유지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림프관을 통해 뇌척수액이 흘러나가는 모습. 이 놀라운 발견은 네이처 표지 사진으로 쓰였다.



① 뇌의 배수관 뚫는 안면 마사지
눈썹과 관자놀이 쪽, 코 옆에서 입술 옆으로 이어지는 라인, 그리고 귀 밑에서 목을 타고 내려오는 라인을 부드럽게 마사지하는 것이다. 특히 세수할 때나 로션을 바를 때, 눈 주위와 코 옆을 지그시 누르고 귀 뒤쪽으로 쓸어 넘긴 뒤 목 아래로 쓸어내리는 동작은 얼굴 쪽에 위치한 림프관의 흐름을 돕는다. 이는 단순히 얼굴 붓기를 빼는 미용 효과를 넘어, 뇌의 노폐물을 빼내는 행위다.


뇌척수액 배출을 돕는 얼굴 마사지 위치. 그래픽 박지은



② 목빗근(흉쇄유돌근) 마사지
고개를 옆으로 돌렸을 때 튀어나오는 굵은 근육인 목빗근 주변은 뇌에서 내려온 림프액이 전신 순환계로 합류하는 병목 구간이다. 이곳이 굳어 있으면 아무리 위에서 잘 내려보내도 꽉 막히게 된다. 수시로 목을 스트레칭하고 목빗근을 손으로 가볍게 주물러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옆으로 누워자는 자세도 목빗근을 자극해 노폐물 배출을 더 원활하게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특히 왼쪽으로 눕는 자세가 좋다고 한다.

③ 껌 씹기와 식사 습관
음식을 씹는 저작 운동은 턱 근육뿐만 아니라 얼굴 전체의 근육과 림프관을 자극하는 훌륭한 펌프질이다. 식사할 때 음식을 여러 번 꼭꼭 씹어 먹는 습관, 혹은 껌을 씹는 행위는 뇌 혈류량을 늘리고 림프 배출을 촉진한다. 고규영 교수는 “음식을 잘게 씹으며 천천히 먹으면 얼굴에 있는 수십가지 작은 근육이 움직이면서 림프관의 수축과 이완을 보조한다”고 설명했다.

④ 최고의 뇌 청소법 웃음과 수다
가장 강력한 방법은 바로 웃음이다. 사람은 웃을 때 평소 쓰지 않던 얼굴의 미세한 근육들까지 총동원하여 움직인다. 박장대소할 때의 얼굴 근육 움직임은 안면 림프관을 강력하게 쥐어짜고 흔들어주는 마사지 효과를 낸다. 친구들과 만나 즐겁게 대화하고, 입을 크게 벌려 웃으라. 무표정한 얼굴로 스마트폰만 보는 것은 뇌의 하수구를 막아버리는 지름길이다. 고규영 교수는 “즐거운 이야기를 사람들과 나누거나 노래를 부를 때, 얼굴의 작은 근육들이 조화롭게 움직이면서 노폐물 배출이 촉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과 즐겁게 대화하는 건 정서적으로 좋을 뿐 아니라 얼굴 근육을 움직인다는 면에서 물리적으로도 훌륭한 뇌청소법이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지만 고인 물은 썩는다. 우리 뇌도 마찬가지다. 150ml의 뇌척수액이 맑게 흐르고, 노폐물이 제때 림프관을 타고 빠져나갈 때 우리는 비로소 치매에 저항하는 뇌를 가질 수 있다.

과학은 뇌의 배출구가 얼굴 바로 밑에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비싼 약보다 더 강력한 비법은 손끝과 표정에 있다. 얼굴을 마사지하고, 거울을 보며 활짝 웃는 것. 뇌를 씻어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3️⃣바쁜 분들을 위한 세 줄 요약

① 뇌 노폐물은 치매의 주범이다. 혈액보다 림프관을 통해 주로 배출된다.


② 최근 연구에서 코 옆과 입술 옆을 지나는 얼굴 피부 아래에 중요한 뇌 배출 경로가 있음이 밝혀졌다.


③ 얼굴 및 목 마사지, 껌 씹기, 그리고 크게 웃는 것은 뇌 노폐물 배출을 크게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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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정봉    정수경    중앙일보   발행 일시2026.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