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헬스 귓불 주름
과학적인 인과관계 명확하지 않아
심정지 목격 땐 신고 후 심폐소생술

귓불에 생긴 대각선 주름. [사진 NEJM(2013)]
온라인상에는 검증되지 않은 건강 정보가 많이 떠돈다. 누군가에겐 가벼운 이야깃거리지만, 어떤 이에겐 잘못된 믿음으로 자리 잡아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궁금한 헬스’는 떠도는 의학·건강 관련 속설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점검한다. 과장된 공포나 오해를 줄이고, 신뢰할 만한 건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최근 방송인 김수용씨가 유튜브 콘텐트 촬영 중 급성 심근경색으로 심정지가 와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다행히 혈관 확장술을 받고 무사히 회복해 방송에 복귀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상에 ‘귓불 주름’이 한창 화제였다. 김씨 귓불에 파인 주름이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 신호였다는 얘기가 나돌아서다.
이 속설의 출발은 19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인 의사인 샌더스 프랭크 박사는 심장의 관상동맥이 좁아져 통증을 유발하는 협심증이나 관상동맥 폐색 같은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20명에게서 귓불에 대각선 형태의 깊은 주름이 공통적으로 있단 사실을 발견하고, 이 관찰 리포트를 저명한 의학 학술지(NEJM)에 기고했다. 이후 이를 프랭크 징후(Frank’s sign)라고 불렀다.
귓불엔 원래 미세 혈관이 많이 분포돼 있다. 심뇌혈관 질환으로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거나 혈관의 탄력이 떨어지면 귓불로 가는 혈액 공급도 부족해진다. 이때 콜라겐 같은 탄력 섬유가 줄어들고 이 과정에서 피부가 수축하면서 주름이 생긴다는 원리다. 이 가설이 발표된 후 국내외에서 심뇌혈관과 귓불 주름 간의 관계를 조사하는 연구가 추가로 이뤄졌지만, 이를 확정적인 진단 도구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게 의학계 중론이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조정래 교수는 “현재로선 심뇌혈관 질환과 귓불 주름 간의 과학적인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며 “단순한 노화로 인한 변화, 인종 간 발병률 차이 등을 고려하면 귓불 주름을 건강의 이상 신호로 판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훨씬 정확한 진단법이 많은데 굳이 불확실한 겉모습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그것보단 심뇌혈관 질환이 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흉통 ▶호흡곤란 ▶편마비 ▶언어장애 등의 증상을 알아두고, 증상이 발생하면 가까운 의료기관에 빨리 가는 게 더 중요하다. 조정래 교수는 “예방적 관점에서 본다면 다른 위험 인자가 없으면서 귓불 주름이 있고 심뇌혈관 질환 의심 증상이 있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병원에 가야 한다는 정도의 의미로 받아들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또 김수용씨가 쓰러졌을 당시 소생을 위해 협심증 환자가 상비하고 다니는 응급약을 먹였다고 한다. 협심증 환자들에게 흔히 쓰는 응급약은 니트로글리세린 설하정이다. 흉통이 발생했을 때 혀 밑에 넣어 녹여서 흡수시키는 약으로, 관상동맥을 즉각적으로 확장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심정지 환자는 의식이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럴 땐 투여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그렇다면 주변에서 쓰러진 환자를 목격했을 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가장 먼저 해야 할 조치는 119 신고다. 환자가 의식이 있는지 확인하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 119에 신고해야 한다. 호흡이 없다면 심폐소생술부터 해야 한다. 분당 100~120회, 5㎝ 깊이로 흉부를 압박한다. 조 교수는 “가능하다면 머리를 뒤로 젖히고 턱을 들어 올려 기도를 확보한 뒤, ‘흉부 압박 30회 대 인공호흡 2회’ 비율로 시행한다”며 “119 구급대가 도착하거나 환자가 스스로 움직일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일반인도 평소에 심폐소생술을 익혀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 중앙일보 입력 202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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