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44세, 60세가 노화의 변곡점… 생체분자·미생물 급격히 변한다

해암도 2024. 8. 15. 12:30

美 스탠퍼드 의대 연구진, 25~75세 참가자 108명 시료 분석

 
미국 연구진이 평균 44세와 60세에 신체 분자와 미생물들이 극적으로 변화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Pixabay

인간은 44세와 60세에 노화를 유발하는 신체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노화가 느리고 꾸준한 과정이 아니라 특정 연령대에서 빠르게 일어난다는 것을 시사한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연구진은 연령대에 따라 생체 분자 수천 개의 변화를 추적한 연구 결과를14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네이처 노화(Nature Aging)’에 공개했다.

 

연구진은 질병의 발병 위험이 세월에 따라 점진적으로 증가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 알츠하이머병과 심혈관 질환의 위험은 60세 미만까지는 조금씩 증가하다가 노년기에 급격히 증가한다.

 

연구진은 25세부터 75세 사이의 참가자 108명을 대상으로 리보핵산(RNA)과 단백질, 대사산물 같은 수천 가지 생체 분자와 인체에 살고 있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균류 등 미생물군을 비교했다. 종류만 총 13만 5000개 이상으로 개별적인 정보 단위는 2500억개에 달한다.

 

분석 결과, 분자나 미생물의 약 81%가 비선형적인 변동을 보였다. 특히 평균 44세, 60세에 극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40대의 경우 알코올, 카페인, 지질 대사, 심혈관 질환, 피부, 근육과 관련된 분자 수가 크게 변했다. 60대는 탄수화물과 카페인 대사, 면역 조절, 신장 기능, 심혈관 질환, 피부, 근육과 관련된 변화가 나타났다. 심혈관 질환과 관련된 분자 수는 40대와 60대 때 큰 변화를 보였고, 면역 기능과 관련된 분자들은 60대 초반에 변했다.

 

연구를 이끈 마이클 스나이더 스탠퍼드대 교수는 “이 변화 중 일부는 생물학적 요인에 의해 주도되는 것이 아니라 생활 방식이나 행동에 따라 나타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알코올 대사 문제는 스트레스가 많은 40대 중반에 알코올 소비가 늘어나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인이 무엇이든 40대와 60대에는 건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건강할 때 생활 방식을 바꾸는 것이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생물학적 노화의 속도를 살펴본 연구는 거의 없었다. 연구진은 “60대 초반에는 질병 위험이 증가해 신체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40대 중반의 변화는 놀라운 일”이라고 밝혔다.

 

논문 제1 저자인 샤오타오 센 싱가포르 난양공대 의대 교수는 40대 중반의 급격한 변화에 대해 “처음에는 폐경기나 폐경 전 단계에 있는 여성들에게 큰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추측했지만, 40대 중반의 남성들에게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폐경이 하나의 변화 요인이 될 수는 있지만,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더 중요한 요인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40대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는 원인을 탐구할 계획이다.

 

참고 자료

Nature Aging(2024), DOI: https://doi.org/10.1038/s43587-024-006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