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의 고품격 의학 토크쇼 ‘명의의 전당’이 3일 네 번째 손님을 초대했다. 간 이식 수술계의 최고봉으로 손꼽히는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이 교수는 1992년부터 뇌사자 간 이식 수술을 시작했다. 국내에 장기 이식의 개념조차 제대로 잡혀 있지 않을 때부터 “남들과 다른 길을 걷겠다”는 생각으로 미국, 독일 등 외국에서 간 이식을 배웠다. 이 교수는 올해까지 간 이식 수술만 8500번을 넘게 집도해 세계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수술 건수만 많은 게 아니다. 이 교수는 “간 이식 후 건강하게 퇴원하는 비율인 수술 생존율은 98%, 수술 받은 뒤 10년 후의 장기 생존율은 85%에 이른다”고 했다.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오! 건강
이 교수는 1994년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아 생체 간 이식을 집도했다. 아버지의 간 일부를 딸에게 이식하는 수술이었다. 1997년에는 성인 생체 간 이식을 최초로 진행했다. 이 교수는 “1년에 뇌사자 공여자는 약 450명 정도인데, 간 이식이 필요한 사람은 4000~5000명에 달하는 상황이었다”며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의 거의 90%가 그 당시에는 사망했다”고 했다. 이 교수는 도쿄대의 주임 교수로 있던 마쿠우치 교수가 “생체 간 이식 수술이 있다”고 팩스로 전하면, 일본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 수술을 참관했다고 한다.
간암 환자의 경우, 암세포를 절제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전이됐으면 간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한다. 실제로 간암 환자들이 간 이식을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 교수는 “간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이식을 하면 간암의 재발률이 높아진다”며 “이식 전 간의 맹렬성을 떨어뜨리는 ‘다운 스테이징’이라는 과정을 하고 있다”고 했다. 다운 스테이징은 항암제를 투여하고 간동맥색전술 등으로 진행되는데, 암은 치료하지만 간에는 큰 충격을 준다. 때문에 이식자를 구한 뒤에 다운 스테이징을 진행해야 한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이승규 교수에게 간 이식 수술을 받고 30년째 생존하고 있는 환자의 소식이 전해졌다. /오!건강
이 교수에게 수술을 받고 30년 넘게 생존하고 있는 환자도 있다. 이 교수가 3번째로 수술한 환자의 경우, 수술 이후 31년 동안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이 교수는 “수술 중에 고개를 들어보니 조수, 마취과 의사, 간호사 모두 빨갛게 보일 정도로 출혈이 많았다”며 “30시간이 넘게 걸릴 정도로 어려운 수술이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