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으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모든 게 아이 중심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먹는 것, 자는 것은 기본이고, 사람 만나는 것조차 아이가 주도한다. ‘아이 친구 엄마’가 그렇다. 성격이나 가치관이 달라도, 나이가 크게 차이 나도 언제나 웃으며 만나야 하는 게 아이 친구 엄마다. 만나면 불편하고 안 만나면 불안한 이 관계, 어떻게 다뤄야 할까? 계, 어떻게 다뤄야 할까?
마음의 중심을 잡아야 해요. 어떤 사람을 만나도 흔들리지 않게 굳건해야죠. 그러려면 철저히 나를 관계의 중심에 둬야 합니다.
정신과 전문의 정우열(43) 생각과느낌의원 원장의 답은 이랬다. 어떤 상황에도 내 생각을 꿋꿋이 지키는, 줏대를 가지라는 얘기다. 그는 양육자 심리를 잘 아는 정신과 의사로 유명하다. 결혼과 출산 후 불안과 우울, 분노와 번아웃 등을 겪는 사람들이 주로 그를 찾는다. 양상은 다르지만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관계’가 문제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정 원장은 “인간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건 결국 나 자신과 친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내 마음과 감정을 잘 알고, 조절할 수 있다면 타인과도 적절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러려면 자신을 돌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는 자신의 책 『엄마들만 아는 세계』 『엄마니까 느끼는 감정』 등에서도 같은 얘길 한다. 관계의 어려움 속에서 허우적대기보다 잠시나마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가지라는 것. 하지만 아이 키우느라 먹고 씻고 잘 시간도 부족한 양육자에겐 사치처럼 느껴진다. 정 원장은 “시간이 없어도 마음의 중심을 잡으면 충분히 나를 돌볼 수 있다”고 했다. 정말 그게 가능할까? 지난달 22일 그를 만나 마음의 중심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직접 물었다.
🦹 엄마들의 세계도 서열이 있다
정 원장에 따르면 ‘엄마들의 관계’는 외로움에서 출발한다. 말 안 통하는 아기와 온종일 함께 있다 보면 사람이 그리워진다. ‘산후조리원 동기’를 만들고 맘 카페를 기웃거리는 건 그래서다. 일상을 공유하다 보면 숨통이 트인다. 문제는 이 평화가 오래가기 힘들다는 것. 어느 순간 끊임없이 알람이 울리는 단톡방은 부담스럽고, 말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러워진다. 한 집 걸러 아는 사이니, 함부로 관계를 끊지도 못한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정 원장은 “격 없이 친해져 조심하지 않는 순간 갈등이 시작된다”며 “이때부터 힘의 크기에 따라 서열을 짓는 ‘동물의 왕국’이 형성된다”고 했다.
엄마들 사이에 서열이 있다고요?
서열이라는 게 나쁜 게 아니에요. 진화심리학에 따르면 서열을 만들고 따르는 건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본능입니다. 서열이 정해지면 자기 위치에 맞는 행동 전략을 짤 수 있거든요. 생각해 보세요. 누구나 서열 속에 삽니다. 친구, 직장 동료 심지어 가족 사이에도 위아래가 나뉘죠. 엄마들 모임도 똑같아요. 처음에는 외로움이라는 공통분모로 친해졌다 해도, 서서히 힘의 우열이 드러나면서 서열이 정해집니다. 권력을 쥔 사람은 강자, 그렇지 못하면 약자가 되는 거죠.
서열이 나쁜 게 아니라지만, 결국 갈등이 생깁니다. 왜 그런 걸까요?
주도권을 쥐어야겠다는 생각이 갈등의 씨앗입니다. 강자라고 좋고, 약자라고 나쁜 게 아닙니다. 권력이란 건 어디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바뀌거든요. 예를 들어 영유아 시기에는 목소리 크고, 발 넓은 엄마가 주도권을 쥡니다. 하지만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정보력이, 고학년으로 갈수록 아이 성적이 권력이 되죠. 그래서 내가 현재 주도권을 쥐었다고 우쭐할 필요도, 약자라고 주눅이 들 필요도 없습니다. 그보다는 어떤 위치에 있든 항상 나를 지키는 방법을 아는 게 중요한데요. 이때 강자와 약자의 특징을 알면 도움이 됩니다.
어떤 특징이 있나요?
약자는 타인과의 관계를 내 생각이나 감정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의존성이 높다고 말하는데요. 의존성이 높으면 내 의견 때문에 관계가 단절될까 봐 두려워하죠. 누군가와 유대감을 유지하고 싶은 건 인간의 본능입니다. 사회적 동물이니까요. 하지만 늘 타인에게 맞출 순 없어요. 내 삶이잖아요. 내 삶은 내가 결정해야죠. 만약 엄마들 관계에서 약자라고 생각된다면 내가 관계에만 매몰된 건 아닌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게 뭔지 아세요? 강자인 엄마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다는 겁니다.
강자도 관계에 대한 불안이 있나요?
버려질 수 있다는 불안이 있습니다. 특히 권력을 쥐려는 욕구가 높을수록 자기애적 성향이 강합니다. 남보다 우월해야 하고, 항상 사랑받아야 하고, 인정받아야 하죠. 인간은 누구나 자기애가 있고, 주도권을 쥐면 그 특징이 두드러지기도 합니다. 문제는 자기애가 과해질 때예요. 늘 주목받아야 하니 타인의 반응에 예민해집니다. 타인이 무조건 내 뜻대로 움직여줘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찰이 생기고요. 강자와 약자는 완전히 달라 보이지만, 사실 모두 ‘정체성’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에 답할 수 없다는 거예요.
정체성이라…. 좀 더 쉽게 설명해 주세요.
내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내 감정, 내 욕구는 무엇인지 명확히 알지 못한다는 겁니다. 심리학에서는 18~26세 정도면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공부하느라, 취업하느라 바빠 ‘나’에 대한 성찰 없이 어른이 됩니다. 그렇게 직장인이 되고, 결혼하고, 한 아이의 부모가 되고요. 내가 나를 잘 모르면 관계 맺기도 어렵습니다. 관계의 중심인 내가 약하니, 외부 상황에도 쉽게 흔들리죠. 그래서 관계를 잘 맺으려면 내 정체성부터 탄탄히 해야 해요. ‘포스(force) 있다’고 하죠. 정체성이 탄탄하면 타인의 평판에 휘둘리지 않아요. 타인의 무리한 요구를 거절할 수 있고요. 나를 지키는 힘이 생기는 겁니다.
정체성을 찾으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요?
생각과 감정을 표현해야 합니다. 감정 문제는 쓰고 말할 때 구체화되거든요. 감정일기를 추천합니다. 감정일기는 자기의 마음을 글로 쓰는 거예요. 일기를 쓸 땐 ‘지금, 여기’에서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 내 기분이 불쾌하다”에서 출발해 질문을 이어갑니다. ‘내가 왜 기분이 안 좋지?’ ‘그 주제를 들을 때 내 마음은 어땠지?’ ‘무슨 생각이 들었지?’ ‘그 생각은 왜 떠올랐을까?’라는 식이에요. 이렇게 일기를 쓰면 억눌렀던 감정과 생각을 찾을 수 있어요. 그 감정과 생각을 이해하고 인정할 때 내 정체성도 확고해지는 거고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우열 생각과느낌의원 원장은 "집단 내 어느 위치에 있든 내 줏대를 세우면 흔들리지 않고 안정된 관계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우상조 기자
🦹 그 사람이 싫은 이유, 나에게 있다
사람은 저마다 편하게 느끼는 심리적 거리가 있다. 사는 집이 전세인지, 자기 집인지 거침없이 묻는 엄마가 있는가 하면, 조용히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엄마도 있다. 이 두 엄마가 만나면 서로 불편하다. 오해가 쌓이다 급기야 서로를 비난하기에 이른다. 우리는 이걸 ‘뒷담화’라고 부른다. 뒷담화, 해선 안 되는 거 안다. 그런데 유독 싫은 사람이 있다. 왜 유독 그 사람이 싫을까? 정 원장은 “상대를 이해하려면 나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며 “뒷담화의 패턴을 바꿔 보면 새로운 내가 보인다”고 했다.
오해를 풀려면 상대를 이해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왜 나 자신을 돌아보라는 건가요?
사실 뒷담화는 상대가 아닌,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거든요. 모든 사람은 양면성을 갖고 있어요. 내향적이면서도 외향적이고, 선하면서도 악하고, 강자이면서도 약자입니다. 지금 나에게 보이는 부분은 둘 중 더 우세한 부분일 뿐이죠. 상대적으로 덜 발달한 부분은 콤플렉스로 남습니다. 콤플렉스는 내 약점이에요. 드러내기 싫어서 무의식 아래에 꼭꼭 숨겨 놓죠. 그런데 내가 숨겨 놓은 걸 강점으로 내세우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나와 반대 성향을 보이는 사람이 그래요. 이걸 “그림자 자아를 투사한다”고 말해요.
그림자 자아요?
그림자라는 게 빛을 비췄을 때 어두워지는 부분이잖아요. 그림자는 남을 통해서만 볼 수 있어요. 화면을 프로젝터로 쏘듯 자신의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쏘아서 보는 거죠. 이걸 ‘투사(投射)’라고 합니다. 내가 싫어하는 상대의 성향은 내가 마음 깊숙한 곳에 숨겨 놓은 콤플렉스, 그림자라는 겁니다. 기껏 감춰 놨는데, 누군가는 그걸 강점으로 내세우니 어떻겠어요? 불편할 수밖에요.
뒷담화가 결국 나를 향한 비난인 셈이네요. 사실 뒷담화는 득 될 게 없잖아요. 그런데도 우리는 왜 뒷담화를 하는 걸까요?
뒷담화는 나를 지키기 위한 방어기제예요. 감당하기 힘든 상황을 거부해 스스로 상처를 덜 받으려는 거죠. 그 사람을 비난하고 나면 나는 안 그런 사람처럼 느껴져요. ‘나는 저 사람과 달라’라는 식으로 나를 속이는 거예요. 그러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상대를 미워하는 마음도 줄어듭니다. 반대로 한 사람을 맹목적으로 좋아하는 경우도 있어요. 내가 갖고 싶었던 걸 가진 사람을 우상화합니다. 그 사람을 치켜세워주면 감춰두었던 콤플렉스가 멋있게 느껴져요. 이렇게 방어기제를 이용하면 순간 내 마음이 편해집니다. 하지만 이렇게 그림자 자아를 억누르기만 하면 독이 됩니다.
싫은 사람을 피하면 안 되나요?
싫다고 피해 다니면 인간 관계는 더 위축되고 자신감만 떨어집니다. 싫은 사람을 피해도, 다른 무리에 가면 또 부딪히는 사람을 만납니다. 자칫하면 회피가 습관이 되어버릴 수도 있고요. 그래서 내 그림자 자아를 발견했다면 받아들여야 해요. 하지만 내 약점을 받아들인다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뒷담화의 패턴을 바꾸라고 말합니다. 질문을 바꿔보는 거예요.
어떻게요?
뒷담화의 주어를 나로 바꾸어 보는 거예요. 흔히 우리는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만나면 ‘저 사람, 왜 저래?’라고 말합니다. 엄마들 모임에서 이 말은 절대 금물입니다. 갈등의 시발점이 되거든요. 대신 ‘나는 왜 저 엄마가 유독 불편할까’라고 질문을 바꿔 보세요. 또 누군가를 비난하고 싶을 땐 ‘이 말을 통해 내가 얻는 이득은 뭘까?’를 따져보세요. 사실 답은 언제나 “없다”예요. 그걸 깨닫는 게 중요합니다. 불편한 사람과 만나는 게 힘들 땐 그 사람과 억지로 친해지려고 하기보다 우선 나와 비슷한 사람과 유대감을 쌓으세요. 감정을 주고받는 경험이 쌓이면 자신감이 싹트고 조급해지지 않습니다. 마음이 편하고 느긋하면 내가 감추고 싶은 부분도 끌어안을 힘이 생겨요. 그렇게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집니다.
정 원장은 "유독 미운 사람이 있다면, 그 모습이 내 약점"이라며 "저 사람은 왜?가 아닌 나는 왜 그 사람이 싫을까?에 대한 답을 찾아보라"고 조언했다. 우상조 기자
🦹 완벽한 엄마는 환상이다
어딜 가나 꼭 완벽한 엄마가 있기 마련이다. 아이도 잘 돌보면서 자기 관리도 철저한, 누가 봐도 이상적인 엄마 말이다. 이런 엄마를 보면 괜히 초라해진다. 이래저래 불편한 마음에 그 엄마를 피하거나 흠을 찾아낸다. 그리고는 “거봐, 역시 가식이었어. 저렇게 겉과 속이 달라서 되겠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열등감은 지워지지 않았다는 걸 말이다. 완벽한 엄마,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정 원장은 “완벽한 엄마는 사회가 만든 환상”이라며 “중요한 건 여러 관계 속에서 존재하는 각각의 정체성을 분리해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각각의 정체성을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니, 무슨 말인가요?
누구나 다양한 역할이 있어요. 엄마 역할, 딸 역할, 친구 역할, 며느리 역할처럼요. 이걸 사회적 가면, ‘페르소나’라고 부릅니다. 엄마 역시 부모로서 해야 할 도리, 책임, 규범에 맞게 행동하기 위해 가면을 씁니다. 나는 아침을 안 먹어도 아이를 위해 식탁을 차리고 식사를 하죠. 엄마라는 페르소나에 맞게 행동하는 겁니다. 사회적 가면을 쓰는 건 나쁜 게 아닙니다. 맡은 역할에 충실하기 위한 노력이니까요. 사회적 가면과 나를 구분하지 못하고, 가면에 사로잡히는 게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상황이 있나요?
임신을 하는 순간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엄마의 역할에 자신을 끼워 넣는 거죠. 태교가 그렇습니다. 늘 좋은 생각만 하고, 좋은 감정만 느껴야 한다고 생각하잖아요. 또 아이가 태어나면 모성애를 발휘하려고 애를 쓰고요. 내 생일은 잊어도 아이 생일만큼은 반드시 챙기고, 내 식사는 못 챙겨도 아이 영양제는 꼬박꼬박 먹이죠.
그래야 하는 거 아닌가요? 다들 그렇게 하잖아요.
이게 바로 사회가 만든 환상입니다. 엄마는 희생하고 사랑만 줘야 한다는 식이죠. 엄마도 사람입니다. 어떻게 365일 아이에게만 맞춰 살 수 있겠어요? 물론 신생아 때는 어쩔 수 없죠. 하지만 계속 이럴 순 없어요. 오로지 아이에게만 맞춰 살면 내 감정과 생각을 돌볼 시간이 없습니다. 그럼 내 존재가 작아지고요. 내가 나를 인정하지 않는 거예요. 그러니 작은 문제에도 쉽게 흔들 수밖에요.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대표적인 게 인지 왜곡이에요.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주관적으로만 판단합니다. 나와 무관한 일까지 모두 내 탓이라고 생각한다거나 지나치게 자신을 비하하는 거죠. ‘아이 키가 작은 건 내가 수면 교육을 제대로 못 시켜서’ ‘내가 제일 형편없는 엄마 같아’ 이런 식으로 생각하죠. 늘 자신을 무능하고 열등하다고 생각하고 매사를 부정적으로 보거나 회피합니다. 이렇게 인지 왜곡이 생기면 내 무의식이 거부 반응을 일으켜요. 불안, 우울, 감정 기복, 강박, 무기력이 바로 대표적인 거부 반응입니다. 이렇게 나를 챙기지 못한 상태로 아이 친구 엄마를 만나고, 관계를 맺으면 쉽게 휩쓸리고 무너집니다.
엄마로서의 나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분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자아 강도를 단단하게 해야 합니다. 자아 강도란 내 마음을 얼마나 잘 알고, 조절할 수 있느냐를 말하는데요. 내 생각과 감정을 객관적으로 보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몇 가지 팁을 드릴게요. 첫째, 스쳐 지나간 중간 마음을 잡아내세요. ‘나는 감정 조절을 못 해’라는 생각 뒤에는 ‘내가 화를 내서 아이가 상처를 입을까 봐 걱정돼’라는 마음이 스쳐 갔을 겁니다. 이 중간 마음을 알면 내 생각이 합리적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어요. 또 최악의 상황과 비교하세요. 보통은 비교할 때 최상의 상황과 견줍니다. 이러면 내가 초라해질 수밖에 없어요. 비교는 되도록 안 하는 게 좋지만, 굳이 해야 한다면 가장 상태가 나빴을 때를 떠올리세요. ‘~했을 때보다 낫네’라는 식으로요. 인지 왜곡은 부정적 감정에 더 취약합니다.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판단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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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원장은 "사회가 만든 완벽한 엄마의 환상에 속지 말라"고 말했다. 우상조 기자
정 원장은 끝으로 “멘털 관리는 체력으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편해진다. 규칙적으로 먹고, 자고, 운동하는 습관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정 원장은 “이 세 가지가 불규칙해지면 몸이 긴장 상태가 돼 나에게 집중할 여유가 없다”며 “이 세 가지만 잘 해도 나를 지킬 수 있다”고 했다.
모든 관계의 중심은 항상 나입니다. 내 마음 가는 대로 해보세요. 그렇게 나를 지키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어요. 편한 관계는 내가 우선일 때 비로소 가능합니다
정신과 의사가 제안하는 아이 친구 엄마와 잘 지내는 법
① “엄마들의 세계도 서열이 있다” 인간 관계에서 서열화는 본능입니다. 강자는 과한 자기애 때문에 타인에 민감하고, 약자는 관계에만 의존해 관계가 힘들죠. 양쪽 모두 정체성에 대한 불신이 원인입니다. 지금 느끼는 것을 기록하는 감정 일기로 내 마음을 알아차려보세요.
② “그 사람이 싫은 이유 나에게 있다” 뒷담화는 갈등의 주요 원인입니다. 뒷담화 이면엔 콤플렉스를 감추려는 심리가 있습니다. 상대를 통해 내 약점을 인지하는 ‘투사(投射)’가 일어나기 때문인데요. 뒷담화를 멈추려면 ‘저 사람은 왜?’가 아닌 ‘나는 왜 그가 싫을까?’로 질문을 바꿔보세요. 사람이 싫다고 손절하거나 피하면 안됩니다.
③ “완벽한 엄마는 환상이다” 우리 주변에 완벽해 보이는 엄마는 꼭 있습니다. 이때 ”겉과 속이 다르다”며 흉보거나 “나는 그러지 못해”라며 위축되지 마세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나와 다른 모습의 ‘사회적 가면’을 쓰는 건 괜찮습니다. 단, 나와 가면을 동일시해 나를 잃어버리면 안돼요. 또 남들에게 보여주기식의 가면도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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