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 TV, 만능 NFC 칩 등 이른바 '골 때리는' 발명품을 선보여 중국을 뜨겁게 달궜던 과학자 즈후이쥔(稚晖君)이 최근 또 다른 발명품을 선보였다.
화웨이 천재소년 즈후이쥔(稚暉君). ⓒ즈후이쥔SNS
즈후이쥔은 2015년부터 첨단 기술 블로그를 운영 중이며, 직접 개발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를 무료로 게시하고 공유할 정도의 기술광(狂)이다. 즈씨는 2018년 중국과학기술대학 졸업 이후 오포에서 AI 관련 일을 하다 2020년 화웨이 '천재 소년 프로젝트'에 스카우트됐다.
*화웨이 '천재소년 프로젝트'는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가 2019년 6월에 시작한 프로젝트로, 최고의 도전과 최고의 급여로 최고의 인재를 데려오겠다는 전략이다.
즈후이쥔이 이번에 선보인 작품은 '자율 주행 자전거'다. 이 자전거의 주요 특징은 구조가 단순하고, 절대 넘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애물을 피해가는 자율 주행 자전거. ⓒ稚暉君 비리비리
ⓒ稚暉君 비리비리
즈후이쥔은 일반 픽시드기어 자전거에 균형을 잡기 위한 각종 기술과 설비를 접목했다.
그는 모델 비행기 전원 리튬 배터리, 브러시리스 모터, 스티어링 기어, RGBD 카메라, 제어 시스템 등을 자전거에 장착했다. 회로 기판 개발 및 설계, 하드웨어 용접 모두 오롯이 그의 손을 거쳤다.
균형을 잡기 위해 직접 개발한 브러시리스 모터. 자전거 뒷바퀴에 설치했다. ⓒ稚暉君 비리비리
균형을 잡기 위해 직접 개발한 브러시리스 모터. 자전거 뒷바퀴에 설치했다. ⓒ稚暉君 비리비리
자전거 균형 문제를 해결한 뒤, 즈씨는 자전거에 영혼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는 '인간의 뇌'를 모방한 알고리즘을 개발해 자전거에 적용했다.
알고리즘은 대뇌 위에 소뇌를 더한 구조로 설계했다. 그중 '대뇌'는 사고를 담당하는 화웨이의 Shengteng 310칩을 사용했다. '소뇌'는 ESP32를 사용했는데, 실시간 동작을 제어하는 데 사용됐다.
화웨이 Shengteng 310 AI칩
완성된 자율주행 자전거. ⓒ稚暉君웨이보
그는 장장 4개월에 걸쳐 해당 자전거를 완성했다 (4개월 중 평일은 업무에만 집중하고 주말을 활용했다고 한다).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XUAN(轩). 그는 테슬라에도 없는 레이저 레이더(Laser radar, 운동량 제어) 기능까지 갖췄다고 밝혔다.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테스트를 하는 영상. ⓒ稚暉君비리비리
즈후이쥔은 모든 설계를 마친 뒤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수백 번의 테스트를 마치고 현장으로 나가 직접 자전거를 달리게 했다. 우려와 달리 현장에서 자전거는 정지 상태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었고 충격과 추가 하중에도 끄떡없는 모습을 보였다.
벽돌을 걸어도 넘어지지 않는 자전거. ⓒ稚暉君 비리비리
자전거에 장착된 RGBD 카메라, 레이더, 센서 등은 주변의 물체를 감지해 장애물을 피했다. 또 스스로 도로 상황과 지형을 인식하며 각양각색의 경로를 설정하기도 했다.
그의 완벽한 설계와 센서 시스템이 자율 주행이 가능케 했다. 도로에서 주행 가능한 '진짜 자전거'로 생각될 수 있지만, 아쉽게도 현재 사람을 태울 수는 없다고 한다.
ⓒ稚暉君 비리비리
ⓒ稚暉君 비리비리
난간 위에서 중심을 잡는 자전거. ⓒ稚暉君 비리비리
그가 이 자전거를 발명한 이유는 단순하다.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져 크게 다친 뒤, 넘어지지 않는 자전거를 발명하기로 결심한 것. 네티즌들은 "역시 괴짜 발명가" 답다며 그에게 찬사를 보냈다.
첨단기술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개발자이지만, 대중에겐 그저 기술로 가득 찬 하드웨어 영상을 올리는 '괴짜 발명가'로 더 알려져 있다.
ⓒ稚暉君웨이보
그의 화려한 전적을 살펴보자.
그는 언제 어디서든 사용 가능한 초소형 스마트 NFC를 만들었다. 회사 사원증, 식당 카드, 버스 카드 등 모든 기능을 통합했다. 코로나 시대에 필수가 된 개인 QR코드도 나타날 수 있게끔 개발했다.
ⓒ稚暉君 비리비리
ⓒ稚暉君 비리비리
세상에서 가장 작은 TV도 만들었다.
화면 송출은 물론 와이파이 기능이 추가되어 실시간으로 일기 예보를 표시할 수 있다. 또 휴대폰, 소형 데스크톱 액세서리로도 사용할 수 있다. 메시지와 단순 알림을 수신할 수 있다.
ⓒ稚暉君 비리비리
ⓒ稚暉君 비리비리
먹고 난 게딱지로 '화성 탐사선'도 만들었다.
WiFi 무선 영상 전송 및 제어를 지원하며 휴대폰에서 손가락이 움직이는 곳마다 차가 따라간다. 레이저 거리 측정이 가능하며 목표 거리를 제한할 수도 있다. 이 작은 탐사선에는 관성 감지 장치도 존재한다.
ⓒ稚暉君 비리비리
ⓒ稚暉君 비리비리
자신을 '괴짜 아이언맨'이라 칭하는 즈후이쥔. 그의 롤모델은 일론 머스크다. 언젠간 자신도 머스크처럼 화성에서 지구를 바라볼 수 있는 순간이 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중앙일보] 입력 2021.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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