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file.mk.co.kr/mkde_7/N0/2018/11/20181126_3916759_1543207529.jpg)
대표적인 가상화폐로 널리 알려진 비트코인 가격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4000달러 선마저 붕괴되면서 지난해 9월 말 이후 1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5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의 비트코인가격지수(BPI)에 따르면 시가총액 1위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은 장중 한때 3456달러까지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고점인 2만달러 근방이었던 것에 비해 81%나 추락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1280억달러로 역시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주일 전 1820억달러에 비해 540억달러나 급감했다. 최근 한 달간 비트코인 가격은 36%나 급락하며 2013년 4월 이후 5년8개월 만에 최악의 한 달 실적을 기록했다. 당시 비트코인은 한 달 새 44.8%나 폭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중순 6000달러가 붕괴되면서 급락세의 속도가 빨라졌다. 이후 신저점을 잇달아 기록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대하는 태도가 1년 만에 바뀌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개인투자자들 사이에 비트코인 투자 광풍이 불면서 가격이 2만달러에 육박했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추수감사절이 지나면서 비트코인 투자 분위기가 급격히 악화되는 모습이다.
가상화폐 전문매체인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 가격이 4000달러가 무너지면서 손절매 물량이 쏟아져 하락세가 가속화했고,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제 소식 등도 부담이 됐다고 분석했다. SEC는 비등록 가상화폐공개(ICO)를 통해 각각 1000만달러 이상을 조달한 스타트업 에어폭스와 파라곤에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또 지난주 블룸버그는 미국 법무부가 지난해 비트코인 가격이 2만달러에 육박했던 것을 두고 스테이블코인 테더와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파이넥스의 가격 조작을 의심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가상화폐 기업들과 투자자들은 올해 가상화폐가 각국에서 구체적인 법적 지위를 인정받고 가상화폐 발행(ICO)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면서 시장이 확대될 것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가상화폐 가격이 바닥 모르고 추락하면서 '대체통화의 꿈'도 멀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블록체인 전문 분석 기관 체인널리시스(Chainalysis)에 따르며 작년 12월 4억2700만달러에 이르렀던 비트코인 취급액이 올해 9월에는 9600만달러로 무려 80% 가까이 감소했다.
그러나 가상화폐의 미래에 대한 낙관론도 여전하다. 가상화폐 전문 자산운용사인 갤럭시디지털 캐피털매니지먼트를 이끌고 있는 마이클 노보그라츠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가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하면서 "내년 1분기부터는 기관투자가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유입될 것"이라며 "가상화폐시장이 내년에는 다시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 오하이오 주정부가 비트코인을 납세 결제수단으로 허용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오하이오 주 사업자들이 담배 판매세를 비롯해 원천징수세 등의 세금을 비트코인으로 결제하기 위해 이번주부터 웹사이트(OhioCrypto.com)에 접속·등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코인센터의 제리 브리토는 "가상화폐 기술(블록체인)이 정부에 의해서도 사용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리조나·조지아·일리노이 주도 비트코인을 이용한 세금 납부를 추진했지만, 주 의회의 반대로 무산됐다. 비트코인은 10년 전 등장 후 거래 가능한 자산으로 인기를 모았지만,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로 결제 수단으로서는 폭넓게 인정받지 못했다.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을 이용해 인재와 자본 유치에 나서는 주도 있다. 와이오밍주는 블록체인 사업을 키우기 위해 올해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한편 가상화폐 폭락장의 원인이 하드포크에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드포크는 기존 블록체인의 기능 개선과 오류 정정, 문제점 수정을 위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대신 새로운 블록체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뜻한다. 새로 탄생한 시스템은 기존 시스템과 서로 호환되지 않고, 또 다른 가상화폐를 생성하게 된다. 비트코인캐시는 2017년 8월, 비트코인 거래 속도를 향상하기 위해 하드포크된 가상화폐다. 문제는 하드포크를 거치면 공급량이 늘기 때문에 해당 가상화폐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매일경제 김덕식 입력 : 2018.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