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영민한 지도자들이여! 이래서 중국의 '축구굴기(蹴球崛起·축구를 일으켜 세운다)'가 가능하겠는가." "14억 대표팀이 700만 행정구(홍콩) 대표팀에 막히다니."
17일 중국과 홍콩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경기가 0대0으로 끝난 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축구를 성토하는 팬들의 글이 빗발쳤다. 중국축구협회 홈페이지는 해커의 공격을 받아 한때 마비됐다. 친중계 홍콩 매체인 봉황망은 "중국 축구는 아시아 3류로 눌러앉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17일 중국과 홍콩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경기가 0대0으로 끝난 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축구를 성토하는 팬들의 글이 빗발쳤다. 중국축구협회 홈페이지는 해커의 공격을 받아 한때 마비됐다. 친중계 홍콩 매체인 봉황망은 "중국 축구는 아시아 3류로 눌러앉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축구굴기'를 외치는 중국 축구가 또 한 번 '축구굴욕'을 당했다. 중국은 이날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홍콩 대표팀과 비기며 승점 11(3승2무1패)로 월드컵 2차 예선 C조 3위에 처졌다. 월드컵 본선은 고사하고 12개 팀이 겨루는 아시아 최종예선에도 못 나갈 위기다. 작년 말 민주화운동을 중국이 진압한 이후 '반중(反中) 정서'가 만연한 홍콩은 중국을 상대로 조 2위(승점 14)를 지키며 축제 분위기가 됐다.
이런 굴욕적 상황은 중국에는 익숙한 장면이다.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예선 때도 중국은 A조 3위에 그쳐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에 실패했다.
중국인들은 "축구가 2400년 전 고대 중국의 축국(蹴鞠)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한다. FIFA(국제축구연맹)도 2004년 축구의 중국 기원설을 인정한 일이 있다. 그럼에도 중국 축구가 기를 못 펴는 것은 '현대 스포츠의 미스터리'(2014년 타임지 평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굴욕적 상황은 중국에는 익숙한 장면이다.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예선 때도 중국은 A조 3위에 그쳐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에 실패했다.
중국인들은 "축구가 2400년 전 고대 중국의 축국(蹴鞠)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한다. FIFA(국제축구연맹)도 2004년 축구의 중국 기원설을 인정한 일이 있다. 그럼에도 중국 축구가 기를 못 펴는 것은 '현대 스포츠의 미스터리'(2014년 타임지 평가)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역대 지도자 중 가장 강력한 권력을 가졌다고 '시황제'로 불리는 시진핑 중국 주석도 상황을 돌리지 못한다. 시 주석은 "중국이 월드컵에 나가고, 월드컵을 유치하고,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것이 세 가지 소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추미(球迷·축구광)'를 자처하는 시 주석은 지난 2월 국가 차원의 '축구 개혁 종합방안'도 내놨다. 중국 정부는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의 꿈(中國夢)과 체육 강국의 꿈은 상통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축구를 초·중등 과정의 필수과목으로 지정했으며, 2017년까지 2만여 개의 '축구특색학교'도 세울 계획이다. '축구 선수 10만 양성'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내에 수백 개의 축구 전용구장을 세울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중국 대표팀의 현실은 암울하기 짝이 없다. '인구 1억명당 대표선수 한 명씩 뽑아도 베스트11을 채우고 남는다'는 중국은 왜 축구를 못하는 걸까.
하지만 중국 대표팀의 현실은 암울하기 짝이 없다. '인구 1억명당 대표선수 한 명씩 뽑아도 베스트11을 채우고 남는다'는 중국은 왜 축구를 못하는 걸까.

이장수 전 광저우 헝다 감독은 "중국이 부유해지며 자국 프로리그에 거대 자본이 들어와 대표급 선수의 연봉이 10억원을 넘게 됐다"며 "고연봉 선수들이 현실에 안주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고 했다. 유럽 등의 큰 무대에 도전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중국 출신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선수는 현재 한 명도 없다. 반면 중국 리그의 주요 포지션은 외국 선수들이 차지하고 있다.
만연한 부조리도 중국 축구의 발전을 저해한다. 그동안 대형 승부 조작 스캔들로 홍역을 치렀던 중국 리그는 여전히 도박 등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선수들이 담합해 감독을 몰아내거나, 인맥을 통해 선수들이 선발되는 등 후진적인 문화도 여전하다.
산아제한 탓에 한 가정 한 자녀로 떠받들리며 자란 '소황제'들이 단합정신을 잃었다는 평가도 있고, 이것이 개인 경기엔 강하지만 팀 경기에 약한 모습을 만들었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 중국 축구는 5~6년 후 대표 팀의 주축이 될 청소년 레벨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한다. 중국은 U―17(17세 이하) 월드컵 본선 무대를 2007년부터 6회 연속 밟지 못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축구만큼은 아직 우리가 중국에 큰소리칠 수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중국의 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세계 축구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테니 우리도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만연한 부조리도 중국 축구의 발전을 저해한다. 그동안 대형 승부 조작 스캔들로 홍역을 치렀던 중국 리그는 여전히 도박 등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선수들이 담합해 감독을 몰아내거나, 인맥을 통해 선수들이 선발되는 등 후진적인 문화도 여전하다.
산아제한 탓에 한 가정 한 자녀로 떠받들리며 자란 '소황제'들이 단합정신을 잃었다는 평가도 있고, 이것이 개인 경기엔 강하지만 팀 경기에 약한 모습을 만들었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 중국 축구는 5~6년 후 대표 팀의 주축이 될 청소년 레벨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한다. 중국은 U―17(17세 이하) 월드컵 본선 무대를 2007년부터 6회 연속 밟지 못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축구만큼은 아직 우리가 중국에 큰소리칠 수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중국의 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세계 축구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테니 우리도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