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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내 차, 보물단지 만드는 비법

해암도 2013. 4. 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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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다니는 김진철(35·남) 씨는 10년된 소형승용차를 타고 다닌다. 새 차를 사고 싶지만 차 상태가 괜찮은 편이고, 아이들 교육비에 아파트 구입하느라 쓴 대출 때문에 2~3년 뒤로 구입을 미뤘다.

그는 며칠 전 전조등을 비롯한 몇 가지 부품이 고장 나 카센터를 방문했지만 해당 부품을 구할 수 없다며 수리를 거부당했다. 카센터 직원에게 따지니, 부품을 어렵게 구해 고쳐줘야 얼마 받을 수 없어 품값이 더 든다며 폐차장 등지에서 김 씨가 부품을 구해오면 그 때는 고쳐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따로 시간을 내 폐차장에 가기도 어려워 폐차를 고민중이다.

국내에서 운행되는 자동차 2대 중 1대는 7년이 넘은 낡은 차다. 이들 차 소유자들의 상당수는 김 씨처럼 각종 부품이 없어 어려움을 자주 겪는다. 일부 정비업체에서는 부품을 개조해 주기도 하지만 더 큰 고장으로 이어져 사고라도 날까 봐 불안하기도 하다. 신품이 있더라도 차 가격에 비해 부품 값, 공임비가 비싸 큰 불편이 없다면 선뜻 고칠 마음도 들지 않는다.

이 같은 고충 때문에 몇 군데만 손보면 충분히 쓸 수 있는 차를 폐차시키거나 무리해서라도 새 차를 사는 운전자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중고차를 사면 얼마 못 가 부품을 구할 수 없다며 중고차 구입을 꺼려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그러나 낡은 차의 수명을 늘리고, 유지비도 아끼는 등 알뜰하고 안전하게 차를 관리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있다. ‘중고 부품’을 활용하면 된다. `중고`를 꺼려하지 않는다면 단종된 차의 부품을 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가격도 대개 신품의 30~50% 수준으로 정비요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부품 값을 절약할 수 있다. 현재 아반떼MD 사이드미러는 신품이 9만1410원, 중고품이 5만원이다. 토스카 범퍼는 신품이 19만원, 중고품이 4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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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부품이라고 불안해할 필요도 없다. 불법도 아니다. 정부는 2003년 자원재활용으로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조향 장치와 브레이크 장치를 제외한 모든 중고 부품 사용을 합법화했다. 또 부품 성능이 좋아졌고, 반품제도 등이 도입돼 신뢰도가 높아졌다. 더군다나 중고 부품은 대부분 `순정품`이다.

자동차보험을 통해 차를 수리할 때 중고 부품을 사용하면 새 부품 가격의 20%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친환경(중고) 부품 사용 특약`도 있다. 해당 부품은 차량의 성능이나 안전에 영향이 없는 사이드미러, 보닛 등 중고 외관부품 14종과 품질인증을 받은 교류발전기, 등속조인트 등 재제조 부품 2종이다.

현재 중고 부품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곳은 폐차장이다. 그러나 발품이 든다는 게 단점이다. 정비업체에 부탁해도 되지만 비용이 추가된다. 요즘 각광받는 부품 구입 방법은 발품 대신 손품을 파는 것이다. 포털 검색엔진에서 ’중고 부품’을 입력하면 관련 쇼핑몰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쇼핑몰마다 다르지만 전조등부터 엔진까지 거의 모든 부품을 구할 수 있고, 원하는 부품이 없을 경우 쇼핑몰에 요청하면 따로 구해주기도 한다. 소비자들이 중고품을 믿고 살 수 있도록 품질보증, 반품 및 교환, 택배 등 시스템을 갖추는 중고품 판매업체들도 많다.

[매경닷컴 최기성 기자] 2013,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