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통신

오늘은 동지.....팓죽 끓이기.....

해암도 2013. 12. 22. 16:10

동지(冬至)에 찾아오는 도깨비 퇴치를 위해 만들어 먹던 팥죽

한식이야기. 팥죽

“산중에 길을 잃고 헤매다 보니 날이 저물었습니다. 하룻밤 신세 좀 져도 되겠습니까?”

 

궁핍하게 사는 김가네에 손님이 찾아왔다. 밥을 한끼 달라는 것도 아니고 밤이슬 피해 잠을 청할 자리 좀 내어 달라하니 야박하게 거절할 이유가 없다. 다음날 해뜨기 전 이른 새벽, 어제 밤 찾아온 과객은 고맙다며 김가에게 벗이나 하자고 청한다.

 

이 후로 과객은 김가를 종종 찾아와 조언을 한다. 그의 말을 따라 벼를 심으면 벼가 풍년이고, 감자를 심으면 감자가 풍년이다. 김가는 이름 모를 과객 덕에 동네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됐다. 그런데 부자가 됐음에도 김가에게는 고민이 있었다. 곡간에는 쌀이 넘쳐나지만 어째서인지 잘 먹어도 매년 눈에 띄게 기력이 쇠하기 때문. 특히나 늦은 밤 찾아와 이른 새벽에 자리를 뜨는 과객이 오는 날이면 증상이 더 심해졌다.

 

고민 끝에 산사의 노승을 찾아가 걱정거리를 털어놨다. 노승은 ‘과객이 오거든 싫어하는 것이 무엇이냐 물어보고 그것을 구해다가 집안 곳곳에 뿌려두라’고 말했다. 김가는 과객이 싫어하는 것이 하얀 말의 피라는 것을 알고 그것을 구해두었다가 그가 찾아오는 날 백마의 피를 집안 곳곳에 뿌렸다.

 

집에 찾아온 과객은 이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도깨비로 변해 줄행랑을 쳤다. 하지만 밤이 긴 동짓날이 되면 다시 찾아오니, 노승은 팥물이 백마의 피와 비슷하니 이를 집에 뿌리라고 말했다. 동짓날마다 팥죽을 쒀 집안 곳곳에 뿌려두니 더 이상 도깨비가 찾아오지 않았다.

	옛 선인들은 붉은 팥으로 만든 팥죽이 잡귀를 물리쳐 준다고 믿었다. 사진=쿡쿡TV
옛 선인들은 붉은 팥으로 만든 팥죽이 잡귀를 물리쳐 준다고 믿었다. 사진=쿡쿡TV

불교에서 내려오는 팥죽과 관련된 설화다. 동짓날의 절식인 팥죽과 관련된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악귀를 쫓기 위해 팥죽을 만들고 먹었다는 내용이다. 이는 팥의 색이 붉어 ‘양(陽)’을 상징해 역귀나 잡귀를 물리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동지(冬至)에는 팥죽을 만들어 사당에 올려 동지고사를 지내고, 각 방과 장독·헛간 등 집안 구석구석에 팥죽을 놓아두었다가 식은 다음에 식구들이 모여서 팥죽을 먹는다. 동지에 팥죽을 먹는 이유 역시 잡귀를 물리치기 위함이다. 여기에 ‘동지팥죽을 먹어야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이유도 있다.

 

옛 선조들은 동지를 기점으로 해가 길어지기 때문에 태양이 부활하는 날이라며 아세(亞歲 작은 설)라 불렀다. 이 관념은 오늘날에도 이어지며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 혹은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말이 내려오고 있다. 중국 주나라에서는 동짓날에 생명력과 광명이 부활한다고 생각해 이 날을 설로 삼았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동지인데 팥죽을 먹지 않는 경우도 있다. 동지가 음력 11월 10일 안에 들면 애동지라 하여 아이들에게 나쁘다는 이유로 팥죽을 쑤지 않는다. 그 집안에 괴질로 죽은 사람이 있어도 팥죽을 만들어 먹지 않는다고 한다.

 

지역에 따라 동짓날 팥죽을 먹는 모습이 차이가 나기도 한다. 경기도에서는 사당에 팥죽으로 차례를 지낸 다음 방·마루·장독대 등에 한 그릇씩 팥죽을 놓고 식구들이 둘러앉아 먹는다. 경상도에서는 동지에 팥죽을 쒀 솔가지에 적셔 집안 대문을 비롯해 담벼락이나 마당에 뿌리며 마을 입구에 큰 고목에도 뿌려 잡귀들의 동네 침입을 막는다. 강원도에서는 팥죽의 새알심으로 수수로 만든 ‘옹심’을 넣어 먹는다. 충남 연기에서는 동지불공을 드리러 절에 다녀오는 관습이 있다.

 

팥죽을 동지에만 쑤어먹는 것은 아니다. 우리네 선조들은 이웃이 상(喪)을 당했을 때 팥죽을 만들어 부조하기도 했다. 이 역시 상가를 찾아올 악귀를 쫓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정재균 PD (jeongsan5@gmail.com)

 

요즘은 간단하게 혹은 퓨전으로 많이 하지만 일단 전통 방식으로 끓이기

 

1. 방앗간에 전화하여 찹쌀한되 빻아 달라고 부탁해 찾아 온거를...

2. "익반죽"해서 찰기가 느껴질 정도로 땀나게 치대어서....

3. "새알심"을 만드는중...

 

 

 

 

4. 4시간째 삶고있는 팥....

 

 

 

 5. "얼기미"로 걸러보려니 잘않되어서...

 

 6. 믹서에 넣고 분쇄모드로 1분간 윙.....

 7. 아주 잘 갈아진 팥...

 

 

 8. 냄비에 팥, 물, 소금조금, 그리고 불린찹쌀 조금 등 을 넣고 끓이기 시작...

 

9. 끓어서 찹쌀이 충분히 퍼질때 준비된 새알을 넣고 끓이기 시작..... 다익으면 위로 떠오름.

 

 

 10. 완성된 팥죽, 이제 동치미와 먹기만 하면 되능거.....더불어 한살 더 먹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