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DB
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아침 식사로 꼭 추천하고픈 것이 있다. 바로 퀴노아다.
좁쌀처럼 생긴 퀴노아는 수천 년 전부터 재배됐다. 쌀이나 보리 같은 일반적인 곡물이 자라기 힘든 굉장히 척박한 환경, 예를 들면 해발 3600m 이상, 밤에는 서리가 내리고 낮 기온이 40도 넘어가는 곳에서도 산다. 물이 부족하고, 토양에 염분이 강해서 사실상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기후에서도 살아남는 작물이다.
생명력이 강한 만큼 영양학적 가치가 뛰어나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는 장거리 우주 비행사의 식단에 퀴노아를 포함시켰고, ‘단일 식품으로 생명 유지에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다 공급할 수는 없지만 동물성, 식물성 재료를 통틀어서 퀴노아가 가장 근접하다’고 평가했다. 쌀과 비교해 보면 쌀은 100g당 탄수화물 79.95g, 단백질 7.13g, 식이섬유 1.3g인데, 퀴노아는 같은 무게당 탄수화물 68.9g, 단백질 13.1g, 식이섬유 5.9g이다. 쌀에 비해 단백질은 2배, 식이섬유는 4∼5배나 많다. 그 외에도 칼슘, 칼륨, 철분, 비타민B, 마그네슘, 인, 망간 등이 적게는 하루 권장량의 10%, 많게는 50% 이상 들어 있다.
특히 주목할 것은 단백질이다. 퀴노아는 단백질 함량도 많고, 우리 몸에 필수적인 9가지 아미노산을 모두 갖고 있는 완전 단백질 식품이다. 단백질의 아미노산 조성을 평가하는 ‘아미노산 점수(ASS)’라는 게 있는데, 소고기는 0.94, 퀴노아는 0.97로 퀴노아가 소고기보다 높다. 다른 곡물보다 높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뼈에 중요한 칼슘도 조리된 것 100g 기준 백미에는 3mg, 퀴노아에는 17mg이 들어 있다.
퀴노아는 발아시켜 먹으면 더 좋다. 섬유소는 3배, 항산화 물질은 2배 더 늘어난다. 2배 분량의 물에 넣어 15분 정도 약한 불로 삶으면 발아가 된다. 7일까지 냉장 보관이 가능하다.
발아 퀴노아는 사과와 함께 먹으면 최고의 식치 궁합을 이룬다. 쌀쌀하니 따뜻한 ‘웜 시리얼’ 만드는 법을 공유한다. 깍둑썰기 한 사과에 시나몬 가루와 올리브 오일을 뿌리고 볶은 다음 발아 퀴노아를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한다. 그릇에 담은 뒤 볶은 견과류를 넣어주면 완성이다. 단맛을 원하면 아가베 시럽, 꿀, 알룰로스 등을 넣는다. 시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퀴노아는 흰색, 빨간색인데 검은색, 노란색도 있다. 골고루 섭취하면 더 좋다.
다만 먹을 때 주의할 점이 있다. 퀴노아는 기본적으로 씨앗이라 기름이 함유돼 있어 과잉 섭취 시 설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퀴노아에 있는 사포닌은 위장 장애, 복부 팽만감을 일으킨다. 사포닌 섭취를 줄이고 싶다면 물에 길게 담갔다가 씻어 먹기를 권한다.
퀴노아는 밥에 넣어 먹어도 좋다. 쌀과 퀴노아를 9 대 1 비율로 넣으면 좋다. 다만 퀴노아가 쌀보다 가볍고 작기 때문에 따로 씻어서 넣도록 한다.
정세연 한의학 박사는 음식으로 치료하는 ‘식치합시다 정세연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유튜브 ‘정라레 채널’을 통해 각종 음식의 효능을 소개하고 있다. 12월 기준 채널 구독자 수는 약 89만명이다. ※정세연 원장의 ‘아침에 빵 대신 이걸 드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AfBQVuzlj5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