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근거 없는 얘기, 샤워 후 우울감 개선은 기분 탓
산책 등 가벼운 운동이 더 효과적

◇우울, 물과 전혀 관계없어… 근거 없는 '거짓'
전문가들은 우울은 수용성이란 말이 어디서 나왔는지 궁금해했다. 그 어떤 연구도 논의도 이루어진 적 없는, 말도 안 되는 말이 어떻게 온라인에 확산한 것인지 신기해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형근 교수는 "우울이 수용성이란 얘기는 생전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우울과 물은 전혀 연관이 없고, 관련된 연구는 단 한건도 없다"고 했다. 그는 우울이 수용성이라는 말은 전혀 근거가 없어서, 왜 그런 말이 나오게 됐는지 짐작할 방법조차 없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씻고 나서 기분이 좋아지는 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노원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중 교수는 "기분 탓이다"고 했다. 김의중 교수는 "씻고 나서 혹은 물을 마시고 나서 기분이 전환되는 건 기분 탓"이라며 "단순히 어떤 행위를 해서 기분이 약간 달라지는 것이지 우울함이 수용성이라서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울이 수용성이라면 비 오는 날 모든 사람의 기분이 좋아져야 하고, 해가 쨍쨍하면 우울해져야 하나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는 "불쾌지수조차 우울과 관련이 없어 불쾌지수가 낮아진다 해서 우울감이나 우울증이 나아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특히 우울증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의 병적상태를 의미하기에 어떤 행위만으로 증상을 개선하기는 어렵다"라며 "씻기, 물 마시기 등 물과 관련된 행위가 병을 좌우할 만한 요소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단 몸부터 움직여야
실제 우울을 개선하는 건, 물이 아니라 운동이다. 운동은 단순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은 물론, 약물치료 병행이 필요한 우울증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도 효과적인 기분 전환 치료제이다.
박형근 교수는 "가벼운 우울감을 느끼는 경우엔 운동과 명상이, 우울증 진단을 받은 상태일 땐 약물치료를 하면서 추가로 운동하면 증상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운동이 우울감, 우울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 근거는 이미 충분히 나와있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우울하면 몸을 움직이기 쉽지 않지만 무기력하게 누워 있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면서 "일단 몸을 움직이면 우울감이 개선될 확률이 1%라도 증가하니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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