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文 정권처럼 꼬리 낮추면 中에 계속 짓밟혀...美·中 사이 ‘이념적 방황’ 끝내야”

해암도 2022. 2. 2. 13:23

 [송의달 LIVE] - 송재윤 교수 단독 인터뷰

 

“한국의 반중(反中) 감정은 어느날 갑자기 나온 돌발현상이 아니다. 진짜 기현상(奇現象)은 한국에 만연해 있던 친중 사대주의(親中 事大主義)이다. 상식적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사람들은 인민의 자유를 제한하고 인권을 탄압하는 중국공산당의 일당독재를 절대 좋게 생각할 수 없는데도 말이다.”

 

지난달 <슬픈 중국 : 문화대반란 1964-1976>을 낸 송재윤(宋在倫·53) 캐나다 맥매스터(McMaster)대 교수의 말이다. 3부작 시리즈 중 두번째인 이 책은 중국 문화혁명(약칭 문혁·1966~76년) 당시 벌어진 최소 수 백만건이 넘는 집단 린치와 불법 구금·비자연적 사망을 포함한 실상(實相)과 전모를 파헤치고 있다.

 

2009년부터 캐나다 맥매스터대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송재윤 교수. '중국근현대사' '중국사상사' 등을 학부와 대학원에서 강의하는 그는 "문화혁명 관련 자료가 세계 학계에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대학도서관에서 클릭 몇번 하면 과거에는 접근하지 못한 중공중앙의 극비 문서와 사료(史料)들도 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대학> ‘정심(正心)’장의 구절처럼 ‘마음이 없으면 봐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는다’(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聞). 진정한 역사 탐구는 손에 쥔 사료를 정교하게 분석해서 그 함의를 해석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송재윤 제공

 

◇‘중국 환상’에 사로잡힌 한국 운동권

 

고려대 철학과 졸업 후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11~14세기 중화제국 통치이념의 패러다임 전환’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한국 지식인과 엘리트들에 퍼져있는 오도(誤導)된 중국 인식에 비판적이다.

 

“한국인들은 한국전쟁에서 14만의 사상자(死傷者)를 내면서 대한민국을 위해 공산전체주의 세력과 맞서 싸운 미국의 희생에 고마움은커녕 강한 반미(反美)의식을 표출한다. 이들은 중국의 인권유린에 무관심하고 중국의 횡포(橫暴)에 항의 조차 않는다. 대통령 방중 수행기자단이 집단폭행을 당해도 꿀먹은 벙어리가 된다.”

“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를 위시한 한국의 좌파 지식계와 80년대 운동권은 역사의 실상을 왜곡해 허황된 중국 혁명 신화(神話)를 썼다. 1970~80년대 논리가 아직도 한국 586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모두 리영희의 책들을 바이블처럼 읽었다고 하지 않았나.”

 

2016년까지 60%를 밑돌던 우리나라의 ‘반중 감정’은 2021년엔 77%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로 치솟았다. 미국 ‘퓨 리서치 센터’가 작년 6월 실시한 14개 조사대상국 가운데 일본·스웨덴·호주에 이어 네 번째로 높다. 한국민 10명 중 8명 정도가 중국을 싫어하는데, 왜 한국 정치권과 지식인·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중국에 굴종과 순응만 되풀이할까? 기자는 캐나다에 거주하는 송 교수와 지난달 하순부터 5차례 전화와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최근 저서 얘기로 말문을 열었다.

 

송재윤 교수가 쓴 <슬픈 중국>. 2020년 4월 나온 1권(왼쪽)은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세종도서로 선정돼 현재 4쇄 판매 중이다. 2권은 536쪽 분량에 생동감 넘치는 문장과 풍부한 사진 및 정확한 사료(史料)·연구 자료 인용으로 학계와 시민의 호평을 받고 있다./까치 제공

 

- 중국은 거칠고 강한 이미지인데, 책 제목이 왜 ‘슬픈 중국’(A Sad China)인가?

“20세기 현대사에서 중국 인민들이 겪은 처절한 슬픔에 깊이 공감해서다. 마오쩌둥이 1958년부터 4년간 벌인 ‘대약진운동’ 하나로만 최대 450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1980년대 중국공산당의 자체 폭로를 보면, 마오쩌둥이 일으킨 문화혁명으로 1억1300만명이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 원래부터 중국에 비판적이었나?

“정반대이다. 서울에서 소년기부터 중국을 공부해온 나는 중국의 언어, 철학, 역사, 문학, 음악, 음식, 무술, 의학 등 모든 것을 사랑한다. 20년 넘게 깊은 우정을 쌓아온 많은 중국 친구들은 나의 소중한 자산들이다. 하지만 나는 ‘정치적 친중주의(親中主義)자’가 아니다.”

 

그 이유를 송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중국정부는 유엔헌장과 국제법에 명시된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한다. 중국인은 표현, 집회·결사, 언론출판, 거주·이전, 출산(出産)을 포함한 기초적 신체의 자유도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 노동자농민의 나라를 표방하지만, 1982년 재개정된 중국헌법에는 ‘파업의 권리’(노동쟁의권) 자체가 삭제돼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나로선 중국공산당의 일당독재를 비판할 수밖에 없다.”

 

1989년 6월4일 베이징 천안문광장에서 자행된 학살 이후 현장 모습/http://xahlee.org/Periodic_dosage_dir/tiananmen_64_1989.html
중국공산당 최고 지도부의 집단 거주지이자 국무원이 있는 베이징 시내 중난하이(中南海)의 야경/조선일보DB

 

◇“중국의 치부 감추면 親중국 선전물”

 

그는 “세계 시민의 관점으로 중국 인민의 편에 서서 중국공산당 정권이 저질러온 역사적 과오를 있는 그대로 상세히 기록할 뿐”이라며 “정치적 목적으로 중국의 치부(恥部·부끄러운 부분)를 감춘다면 친(親)중국의 선전물이 되고 만다”고 했다.

 

- 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 같은 진보 지식인들과 80년대 한국 운동권은 문화혁명을 찬양하지 않았나?

“그렇다. 1970~80년대 리영희는 <8억인과의 대화> 등에서 대약진운동을 인간개조의 혁명이라 칭송하고, 마오쩌둥의 문화혁명을 맹목적으로 미화(美化)했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事實)은 그의 저서들이 부정확하고 왜곡된 정보로 가득 찬 허황된 중국 신화(神話)임을 확실하게 증명한다. 당시 한국 언론의 중국관련 기사들도 문혁 당시의 광기(狂氣)와 폭력을 정직하게 보도했다.”

 

-문화혁명은 얼마나 야만(野蠻)적, 폭력(暴力)적이었나?

“중국공산당(약칭 중공)중앙이 2년 7개월에 걸친 조사와 검증을 통해 1984년 5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문혁 10년 동안 172만8000여명이 비자연적(집단 린치, 테러 등 포함)으로 사망했다. 13만5000여명은 사형에 처해졌고 703만여명이 부상당하거나 회복불능의 불구가 됐다. 또 7만여호의 가정이 파괴됐다. 모두 공산주의 혁명에 적극 협조하지 않거나 반대하는 반(反)혁명 성향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런 문혁을 기획·사주(使嗾)하고 집행을 명령한 마오쩌둥이 과연 ‘중국의 별’인가?”

 

중국 문화혁명 시절, 폭력적인 군중집회의 한 장면. 맨 앞에 두 명이 일명 '제트기' 자세의 고문을 당하고 있고, 그 뒤에 이미 처형되어 매장당한 희생자들의 얼굴만 바닥 위로 솟아 있다. 문혁 시절의 폭력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진 증거물이다./Public Domain
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가 1977년에 쓴 <8억인과의 대화>. 한국의 진보좌파 지식인과 운동권의 친중 사대주의 형성에 영향을 미친 책으로 꼽힌다./조선일보DB

 

◇“文 정권의 親中主義는 합리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리영희의 책들이 널리 읽힌 이유는 무엇인가? 아직도 많은 한국 지식인들은 중국에 대한 동경(憧憬)에 젖어있다.

“군부독재 시절 한국의 지식인들이 ‘대체 역사’를 찾아서 ‘중국 판타지’에 탐닉했던 듯하다.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리영희는 스스로의 오류를 반성하기 보다는 ‘중국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며 회피성 발언만을 남겼다. 그럼에도 1980년대 운동권 세력은 여전히 리영희의 영향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 등 권력 기관을 장악한 운동권과 문재인 정권의 정치적, 외교적 친중주의(親中主義)는 합리적이지도, 실용적이지도 않다.”

 

- 왜 그런가?

“시진핑 총서기는 ‘중국몽(中國夢)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고 정의한다. 인류 보편가치와는 거리가 멀 뿐 아니라 중국만의 예외주의, 중국우선주의, 중국특수주의인 것이다. 중국몽은 중국인 개개인의 인권과 자유를 제한하는 공산당 일당독재의 논리이며, 주변국을 위협하고 압박하는 구태의연한 패권주의이다. 자유민주주의 주권국가인 한국이 ‘인류몽’이나 ‘한국몽’도 아닌 ‘중국몽’에 동참한다는 게 말이 되나?”

 

중국을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12월 15일 오전 베이징대학교에서 한중 관계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뉴시스

 

- 지금 중국은 진실로 ‘떠오르는 세계적 강국’인가?

“경제규모로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이다. 그러나 중국의 1인당 GDP는 세계 79위에 불과하다. 2020년 5월 25일 리커창 국무원 총리는 ‘중국 인구의 40%에 달하는 6억명이 월수입 1000위안(미화 140달러) 이하의 빈곤 상태를 탈출하지 못했다’고 실토했다. 중국은 세계 최고의 빈부 격차, 도농 격차, 계급 갈등, 부동산 거품, 전체주의적 통제 강화, 인권 침해 같은 많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 중국의 경제적 불평등은 미국보다 더 심각하다.”

 

- 그런데도 많은 한국 지식인들은 ‘중국 눈치’만 보고 있다.

“중국의 문제점들을 알면서도 침묵·아부한다면, 중국인들이 좋아할 것 같은가? 거꾸로 역효과만 난다. 세계인의 관점에서 중국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지적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때, 중국인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2017년 12월 14일 한국 기자단이 중국 경호원에 폭행당한 바로 다음날, 문재인 대통령은 베이징대에서 ‘중국 높은 산맥의 나라이다. 한국은 작은 나라이지만 중국몽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그때 중국인들이 감동의 기립박수라도 치던가? 우리 정부 기대와는 달리 전혀 정반대 반응이 나오지 않았나.”

 

2017년 12월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대통령의 방중 행사를 취재하던 한국기자단이 중국 측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관련 장면이다./조선일보DB

 

◇“중국에 침묵·아부할수록 역효과만 난다”

 

송 교수는 그러면서 중국학 대가(大家)인 위잉스(余英時·1930~2021)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얘기를 꺼냈다.

“위잉스 교수는 2000년대 들어 일관되게 중국공산당 일당독재를 비판하면서 중국의 정치 민주화를 요구했다. 중공정부는 그의 저서를 금서(禁書) 목록에 올렸지만, 중국인 학자들은 위 교수의 연구를 더 탐독했다.”

 

- 중국 비판이 중국공산당에 더 유익하다는 얘기인가?

“한 중국인 교수가 나에게 말했다. ‘중국이 필요로 하는 사람은 중국 정부와 ‘관시’(關係)를 터서 이득을 챙기려는 아첨꾼이 아니라 인류의 관점에서 중국의 문제를 지적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외부 비판자’라고. 진정 우리가 중국 인민과 공감(共感)한다면, 더더욱 그들 편에 서서 중공정부를 비판해야 한다.”

 

2019년 11월 11일 낮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회원 14명이 홍콩의 반중(反中) 시위를 지지하는 침묵 행진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홍콩 시민들의 5대 요구인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등을 요구하는 뜻에서 오른손 다섯 손가락을 펴 들었다./조선일보DB

 

송 교수는 “중국 지방 도시의 택시운전사도 외국인인 나에게 ‘중국엔 인권이 없다!’고 말한다. 중국인들도 자기 나라가 모순 덩어리임을 알고 있는데, 우리가 중국공산당 정부에 아부만 한다면 중국인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고 했다.

 

- 세계 각국에 반중(反中) 감정이 들불처럼 퍼지고 있는데.

“코로나 팬데믹과 홍콩보안법 강행 통과가 결정적 계기였다. 2019년 12월, 리원량 등이 내부 고발을 했지만, 중공정부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코로나 발발 최초의 긴박한 2주일동안 은폐만 했다. 2020년 5월 전국인민대표대회는 99.9%의 찬성율로 홍콩 보안법을 강행 통과했다. 세계인이 눈뜨고 지켜 보는데, 홍콩 시민들이 누려온 자유와 민주를 강제로 빼앗는 만행(蠻行)을 저지른 것이다.”

 

중국공산당 정부의 홍콩에 대한 강압 통치와 자유 말살에 항의해 2019년 거리에 쏟아져 나온 홍콩 시민들이 "하늘이 중공을 멸망시킬 것이다"란 구호를 들고 시위하고 있다. 시위대는 왼손 다섯 손가락을 다 펴고, 오른손은 검지만 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는 '오대소구 결일불가(五大訴求 缺一不可),' 즉 다섯 가지 요구 사항 중 단 하나도 양보할 수 없다는 구호의 수신호(手信號)이다./Studio Incendo

 

송 교수는 “이런 마당에 자유와 민주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 그 누가 중국공산당의 인권유린을 묵과할 수 있나? 세계적인 반중(反中) 감정은 중국공산당의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중국이 공산당 일당독재와 황제 리더십을 폐기하고 자유·민주·헌정을 실현하지 않는다면 반중 감정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 그 영향으로 한국내 중국어 학습자가 급감하는 등 ‘중국 기피증’이 커지고 있다.

“중국공산당의 일당독재가 싫다면, 중화문명을 재창조할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해 중국을 더 깊이 연구해야 한다. 우리 입장에서 중국의 위협에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라도 중국에 대한 깊은 탐구가 더 절실하다.”

 

◇“야당 정치인들, ‘중국 변화’ 이끄는 비전 없어”

 

- 한국 정치권은 홍콩 사태, 중국의 신장위구르 인권탄압에 대해 규탄 성명이나 결의안도 내지 않았다.

“한국의 ‘진보 세력’ 또는 ‘좌파 진영’은 중국의 인권 유린과 정치적 억압을 비판하지 않는데, 야당(野黨) 정치인들까지 침묵하는 것은 눈앞의 정치적 이해만 따질 뿐, 국제공조 속에서 중국의 변화를 이끄는 거시적(巨視的) 비전이 없기 때문이다.”

 

- 한국의 진보좌파는 왜 친중(親中)이 됐을까?

“1970~80년대 한국에서 반(反)독재 투쟁을 벌인 사람들이 그보다 훨씬 가혹한 중국공산당 독재를 용인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 그럼에도 한국 진보진영과 중국공산당 사이에는 커다란 정서적 공감대가 있다. 현 정권 핵심부를 장악한 주사파 운동권은 과거 NL(민족해방노선) 계열이다. 이들이 신봉(信奉)한 김일성 주체철학은 마오쩌둥사상의 변종(變種)으로 중국과 북한은 ‘운명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2019년 7월 10일 더불어민주당 산하 민주연구원의 양정철 원장(왼쪽)과 중국공산당 산하 중앙당교의 리지리지(李季) 부교장 상호 교류 협력 추진 협약을 체결했다. 중국공산당 유일의 교육연수기관 겸 싱크탱크가 한국 정당 싱크탱크와 협약을 맺은 것은 처음이다. 양측은 국가 운영 등 여러 분야에서 경험 공유, 학자·전문가 대표단 파견, 학술교류, 세미나 및 심포지엄 개최, 교육 분야 협력 등에 합의했다./연합뉴스

 

송 교수는 “반대로 미국 중심의 자유진영에 속한 대한민국은 중국과 북한의 공적(共敵)이다. 따라서 진보좌파가 내걸고 있는 반미(反美)와 친중(親中), 친북(親北)은 세 쌍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문재인 정권이 5년 내내 자행해온 ‘대중(對中) 저자세’의 밑동에는 중국 사회주의 혁명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마오쩌둥에 대한 비상식적인 존경심이 깔려 있다. 구한말 숭명(崇明)사상을 능가하는 ‘변방의 중국몽’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갈구(渴求)하는 사람이나 자유주의자는 물론, 평등 지향의 사회주의자도 ‘친중사대’를 택할 수는 없다. 박정희 시대 개발독재를 비판했던 사람이라면 더더욱 중국공산당의 권위주의 일당통치를 비판하는 게 마땅하다.”

 

- 앞으로 한국 지식인과 엘리트, 정부는 중국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마오쩌둥은 ‘강한 적(敵)일수록 절대로 굽히지 말라’고 했다. 어린 시절 몽둥이를 들고 쫓아온 아버지에게 ‘연못에 뛰어들겠다’고 소리치자, 아버지가 주춤한 걸 보고 터득한 게릴라 전술의 심술(心術)이다. 한국 국민들이 중국을 대할 때 마오쩌둥처럼 ‘게릴라전의 지혜’를 적극 활용해야지, 문재인처럼 ‘꼬리 낮추기’를 하면 바로 짓밟히고 만다.”

 

송 교수는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다.

“전(全) 지구로 촘촘히 뻗어나간 경제규모 세계 10위의 대한민국이 반일주의(反日主義)와 반미(反美) 정서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 올해 5월 출범하는 한국의 새 정부와 지식인들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무익한 ‘이념적 방황’을 멈춰야 한다. 대한민국은 헌법정신 대로 자유민주주의를 확고하게 확립해야 한다. 대한민국 정부가 동일한 자유민주 세력인 미국·일본과의 공조(共助)를 거부하고, 친중 사대주의(親中 事大主義)를 택할 수는 없다. 전 세계가 한국 정부의 선택을 지켜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왼쪽)이 2016년 4월 1일 미국 워싱턴DC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으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신조 아베 일본 총리가 앉아 있다/조선일보DB

 

- 한국이 대(對)중국 관계에서 전략적 우위를 차지할 방도라면?

“자유와 개방은 선진 대한민국을 만든 최상의 발전 전략이자 인류 보편의 가치이다. 한국 현대사는 지구 끝까지 뻗어나가 세계 대다수 나라와 경제적 공조를 강화해 온 드라마틱한 확산과 혼융의 과정이었다. 이미 세계적 네트워크 국가인 대한민국은 인류 보편가치에 맞게, 그리고 헌법정신에 따라 ‘쿼드(QUAD)’를 ‘펜타(PENTA)’로 확대하는 자유의 동맹에 동참해야 한다. 나아가 대만과 호주를 잇는 국제공조의 환(環)태평양 벨트를 강화해야 한다. 그래야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당당하게 국익을 신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