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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끝나면 꼭 가야 할 세계의 트레일 BEST 6는

해암도 2021. 6. 19. 17:11

[山만한 랭킹] 코로나 끝나면 꼭 가야 할 세계의 트레일 BEST 6

 

마스크 쓰지 않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걷던 기억이 이제는 아련해질 정도다. 푸른 바다가 있는 제주올레, 한반도 동해안을 따르는 해파랑길, 어머니의 품에 드는 지리산둘레길…. 지금 사람들은 코로나19 끝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로 ‘해외여행’을 꼽는다.

 

세계의 유명 건축물과 명소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월간<山> 독자는 해외 트레킹을 가장 손꼽아 기다릴 것이다. 지금은 사진과 영상으로밖에 볼 수 없지만 코로나19가 끝나면 꼭 가야 할 세계의 트레일을 소개한다. 기사에 소개된 순서는 순위가 아닌 임의의 순서로 나열함을 미리 알려둔다.

 

안데스 산맥을 따라 있는 페루 잉카 트레일./셔터스톡

 

 

1. 페루 잉카 트레일

 

‘잉카 트레일(Classic Inka Trail)’은 안데스산맥을 따라 ‘사라진 잉카 도시’ 마추픽추(Machu Picchu)로 가는 49km 산악 트레킹 코스다. 안데스의 대자연과 잉카의 고대 문명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잉카 트레일은 영국 BBC가 선정한 ‘죽기 전에 꼭 가 봐야 할 추천지’ 1위에 선정되었으며, 2014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잉카의 도시들은 모두 불타 사라졌지만 해발 2,400m에 만든 ‘공중도시’인 마추픽추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다. 덕분에 약 200개의 돌 구조물이 고대의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잉카 트레일은 개인 트레킹이 불가하고 반드시 페루 정부에서 허가받은 여행사를 통해야 한다. 하루 입장인원이 500명 정도지만 포터와 가이드가 300명 정도라 실질적인 트레커는 200명 정도다. 성수기(5~9월)에는 2~3개월 전에 예약해야 한다.

 

잉카 트레일 코스는 3박 4일 종주 코스가 일반적이다. 해발고도 3,400m의 쿠스코에서 이틀 정도 머무르며 고소적응을 한 후, 트레일 시작점인 KM.82, 피스카쿠초(2,750m)까지 가서 트레킹을 시작한다. 일정 동안 야영을 해야 한다. 환경을 보호하고 원주민의 전통문화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짐을 메고 걷기 힘들다면 포터를 고용할 수 있다. 50여 km에 달하는 종주 코스가 부담스러우면 당일치기 관광코스도 좋다.

 

안나푸르나산군 주변을 한 바퀴 도는 코스인 네팔 안나푸르나 서킷./셔터스톡

 

 

2. 네팔 안나푸르나 서킷

 

네팔 포카라에서 바라보는 물고기의 꼬리, 마차푸차레의 풍경은 마치 신의 땅을 바라보는 듯 경외감을 불러일으킨다. 마차푸차레 바로 옆의 산이 안나푸르나(8,091m)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레킹은 해발 4,130m의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까지 올랐다가 같은 길로 내려오는 트레킹 코스로, 국내 트레커에게 널리 알려진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다.

 

ABC보다 조금 더 깊이 히말라야에 들고 싶다면 ‘안나푸르나 서킷(Annapurna Circuit)’에 도전해 보자. 이 코스는 안나푸르나산군 주변을 한 바퀴 도는, 말하자면 둘레길 완주다. 안나푸르나 1봉, 2봉, 3봉, 강가푸르나 등의 설산을 가까이 보며 트레킹할 수 있으며 해발 5,416m의 쏘롱라(Thorong La)까지 올라가므로 일반인에게는 정상 등정 못지않은 기쁨을 선사한다.

 

트레킹 코스는 베시사하르(Besisahar, 820m)에서 출발해 다라파니(Dharapani,, 1900m)→차메(Chame, 2710m)→마낭(Manang, 3540m)을 거쳐 하이캠프(High Camp, 4,850m)에서 1박을 한다. 다음날 새벽 하이캠프를 출발해 4시간 정도 오르면 최종 목적지인 쏘롱라에 도착한다. 베시사하르에서 쏘롱라까지 약 110km 거리, 10일 정도 걸린다.

 

하루 평균 트레킹 거리는 15km 내외이며 잠은 게스트하우스나 로지를 이용한다. 쏘롱라에서 묵티나트(Muktinath, 3800m)에 도착하면 실질적인 산악 트레킹은 끝난다. 원래는 좀솜(Jomsom, 2720m)과 푼힐(Poonhill, 3,200m) 등을 거쳐 나야풀(Naya Pul, 1070m)까지 걸어야 총 211km의 ‘한 바퀴 일주’가 완성되지만, 묵티나트나 좀솜에서 트레킹을 끝내고 이후에는 차량이나 경비행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대성당으로 향하는 길인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셔터스톡

 

 

3.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Camino de Santiago)은 우리나라 트레커가 특히 동경하고 사랑하는 해외 트레킹 코스다. ‘산티아고(Santiago)’는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인 ‘야고보’의 스페인어 이름이다.

 

야고보는 예수가 죽은 후 7년간 복음을 전파했지만 로마 헤롯왕에게 참수돼 열두 제자 중 최초의 순교자가 되었다. 신봉자들이 야고보의 유해를 수습해 스페인 어딘가에 묻었고, 700여 년 세월이 지난 후 야고보의 무덤이 발굴되었다. 무덤 자리는 성지가 되었고 대성당이 지어졌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이 대성당으로 향하는 길이다. 이러한 배경과 중세 유럽의 정취 덕분에 산티아고 순례길은 다큐멘터리 ‘산티아고의 흰 지팡이’나 미국 영화 ‘더 웨이(The Way)’ 등 여러 영화나 소설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산티아고 순례길 중 가장 인기 있는 ‘프랑스길’은 프랑스의 국경마을 생장 피드포르(Saint Jean Pied de Port)에서 피레네산맥을 넘어 스페인 북부 지역을 동에서 서로 횡단한다. 총거리는 782km에 달하며 30~40일 동안 해발 1,500m 내외의 산을 몇 개나 넘어야 한다. 하루 평균 이동거리는 25km 내외다. 험한 산악지대가 아니라 일반 체력을 가진 이도 도전할 수 있으며, 이정표나 숙소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우리나라 해파랑길과 거리가 거의 비슷해 먼저 해파랑길을 완주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남미의 파타고니아 3대 트레일./셔터스톡

 

 

4. 파타고니아 3대 트레일

 

남미 파타고니아에는 3대 트레일이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토레스 델 파이네(Torres del Paine)’ 트레일이다. 해발 2,000~3,000m에 이르는 수직 암봉을 옆에 두고 걸을 수 있어 설산을 걷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토레스 델 파이네는 코스를 한 바퀴 도는 7~8일 라운드 코스와 W자 모양으로 걷는 4~5일 코스가 있는데, 어떤 코스를 택하든 파타고니아의 진수를 맛볼 수 있어 일정에 따라 코스를 선택하면 된다. W코스의 총 거리는 50km에 불과하지만 세 개의 왕복 구간이 있어 실제의 총 트레킹 거리는 76km이다.

 

파타고니아 동쪽 칠레가 토레스 델 파이네로 유명하다면 서쪽 아르헨티나에는 피츠로이(Fitzroy)와 세로토레(Cerro Torre)가 있다. 두 명산의 관문인 엘 찰텐(El Chalten)에 머물면서 당일치기로 각각의 산을 다녀오는 트레킹 코스가 인기 있다. 두 코스 각각 왕복 20km 내외로 하루 10시간 정도씩 걸으면 된다. 비현실적으로 우뚝 솟은 설산으로 향하는 기분이 묘하다. 만년설로 뒤덮인 빙하와 호수는 넋을 잃을 정도로 아름답다. 트레킹 일정 중 모레노 빙하(Perito Moreno Glacier)와 세계 최남단 도시 푼타아레나스(Punta Arenas)는 꼭 시간을 내어 방문해 보자.

 

알프스 최고봉 몽블랑을 중심으로 주변 설산들을 한 바퀴 도는 둘레길인 알프스 투르 드 몽블랑./셔터스톡

 

 

5. 알프스 투르 드 몽블랑

 

알프스 최고봉 몽블랑(Mont Blanc, 4,810m)을 중심으로 주변 설산들을 한 바퀴 도는 둘레길이 ‘투르 드 몽블랑(Tour de Mont Blanc, TMB)’이다. 170km 거리에 9~13일이 소요되는 산악 트레킹 코스로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3개국의 땅을 골고루 지난다.

 

몽블랑 외에도 그랑드조라스(Grandes Jorasses, 4206m)와 당뒤제앙(Dent du Geant, 4013m) 등 눈 덮인 고산에 둘러싸여 걷는 기분은 대자연의 장엄함을 선사한다.

 

일반적인 코스는 프랑스 샤모니(Chamonix)에서 하루를 묵고 다음날 아침 레우슈(Les Houches)로 이동해 트레킹을 시작한다. 이후 세이뉴고개(Col de la Seigne)를 넘으면 이탈리아에 들어가게 되고, 아름다운 산악 도시 쿠르마이에(Courmayeur)를 거쳐 페레계곡(Val Ferret)을 넘으면 스위스 땅을 밟게 된다. 라풀리(La Fouly)와 샹페(Champex)를 지나는 4일 정도의 스위스 여정은 유럽 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발므고개(Col de Balme)를 넘으면 다시 프랑스로 돌아오게 되고, 락블랑(Lac Blanc)호수(2,352m)에서 알프스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마지막 날 플랑프라(Planpraz)와 브레방(Brevent)을 넘어 다시 샤모니에 도착하면 TMB의 타원 일주가 완성된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보던 환상적인 대자연을 만끽하며 걷는 길인 뉴질랜드 밀포드 트랙&마운트쿡./셔터스톡

 

 

6. 뉴질랜드 밀포드 트랙&마운트쿡

 

밀포드 트랙(Milford Track)과 마운트쿡(Mount Cook)은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보던 환상적인 대자연을 만끽하며 걷는 길이다. 밀포드 트랙은 뉴질랜드 남섬에 있다. 이곳에는 빙하가 침식해 생긴 수직의 U자형 계곡에 바닷물이 들어와 형성된 좁은 ‘피오르드(Fiord)’ 지형이 있다.

 

밀포드 트랙은 이 지형에 생긴 강과 계곡을 끼고 산을 넘어 샌드플라이 포인트(Sandfly Point)까지 이어지는 54km 원시림 길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밀포드 트랙은 글레이드 선착장(Glade Wharf)에서 출발해 해발 1,154m의 매키논 패스(Mackinnon Pass)까지 이틀간 등산한 후 이틀간 하산하는 3박 4일 짧은 코스이다. 이 길은 10월부터 4월까지 6개월만 걸을 수 있고 1만 6,000명(1일 입장 90명)만 예약할 수 있다.

 

퀸스타운과 크라이스트처치 사이에 위치한 마운트쿡 트레킹도 같이 하면 좋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중간계(Middle-earth)’의 환상적인 배경이 바로 이곳이다. 왕복 2~6시간짜리 트레킹 코스가 7개 몰려 있는데 이 중에 가장 난이도 높은 뮬러 헛(Mueller Hut) 코스와 대체로 무난한 후커밸리(Hooker Valley) 트랙이 가장 인기 있다. 2박 3일 정도 걸린다.

 

 

손수원 월간산 기자     조선일보    입력 2021.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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