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예금 금리 -0.5% 기준 따라
예금주가 은행에 이자 지불해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도이체방크 본사 트윈 타워. / 사진=연합뉴스
독일의 대형 은행들이 이른바 '마이너스 금리(negative interest rates)'의 여파로 고객들에게 예금을 다른 은행에 맡기도록 권유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 경제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이체방크, 코메르츠방크 등 독일의 대표적인 은행들은 지난해부터 일정 금액 이상의 신규 고객 예금에 대해 마이너스(-) 0.5%의 연이율을 적용하고 있다. 즉, 은행 예금주가 이자를 받는 게 아니라 은행에 이자를 내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유로존의 중앙은행 역할을 맡은 '유럽 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정책 때문이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소속인 독일은 ECB의 금리 정책을 따르는데, ECB는 이미 수년 전부터 은행 예금에 적용되는 예금금리를 -0.5%로 동결한 상황이다.
다만 독일의 소매 은행들은 실제 예금 금리를 마이너스로 적용할 경우 고객들의 반발을 우려, 수수료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풀린 유동성이 은행으로 몰려오기 시작하면서 이자 비용 부담이 커졌고, 결국 예금에 대해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는 독일 은행들이 늘어나게 됐다고 WSJ는 전했다.
실제 가격 비교 사이트 '베리복스'에 따르면, 개인 고객의 예금에 마이너스 금리를 부과하는 독일 은행은 지난해 3월 기준 전체 57곳에 불과했으나, 현제는 237곳으로 4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다 보니 은행들이 아예 고객들에게 예금을 다른 은행에 옮기라고 권유하는 '진풍경'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도이체방크의 경우, 고객이 예금을 타 은행에 옮기기 수월하도록 온라인 금리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아시아경제 입력 2021.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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