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상식

물먹은 PC 응급수술하려면

해암도 2017. 7. 21. 03:40

올해 장마는 일정 기간 지속해서 비가 내리는 예년과는 달리, 특정 지역에 단시간 대량의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게릴라식 집중호우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갑자기 대량으로 쏟아지는 폭우는 야외에서 활동하거나 저지대에서 거주 및 활동하는 경우 대처가 쉽지 않다. 폭우뿐만은 아니다. 휴가 및 방학철을 맞아 계곡이나 강가, 바닷가 등 물이 있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노트북이나 태블릿 PC 등의 침수 위험도 덩달아 늘어난다.

▲여름철 기습적인 집중 호우로 PC도 침수사고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 TV조선 뉴스영상 갈무리


노트북과 데스크톱 등의 PC는 복잡하고 정밀한 기기다. 그만큼 침수 사고가 발생하면 고장 위험도 더욱 높다. 최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제품들은 생활 방수기능을 탑재한 경우도 적지 않아 어지간한 침수 사고에도 버틸 수 있지만, PC는 일부 특수한 제품을 제외하면 방진/방수 기능이 거의 없어 더욱 치명적이다.

PC 제품의 침수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실내의 경우 습도가 높은 곳을 피하고, 비가 새어들 수 있는 열린 창가 옆 등의 장소를 피하는 것이 좋다. 노트북의 경우 이동할 때 방수 기능을 갖춘 슬리브 케이스나 가방을 미리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불가피하게 침수 사고가 발생했다면 최대한 빠르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 먼저 전원 코드를 뽑거나 스위치를 눌러 전원을 차단해야 한다. 내부 합선은 물론, 감전으로 인한 2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다음으로 물에 완전히 잠긴 상황이 아닌 이상 PC를 쓰던 상태 그대로 두고 물기만 최대한 제거해야 한다. 무리하게 이동하거나 기울이고 흔들면 겉에만 스며들었던 물기가 내부 깊숙이 흘러 들어갈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

대략적인 물기를 제거했다면 건조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두어 남은 물기가 증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립 PC의 경우 가능하면 그래픽카드와 메모리, SSD나 HDD 등 저장장치, CPU 등을 최대한 분해하는 것이 좋다. 그대로 두면 부품 간 접촉 부분이 부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분히 건조됐으면 절대로 전원을 켜지 말고, 제조사 또는 유통사의 서비스센터에 맡겨 점검을 받아야 한다.

다만 배터리를 분리할 수 없는 노트북의 경우 대략적인 물기를 제거했다면 즉시 서비스센터로 들고 가 점검 및 수리를 의뢰해야 한다. 배터리에 남아있는 전력으로 인해 단락(쇼트)이 발생하고, 그로 인한 과열이나 화재 등의 추가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침수된 PC는 대부분 제조 및 유통사의 서비스센터에 입고하고, 점검을 통해 작동 여부 및 고장 여부를 파악한 후 수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과거에는 침수된 PC 본체나 부품들의 경우 아예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경우도 있었지만, 요즘은 한국소비자원의 가이드에 따라 침수 제품도 입고와 점검 및 수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물에 잠길 정도의 침수 사고가 발생한 PC의 경우 회생 가능성이 낮은 편이라고 입을 모은다. PC 부품들은 일반 가전제품 대비 내부 회로가 치밀하고 정밀해 침수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특히 내부 공간이 좁고 크기가 작은 노트북이나 미니 PC 제품은 더욱 치명적이다.

수리가 가능해도 대다수 PC 서비스센터는 침수 사고로 인한 고장은 '유상 수리'가 기본방침이다. 개인 사유로 인한 사고는 물론, 폭우와 같은 '천재지변'도 예외는 아니다. 어느 정도 비용 부담은 각오해야 한다.

한 PC 업계 관계자는 "일체형 부품이 많은 노트북의 경우 침수로 인한 부품 교체 수리비용이 해당 제품을 새로 구매하는 수준일 수도 있다"며 "처음부터 침수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고 말했다.

한편, 15일 밤부터 단시간에 300mm에 가까운 집중호우가 발생해 수해 피해가 발생한 청주 지역의 경우 일부 PC 제조사에서 무료 점검 및 수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7일부터 청주지역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PC를 포함해 침수 피해를 본 자사의 모든 가전제품에 대해 무상점검 및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청주지역 삼성전자(043-298-3318) 및 LG전자(043-273-6779) 서비스센터와 회사별로 현장에 마련된 임시 센터, 청주시청 재난종합상황실(043-201-1605) 등에 연락해 신청하면 서비스 기사 방문을 비롯한 서비스 안내를 받을 수 있다.

IT조선  입력 : 2017.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