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사비스가 공개한 50국 기보 보니
정석 깬 3·3, 붙임수도 자유자재
일부 수는 해석 자체가 어려워
“사람 바둑에 생각의 자유 줬다”
국가대표 상비군, 본격 연구 돌입
50국을 살펴본 프로기사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신진서 8단은 “사람과 알파고의 대결 때보다 이번 기보는 훨씬 예상 밖의 수순이 많이 나왔다”며 “바둑의 기본 틀을 깨는 수가 많이 나와서 이해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김영삼 9단은 “기상천외하다는 표현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50국 기보에서 알파고가 보여준 여러 파격적인 수법 가운데 세 가지를 뽑아봤다.
① 알파고는 ‘3·3’을 좋아해
![<21국>](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6/01/437c1a0b-0d37-4e7d-a801-fb6034850e44.jpg)
<21국>
② 자유자재 ‘붙임수’
![<1국>](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6/01/ca90c1bb-594d-4759-968c-805f93047884.jpg)
<1국>
③ 새로운 침입의 각도
![<8국>](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6/01/98daf1ac-67de-4b21-8799-51b9f36c9e5e.jpg)
<8국>
알파고는 이외에도 기존의 바둑과는 전혀 다른 감각을 여러 차례 선보였다. 일부 수에 대해선 프로기사들도 해석 자체가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김정현 6단은 “사람보다 수준이 한참 높아 해석하기 어려운 수가 많다. 알파고 수를 이해하려면 앞으로 많은 연구가 필요할 거 같다”고 설명했다. 김성룡 9단은 “알파고 바둑에 대해서는 ‘해설’이 아니라 ‘감상’이라는 표현을 써야 할 것 같다”며 “알파고의 바둑은 4차원”이라고 평했다.
알파고가 마지막으로 남긴 50국 기보는 바둑계에 커다란 과제를 남겼다. 한국 바둑 국가대표 상비군 선수들은 알파고의 50국 기보를 책으로 만들어 지난달 30일부터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다. 최정 7단은 “알파고는 사람이 흉내내기도 어려운 바둑을 보여줬다. 사람이 알파고 같이 둘 수는 없지만, 알파고는 기존 바둑의 틀이 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룡 9단은 “알파고는 바둑의 격언이 얼마나 우리를 구속했는지 알게 했고, 사람의 바둑에 생각의 자유를 주었다”고 밝혔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중앙일보] 입력 2017.06.01 01:11 수정 2017.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