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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골프 현실감 높이려 "드론"까지 사용한다

해암도 2016. 8. 12. 10:16

드론·열기구 동원해 비거리·궤적까지 '필드처럼'

스크린골프가 인기를 끄는 것은 실제 필드에 나간 듯한 사실감 때문이다.
이를 구현하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기술이 핵심이다.
첫째는 이용자의 타구를 정확히 분석하는 것, 다른 하나는 실제와 같은 코스를 화면에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다.

[뉴 테크놀로지] 스크린골프에 숨은 첨단기술
 

골프는 이제 평범한 직장인도 즐기는 스포츠가 됐다. 올 초 대한골프협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골프 인구는 619만명에 달한다.

골프 대중화의 일등공신은 스크린골프다. 현재 전국의 스크린골프장은 7000여곳으로 업계에서는 지난해 250만명이 스크린골프장을 찾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교외 골프장까지 나갈 필요 없이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에도 간편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1초당 400장 초고속으로 촬영
회전·발사각·속도 측정 센서로
골프공 맞는 조건에 따라 수치화

슬라이스·훅 움직임까지 나타내
드론으로 촬영후 3D로 지형 파악
잔디·모래·물 따라 저항값 입력

스크린골프가 인기를 끄는 것은 실제 필드에 나간 듯한 사실감 때문이다. 이를 구현하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기술이 핵심이다. 첫째는 이용자가 날린 타구(打球)를 정확하게 분석하는 것, 다른 하나는 실제와 같은 골프 코스를 화면에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다. 두 기술을 갖춰야 이용자가 친 공이 어떻게 날아갈지, 바닥에 떨어진 뒤에는 어디로 얼마나 굴러갈지 등을 실감 나게 표현할 수 있다.

공의 각도·회전·속도 측정해 궤적 분석

타구 분석은 다양한 조건에서 쏘아 올린 수만 건의 샷을 분석해 확보한 '기준(reference) 데이터'에 이용자의 샷을 대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준 데이터 수집에는 전용 타격 장비를 사용한다. 원통형의 '공이'가 각도와 강도(强度)를 바꿔가며 공을 때려 날려보내는 장비다. 이 장비에는 날아가는 공의 회전, 발사 각도, 속도 등을 측정하는 센서도 달려 있어 공이 골프채에 맞는 조건에 따른 비거리나 궤적을 수치화한다. 스크린골프 선두권 업체의 경우 10만건 이상의 기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기준 데이터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스크린골프 업체들은 열기구를 각각 지상 15, 30, 45m 지점에 띄운 뒤 바람이 없을 때에만 타격 장비로 샷을 해 공의 궤적을 측정한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 비거리뿐 아니라 슬라이스처럼 공이 휘는 것도 모두 데이터화한다"고 말했다.

스크린골프장에서 이용자의 샷을 분석하는 데는 1초당 400장을 촬영할 수 있는 초고속 카메라가 쓰인다. 천장과 스크린 측면에 달린 두 대의 카메라로 스윙 장면을 촬영해 골프채의 궤적, 클럽의 헤드가 공에 맞는 각도, 공의 속도, 좌우·앞뒤 회전 등을 측정한다. 이를 기준 데이터와 대조해 일치하는 샷의 비거리, 방향, 궤적을 스크린에 구현한다.

실제 골프 코스 화면에 그대로 재현

골프의 재미는 공이 떨어진 곳의 지형이나 바닥 특성에 따라 아이언, 우드, 퍼터 등의 다양한 클럽을 골라 코스를 공략하는 데 있다. 스크린 속에서 실제와 같은 느낌을 주려면 골프 코스를 화면에 정교하게 구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드론(무인비행체)이나 항공기를 사용해 골프장을 항공 촬영한다. 촬영한 사진에서 주변의 산 등은 제외하고, 게임이 벌어지는 영역만 3D(입체) 스캐너로 분석해 지형의 높낮이를 파악한다. 다음에는 잔디(그린·페어웨이), 모래(벙커), 물(해저드) 등 바닥의 종류에 맞는 저항값을 입력한다. 바닥의 종류에 따라 공이 튀어오르는 반발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클럽하우스, 나무 등 골프장 내 지형지물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 실제 위치에 배치하면 코스가 완성된다.

이렇게 만든 골프 코스 정보는 샷을 할 때 공을 놓는 바닥에도 적용된다. 티샷이나 퍼팅을 할 때는 바닥이 수평이지만, 아이언샷을 할 때는 화면에 나타난 골프장 지형에 따라 바닥이 자동으로 경사를 이루게 하는 것이다.

골프존의 스크린 골프 기술 소개. /골프존 공식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채민기 기자    편집=차소현       입력 : 2016.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