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조선 김민희기자
‘최후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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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장희 박사의 연구 성과를 들으면서 흥분을 가라앉히기 힘들었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뇌’가 더 이상 공상과학소설이 아닌 현실이 됐으니 말입니다. 소설에서는 ‘최후 비밀’이라고 불리는 뇌의 쾌락 중추에 전극을 심어 쾌락 감도를 조절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리고 이 최후 비밀은 열리면 절대로 안 되는 판도라의 상자처럼 다뤄집니다. 가천대 조장희 박사팀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단서를 찾아낸 것이죠.
이 성과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2004년 가천대 이길여 총장이 사재 1000억원을 털어 뇌과학연구원을 만들면서 시작됐으니 꼬박 10년이 걸렸네요. 최근 정부에서도 뇌 연구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관련 분야 예산을 늘려나가는 것은 다행스럽습니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 일본과 비교하면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뇌 연구를 둘러싼 선진국들의 자존심을 건 전쟁이 치열한 가운데 올해가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미국은 ‘뇌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매년 1000억여원을, 유럽연합(EU)은 10년 동안 1조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지요. 일본은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한 뇌 분야 기초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이미 산업계와 손잡고 응용화를 시작했습니다.
일본 뇌 연구의 최대 이슈는 인지증(치매)입니다. 인지증을 치료를 넘어 예방 차원에서 접근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일본은 TV에서 하루 두 번 뇌 체조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전두엽을 자극하는 학습요법을 적용한 ‘뇌 건강교실’은 전국 1200개 시설과 지자체 400군데에서 시행 중에 있더군요. 한국 역시 고령화 진행 속도가 만만치 않습니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 되지 않도록 뇌 질환 예방 처방전이 필요한 시기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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