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김아타 개인전
사진가 김아타(58)는 지난 2004년 뉴욕, 프라하, 베를린, 파리, 베이징, 상하이 등 세계의 대표적인 대도시 중심가에 카메라를 세웠다. 한 곳에 카메라를 가만히 세워놓고 아침 9시부터 8시간을 노출시켜 단 한 컷을 찍었다.수많은 사람이, 자동차들이 카메라 앞에 나타났다 사라졌다. 8시간 후의 결과물은 텅 비어 있었다. 인류 멸망 직후의 풍경처럼 적막하게 텅 빈 도시. 김아타의 대표작 '온 에어(On-Air) 프로젝트' 중 '8시간 연작'이다.
- 뉴욕 중심가 파크 애비뉴를 8시간 동안 노출을 줘 찍은 김아타의 2005년 작 ‘온 에어 프로젝트 10-9, 뉴욕 연작, 파크 애비뉴, 8시간 노출’. /김아타 스튜디오 제공
'온 에어 프로젝트'중 그가 가장 아낀다는 '인달라(Indala) 연작'은 뉴욕, 워싱턴, 모스크바, 델리, 도쿄 등 전 세계 12개 도시를 각 1만 컷씩 촬영해 하나로 포갠 작품. 도시의 수많은 이미지를 하나로 포개자 잿빛이 되어 버렸다.
지난해 기자와 만났을 때, 김아타는 이렇게 말했다. "내 '도시 인달라' 연작을 보고, 사람들이 그렇게 울어요. 특히 9·11을 겪은 뉴요커들이 뉴욕 인달라를 보고 심하게 울었어요. 내가 뉴욕을 없애 버렸잖아요." '인달라'란 인도의 신 '인드라'에서 따온 말로 궁극적으로는 '인연'을 뜻한다. 김아타는 이 작업을 통해 '권위'와 '명성'의 허망함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는 '논어' 1만5817자, '도덕경' 5290자 등을 하나로 겹친 '경전 인달라', 피카소, 반 고흐 등 유명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촬영해 하나로 겹친 '아티스트 인달라' 등 그의 '인달라 연작'이 소개된다. (02)3446-3137
곽아람 기자 : 2014.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