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먹을수록 아픈 당신, '탄5·단2·지3' 밥상으로 뒤엎어라

해암도 2025. 10. 18. 09:03

조선멤버십 '밥상 리셋' 연재… 김형미 소장이 말하는 건강 식단

 
 

“한국인에게는 5:2:3(탄수화물:단백질:지방) 식단을 권합니다. 기본은 그렇습니다. 그러나 당뇨 환자는 탄수화물과 단순당(糖) 비율을 낮추고, 신부전 환자는 투석 여부에 따라 단백질량을 보수적으로 따져야 합니다. 식단은 ‘숫자의 과학’이자 개인 상태에 맞게 비율을 조정해야 하는 ‘맞춤의 과학’입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본 경험이 있다면, 이 사람이 설계한 ‘병원식’을 맛봤을 가능성이 크다. 30년 넘게 세브란스 영양팀장을 지낸 김형미 메디쏠라 뉴트리션 연구소장. ‘정밀 영양(Precision Nutrition)’ 선구자다. ‘정밀 영양’은 신체 정보, 생활 습관,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유전체) 등 바이오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최적의 식품과 섭취량을 계산하는 ‘개인 맞춤형 영양학’이다.

그래픽=양진경
 
 

김 소장은 병원 재직 시절 “많이 먹는데도 아픈 사람들”을 수없이 봐왔다. 정년 후 ‘집에서 먹는 병원식’을 표방한 푸드테크 기업 메디쏠라에 합류한 것도 ‘대사 맞춤형 식단’에 대한 소신 때문이다.

 

대표 이승연씨와는 영양팀장과 환자로 만났다. 섭식 곤란과 영양 결핍으로 고통받던 이씨가 김 소장의 처방으로 회복했고, 이후 회사를 함께 세우는 인연으로 깊어졌다.

 

첫 만남 당시 이씨는 키 170㎝에 체중 48㎏, 마른 몸과 버짐 핀 얼굴로 마치 마른 북어 같았다고 한다. 40대 초반인데 극심한 통증의 섬유근육통을 앓고 있었지만, 알레르기 반응으로 약조차 먹을 수 없었다. 국내 굴지 육가공업체 부대표였지만, 검사 결과는 ‘영양실조’. 통증에만 대처했던지라, 근본적 문제를 놓쳤던 것이다.

김 소장은 고가 보조제 대신 ‘제대로 된 한 끼’를 처방했다. 고기·생선·계란 중 한두 가지, 들기름 한 스푼, 통곡물 밥 한 공기, 다양한 색채 채소. 식사를 제대로 먹을 힘조차 없었던 이씨였지만 꾸준히 제대로 된 끼니를 먹으면서 한 달 뒤 “아침에 일어날 힘이 생겼다”고 했다.

 

그는 영양을 ‘초(超)개인화한 용량의 과학’으로 정의한다. “약에 복용량이 있듯 음식에도 적정량이 있습니다. ‘많이’보다 ‘정확히’가 중요합니다. 필요한 영양소를 개인 특성에 따라 그램(g) 단위로 계산해야 합니다.”

 

한국인의 밥상은 여전히 탄수화물 중심이다. 하루 섭취 열량의 70%가 쌀·빵·면에서 나오고, 과일·음료의 단순당까지 더해진다. 이상적 비율은 50~60%지만, 이를 넘기면 대사 질환 위험이 커진다. 부족해도, 과해도 문제다.

 

김 소장은 ‘육식 대(對) 채식’이라는 극단적 구도를 경계한다. 젊은 세대는 ‘단백질 근육 숭배’로 고기 일변도 식단에 치우치고, 암 환자나 만성 질환자는 ‘해독’을 명분으로 채식에 집착한다. “고기만 먹으면 염증이 쌓이고, 채식만 하면 단백질이 부족해집니다.”

 

성인(체중 60㎏ 기준) 하루 단백질 권장량은 50~60g. 고기 40g에는 단백질 8g이 들어 있지만, 밥 70g에는 2g 남짓이다. 밥과 채소만으로는 권장량을 채우기 어렵다. 고기·생선·두부·계란 등 동물성 단백질을 매끼 포함해야 한다. 동물성 50~60%, 식물성 40~50% 균형이 이상적이다.

 

나이 들수록 중요한 건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먹는 것’이다. 40대 이후에는 근육량과 기초 대사량이 감소하므로 식사량을 무작정 줄이기보다 대사 변화에 맞춰 구성과 분량을 재설계해야 한다.

 

“욕실엔 체중계, 식탁엔 저울이 필요합니다.” 처음엔 주식인 밥·고기·생선 등을 계량해 ‘내 적정량’을 눈으로 익히고, 익숙해지면 눈대중으로 해도 위가 안다. “식탁에서 조금 더 까다로워질수록 건강에 더 가까워집니다.”

 

그가 만든 ‘한국형 정밀 식단’은 5:2:3 비율을 기반으로 한다. 현미밥, 쌈 채소, 해조류, 생선·두부, 들기름과 견과류를 조합한 ‘한식+지중해식’ 하이브리드가 뼈대다. 한 끼는 600㎉ 내외로 권장하지만, 획일화하기는 어렵다.

 

김 소장은 조선멤버십 회원을 위해 ‘밥상 리셋’을 독점 연재하고 있다. 각종 성인병에 따른 질환별 식단, 식단 설계의 원리 등을 풍부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