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상식

에어컨 껐다 틀까, 계속 켜둘까? 전기요금 아끼는 여름 냉방법

해암도 2025. 7. 3. 16:26

에어컨 잘못 틀면 요금 폭탄
똑똑한 절전 꿀팁 알려드려요

 
 

“작년에 너무 더워서 에어컨을 24시간 켜놨더니 전기요금 폭탄을 맞았어요. 올해도 에어컨을 틀긴 하겠지만, 대신 손 설거지를 하고 세탁기도 빨래를 모아서 한 번에 돌리려고요.”(대구 40대 주부 이모씨)

 

올 여름 역대급 폭염이 예고되면서 에어컨 사용에 따른 전기요금 부담을 걱정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가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에어컨을 껐다 켰다 반복하는 게 나은지, 아니면 제습 기능으로 하루 종일 틀어 두는 게 나은지 고민이 많다. 전기요금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무더위를 슬기롭게 이겨낼 방법은 없을까?<도움말=LG전자>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에어컨 켜기 전, 제조년도부터 확인하세요

여름철 전기요금을 아끼려면, 먼저 우리 집 에어컨이 어떤 방식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어컨은 실외기 작동 방식에 따라 정속형(구형)과 인버터형(신형)으로 나뉜다. 예를 들어 LG전자 에어컨의 경우, 2011년까지 판매된 모델은 정속형, 2012년 이후 모델은 인버터형이다. 인버터형 에어컨은 실외기에 ‘inverter(인버터)’라고 표시돼 있어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정속형 에어컨은 실내 온도가 희망 온도보다 올라가 더워지면, 실외기가 다시 최대 출력으로 작동해 전력 소모가 커진다. 만약 집에 설치된 에어컨이 정속형이라면, 희망 온도에 도달한 뒤에는 잠시 껐다가, 실내가 더워질 때 다시 켜는 방식이 전기요금을 아끼는 데 효과적이다.

 

반면 인버터형 에어컨은 껐다 켰다 하지 말고 계속 켜 두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실내 온도가 설정한 희망 온도에 도달하면, 실외기가 그 온도를 유지하는 수준에서 최소한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희망 온도를 22도 정도로 낮게 설정해 강풍으로 빠르게 냉방하고 충분히 시원해지면 26도 안팎의 적정 온도로 다시 올려 설정해 두면, 전기요금을 줄이면서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작년 8월, 가수 백지영은 방송에서 "1주일 전기요금이 70만원 나왔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실시간 전기요금은 한전ON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유튜브
 

✅제습 기능, 전기요금 줄이려다 더 낸다?

“에어컨을 제습 모드로 틀어두면 시원하면서 전기요금도 적게 나온다는데, 정말 냉방보다 제습이 더 효율적인 걸까요?”

 

에어컨의 제습 기능을 ‘절약 꿀팁’으로 여기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집안 환경에 따라 전력 소비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제습은 기본적으로 ‘습도 조절’에 초점을 둔 기능으로, 가정마다 다르게 형성되는 실내 습도와 밀폐 상태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습도가 높은 날 제습 모드를 사용하면 습기를 없애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려, 오히려 일반 냉방 모드보다 전기요금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다. 물론 습도가 낮은 날엔 제습으로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을 아끼고 싶다면, 제습보다는 에어컨에 기본 탑재된 ‘절전 모드’나 ‘에너지 세이빙 기능’을 활용하는 게 더 낫다”고 조언했다.

 

선풍기나 서큘레이터를 함께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에어컨에서 나온 시원한 공기를 실내 곳곳으로 빠르게 퍼뜨려서 실외기 가동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설치 위치는 에어컨 송풍구 앞, 그리고 시원해지길 원하는 방향을 향해 두면 된다.

 

스탠드형 에어컨은 바람 방향을 위로 향하게 하는 것이 냉방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찬 공기는 아래로, 더운 공기는 위로 올라가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위쪽으로 찬 바람을 보내면 공간 전체에 시원한 공기가 자연스럽게 대류하며 퍼지게 된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지난 1일, 대구 동구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 설치된 불타는 지구 조형물 앞으로 분수대가 가동되고 있다./연합
 

✅전기 덜 쓰면 다음달 요금 깎아드려요

한국전력이 시행 중인 ‘주택용 에너지 캐시백’ 제도도 놓치지 말자. 직전 2년 같은 달 평균 사용량보다 전기를 3% 이상 줄이면, 절감한 전력량에 따라 kWh당 30~100원씩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현금으로 입금되는 방식은 아니며, 다음 달 전기요금에서 자동 차감된다.

 

이미 121만 가구 이상이 가입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제도다. 작년엔 166억원 규모의 할인 혜택이 지급됐다. 올해 4월 기준으로는 약 46만명이 환급을 받았고, 상위 1% ‘슈퍼 절약’ 가구는 약 1만6000원씩 돌려받았다.

 

마침 여름철 가입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7월 13일까지 가입하면 추첨을 통해 200명에게 로봇청소기, 제습기, 치킨기프티콘 등 선물을 증정한다. 가입 신청은 주택용 에너지 캐시백 사이트(en-ter.co.kr/ec/main/main.do). 휴대폰 본인인증 등 간단한 절차만 거쳐 가입하면 된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민경
 

✅새로 구입한다면 정부 지원 놓치지 마세요

에어컨을 신형으로 교체할 계획이라면, 이달부터 시작되는 정부의 ‘가전제품 환급 행사’를 눈여겨볼 만하다. 에너지 효율 등급이 높은 가전제품을 구매하면, 구입비의 10%를 최대 30만원 한도 내에서 환급받을 수 있다.

 

에어컨의 경우, 벽걸이형을 제외한 제품은 에너지 효율 3등급까지 환급 대상에 포함된다. 환급 대상 여부는 정부가 별도로 운영할 예정인 전용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환급 한도는 개인별로 적용된다.

 

업계 관계자는 “고효율 가전제품 환급 추경안은 현재 산업위 소위를 통과했고, 본회의 처리만 남은 상태”라며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에는 시행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환급 행사는 연말까지 계속되지만, 정부 예산(3261억원)이 소진되면 조기 종료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