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화를 막는 ‘불로장생 주사’가 드디어 현실이 될까. 미국 연구진이 면역세포치료제의 일종인 ‘CAR-T’세포를 활용해 노화를 되돌리는 주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효과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미국 콜드스프링하버연구소(CSHL) 연구팀은 24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 노화’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젊음의 샘’은 오랜 시간 동안 탐험가들의 관심을 끌었다”며 “마법의 노화 방지 비약이 우리 몸 속에 이미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했다.
연구를 이끈 CSHL 코리나 아모르 베가스 교수 연구팀은 면역세포인 T세포를 노화와 싸우도록 재프로그래밍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면역을 담당하는 T세포를 유전정보 조합으로 특정 세포를 찾아 유도탄처럼 공격하도록 만든 세포를 ‘CAR-T’라고 한다. 현재 주로 항암제 개발에 쓰이고 있는 기술인데 이를 노화 방지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화 세포는 복제를 멈춘 세포다. 인간 세포는 60~70회 정도 분열하고 나면 더 이상 분열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노화된 세포는 몸에 축적돼 염증 등을 일으키고, 노화를 촉진한다. 현재 이런 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 여러 약물이 존재하지만 대부분 장기간 반복적으로 복용해야 해 효용성이 떨어진다.
연구진은 CAR-T세포를 조작해 실험 쥐의 노화 세포를 제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약물을 주입한 결과 체중이 줄고, 신진대사와 포도당 내성이 개선되고, 신체활동이 증가하는 등 ‘젊어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아모르 베가스 교수는 “이 약은 늙은 쥐를 젊게 만들고, 젊은 쥐의 노화를 막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또 CAR-T 세포치료제의 장점은 효과가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것이다. 아모르 베가스 교수는 “T세포는 기억력을 발달시키고 체내에서 매우 오랫동안 지속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화학 약물과는 매우 다른 점”이라며 “CAR-T 세포를 사용해 한 번의 주사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김효인 기자 조선일보 입력 202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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