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상식

“아들딸 고를 수 있습니다”...성별 구별하는 인공수정 기술 나왔다

해암도 2023. 3. 23. 16:52

약 80%의 정확도로 태아의 성별을 고르는 데 성공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스카이뉴스가 2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장차 자녀의 성별을 선택할 수 있게 될 경우 윤리 문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2일 서울의 한 백화점에 유아용품이 진열돼 있다./뉴스1

미국 뉴욕 웨일 코넬 의대 지안피에로 팔레르모 교수팀은 이날 과학저널 ‘플로스 원’(PLOS ONE)에서 정자의 성을 선택해 인공수정 하는 기술을 이용해 80%의 정확도로 원하는 성별의 배아를 얻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들은 X 염색체 정자가 Y 염색체 정자보다 약간 더 무겁다는 점을 이용해 정자를 선별한 뒤 아들을 원하는 부부에게는 Y 염색체 정자, 딸을 원하는 부부에게는 X 염색체 정자로 인공수정을 했다.

그 결과 딸을 원하는 부부 59쌍은 292회 인공수정 중 231회(79.1%) 딸 배아를 얻은 데 성공했고, 아들을 원하는 부부 56쌍은 280회 인공수정 가운데 223회(79.6%) 아들 배아를 얻었다. 결과적으로 딸 16명, 아들 13명이 건강히 태어났다.

팔레르모 교수는 해당 기술이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매우 안전하며, 윤리적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가 심각한 윤리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현재 많은 국가에서 성별과 관련된 질환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배아의 성별을 선택하는 것은 불법이다. 영국 런던 임페리얼 컬리지 남성병학과 학장인 찬나 자야세나 박사는 “연구팀의 기술적 업적은 연구로 인한 심각한 윤리적 문제에 비하면 중요하지 않다”며 “정자 선택은 자손의 성별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것으로 사회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켄트 대학의 유전자학과 다렌 그리핀 교수 또한 성별 선택은 “윤리적으로 사기”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