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설탕보다 4000배 단 단백질… “한 티스푼이면 설탕 16㎏ 대체”

해암도 2022. 10. 22. 17:38

세계 최대 사회혁신 대회 우승한 이스라엘 스타트업
설탕보다 단맛 4000배 강해 함유량 줄여 비만 낮춰

 
아마이프로틴스(Amai Proteins)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창립자인 일란 사미시(Ilan Samish)가 지난 9월 이스라엘 아마이프로틴스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신태PD

 

올해 6월 열린 세계 최대 사회혁신 스타트업 경진대회 ‘익스트림 테크 챌린지(XTC)’의 최종 우승은 이스라엘 스타트업 ‘아마이프로틴스(Amai Proteins)’가 차지했다. 2016년 설립된 아마이프로틴스는 단백질을 활용해 설탕 대체제를 만드는 푸드 테크 스타트업으로 지금까지 1700만달러(241억5700만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달 이스라엘 레호봇(Rehovot) 아마이프로틴스 본사에서 만난 일란 사미시(Ilan Samish)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개발한 감미단백질(Sweet protein)인 ‘스윌린(sweelin™)’은 티스푼으로 한 숟갈이면 설탕 16㎏을 대체할 수 있다”며 “각종 식음료에 사용할 경우 똑같은 맛을 유지하는데, 설탕 사용량은 최대 7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아마이프로틴스는 미국 식품기업 오션스프레이와 공동개발협약(JDA)을 맺고, 설탕 사용량을 기존 대비 40% 줄인 크랜베리 주스 개발에 착수했다. 그는 “설탕 사용을 줄임으로써 환경 미치는 영향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당뇨병과 같은 질병의 위험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단백질로 어떻게 단맛을 낼 수 있나.

“아프리카 정글에서 발견되는 일부 단백질은 단맛을 낸다. 하지만 공급이 적고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대량 생산 시스템에는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AI-CPD’라는 첨단 기술을 활용해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을 재설계하고, 이를 발효시켜 새로운 단백질인 ‘스윌린’을 만들었다. 우리가 만들어 낸 설탕 대체제는 생산 비용이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량 식품 시장에 적합하다.”

 

이스라엘 레호봇에 위치한 아마이프로틴스 본사에서 연구원들이 연구 중이다. /김우영 기자

 

-얼마나 강한 맛을 낼 수 있나.

“동일 무게 기준으로 설탕보다 4000배 더 달다. 이는 티스푼으로 한 숟가락만 사용해도 설탕 16㎏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다.”

 

-건강에는 무해한가.

“완전 무해하다. 100% 단백질로 만들었으며, 다른 단백질처럼 우리 몸에 건강한 아미노산으로 소화된다. 칼로리도 거의 없다. 특히 굉장히 적은 양만 섭취해도 되기 때문에 섭취량 자체가 매우 적다. 자체 실험을 통해서도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오는 2023년까지 미국 식품 의약국(FDA)의 안전원료인증(GRAS)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아마이프로틴스의 설탕대체제 '스윌린(sweelin™)'이 들어간 제품과, 일반 제품을 나란히 배치한 모습. 겉보기에도 차이가 없지만, 맛과 식감에서도 구별이 어렵다. /김우영 기자

 

이날 직접 아마이프로틴스의 설탕 대체제인 ‘스윌린’이 들어간 케첩과 캐러멜, 말린 과일 등과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반 제품을 먹어봤지만, 식감과 맛에서 거의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겉보기에도 똑같았다. 같은 방식으로 크랜베리 주스도 시음했으나 일반 제품과 구별이 어려웠다.

 
아마이프로틴스 제품 시식 모습

-설탕보다 더 강한 맛을 낸다면, 설탕을 100% 대체하는 것도 가능한가.

“만약 우리가 개발한 제품으로 식음료에 들어가는 설탕을 100% 대체할 경우 기존 제품의 맛이나 식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존의 맛과 질감을 손상시키지 않는 선에서 현재로서는 50~70%의 설탕 사용량을 줄이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설탕 대체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설탕은 지속가능성(sustabability)이 떨어진다. 우선 지구 환경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전 세계가 설탕을 생산하기 위해 사용하는 토지의 크기가 영국보다 크다고 한다. 또 각종 화학비료를 사용하면서 토지를 오염시키고, 굉장히 많은 물을 사용한다. 선박과 트럭 등이 수백만톤의 설탕을 옮기는 과정에서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건강에도 안 좋다. 설탕 과다섭취는 당뇨병, 암 등 각종 질병과 비만의 원인이 된다.

아마이프로틴스(Amai Proteins)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창립자인 일란 사미시(Ilan Samish)가 지난 9월 이스라엘 아마이프로틴스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신태PD

 

만약 우리가 설탕 생산량을 1%만 줄여도, 약 2조5000억리터(L) 규모의 물과 2만6300㎢ 크기의 토지를 확보할 수 있다. 아울러 매년 172만톤(t)의 설탕 사용량을 줄임으로써 보건의료체계 비용을 100억달러(14조2430억원)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본다.”

 

-한국 진출 계획도 있나.

“물론이다.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식품 시장은 규모가 매우 크다.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동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