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해외여행 일타강사 - 대체 이게 뭐야? 당황한다…유럽 소매치기 퇴치할 ‘요물’

해암도 2023. 7. 22. 17:06

 

해외여행 일타강사⑩ 여행 고수의 ‘나의 해외여행 필살기’

 

일타강사 10회 강의는 ‘초청 특강’을 준비했다. 어차피 여행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다. 일타강사가 9차례에 걸쳐 해외여행에 필요한 정보와 노하우를 정리했지만, 냉정히 말해 모두에게 맞춤한 정보고 노하우라 할 수는 없다. 해외여행 일타강사는 시즌1 마지막 회에 맞춰 특기가 분명한 여행 고수 10명을 모셔 그들로부터 ‘나만의 해외여행 필살기’를 들었다. 배낭여행만 다니는 여행작가는 배낭이 무거워도 꼭 챙기는 물건을 말하고, 베테랑 여행 가이드는 이탈리아 소매치기를 물리치는 기상천외한 비결을 들려준다. 술 좋아하는 여행작가의 여행 가방에는 ‘이것’이 들어 있고, 승무원 출신 여행작가는 또 다른 ‘이것’을 껴안고 비행의 피로를 풀었다고 귀띔한다. 펄떡이는 정보와 생생한 경험담 속에서 당신의 여행을 꾸려 보시길. 세상에는, 저마다의 행복이 있듯이 저마다의 여행이 있다.

10년 차 배낭여행자의 배낭  

배낭여행은 짐을 싸고 푸는 것으로 여행이 시작되고 끝이 난다. 반드시 필요한 물건만 추려 배낭에 하나에 담는 것이 핵심이다. 사진 안시내

캐리어 끌고 가는 단기 여행보다 배낭을 짊어지고 떠나는 장기 여행을 좋아한다. 내 삶에 꼭 필요한 것만 배낭 하나에 채워 떠났다가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어놓으면 한동안은 내 집처럼 느껴진다. 체구가 작고 저비용항공을 선호하는 탓에 배낭 무게는 7㎏ 이내로 맞추는 편이다. 배낭여행만 10년을 하다 보니 나름의 짐 싸기 노하우가 있다.

옷은 최소한만 준비한다. 레깅스, 트레이닝 바지, 얇은 후드집업, 양말, 스카프 정도. 신발은 크록스 하나로 충분하다. 나는 속옷 대신 잘 마르는 재질의 민소매 톱을 챙기는 경우가 많다. 여럿이 쓰는 숙소에 속옷을 걸어두면 보통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수건은 스포츠 타월 하나를 매일 빨아 쓰고, 비누와 때수건은 소형 반찬통에 함께 넣어 부피를 줄인다. 컵라면·고추장은 넣지 않지만, 대용량 라면 수프와 누룽지는 빠뜨리지 않는다.

 

에어 베개는 장거리를 이동할 때 안락한 여행을 위해 꼭 필요하다. 평소에는 접어두었다가 필요할 때만 입으로 몇 번 불어 사용하면 된다. 게스트하우스 베개가 지저분해 보일 때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장기 여행에선 책만큼 좋은 친구도 없다. e북 리더기나 아이패드가 무게 부담이 적다. 카드 종류의 작은 보드게임도 배낭에 넣고 다닌다. 보드게임은 낯선 장소에서 외국인과 가장 빨리 친해질 수 있는 도구다. 여권이나 신용카드처럼 중요한 건 작은 가방에 따로 넣어 항상 휴대한다. 샤워할 때도 갖고 들어간다. 예쁜 사진을 찍고 싶은 날은 벼룩시장에서 가벼운 원피스를 산다. 현지 분위기도 살리고, 가성비도 챙길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이다.

안시내. 여행작가이자 콘텐트 크리에이터. 배낭 메고 떠나는 아프리카 종단 같은 험난한 여행을 사랑한다.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을 비롯해 책 5권을 펴냈다.

스위스 초콜릿, 프랑스 마트가 더 싸다  

하나투어 정승진 인솔자가 유럽 여행객에게 나눠주는 이탈리아 커피 설명서. 사진 정승진

요즘 패키지여행은 반나절 이상 자유 시간을 보장하는 상품이 많다. 뭘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손님이 많은데, 유럽에 가면 카페 문화부터 경험해 보시라 권한다. 미리 출력해둔 나라별 커피 주문법을 드린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익숙한 한국인도 유럽인처럼 커피를 음미할 수 있다. 이탈리아에선 일반 에스프레소보다 물의 양이 더 적고 진한 ‘리스트레토’를, 오스트리아에선 커피에 휘핑크림을 얹은 ‘아인슈페너’를 즐기는 식이다.

음식도 유럽인처럼 경험할 수 있다. 이탈리아 피렌체를 가면 ‘피오렌티나’ 스테이크(흰 소의 안심과 등심을 함께 맛보는 티본 부위)를 꼭 드시라고 말한다. 나폴리에서는 가장 일반적인 피자 ‘마르게리타’를 먼저 권하지만, 버팔로 젖 치즈를 얹은 ‘부팔라 피자’도 함께 추천한다.

 

유럽 여행의 묘미 중 하나가 쇼핑이다. 스위스 브랜드 초콜릿을 선물로 사는 사람이 많은데, 스위스나 공항 면세점보다는 프랑스나 독일 마트에서 사는 게 더 싸다. 유럽에 갔다면 유럽 맥주를 마셔야 한다. 벨기에의 트리펠·시메이 맥주, 체코 카를로비바리 맥주를 추천한다. 네덜란드에서는 립밤을 사자. 한국의 올리브영 같은 ‘헤마’에서 파는데, 1개 가격이 1.25유로(약 1700원)여서 잔뜩 사서 나눠주기에 좋다.

요즘 유럽에선 소매치기가 다시 기승을 부린다. 그들도 코로나 탓에 3년을 굶었다. 관광지에서 넋 놓고 사진 찍는 사람이 제1 표적이 된다. 튀지 않는 색깔의 옷핀을 챙겨가면 유용하다. 배낭 지퍼를 옷핀으로 물리면 쉽게 열지 못한다. 유럽에서는 옷핀을 잘 안 써 사용법 자체를 모른다. 사진 찍을 때 가방을 앞으로 둘러메는 것도 잊지 말자.

정승진. 여행사 ‘하나투어’의 베테랑 인솔 가이드. 유럽 패키지여행 인솔만 400회가 넘는다. 

승무원의 기내 필수 아이템  

기내가 서늘하게 느껴진다면 온수 팩을 챙겨보자. 체온을 올려 비행 피로를 풀어주고 숙면에도 도움을 준다. 기내에서 승무원에게 요청하면 물주머니에 뜨거운 물을 받아준다. 사진 우은빈

승무원의 피부 관리법을 궁금해하는 분이 많다. 사막보다도 건조하다는 기내에서 어떻게 장시간 꿀 피부를 유지할 수 있느냐고 물어오신다. 결론부터 말하면 ‘장시간 비행에도 끄떡없는 화장품’이나 ‘만능 보습 제품’ 같은 건 없다. 어떤 제품을 써도 금세 푸석푸석해지기 때문에 자주 손보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다.

승무원이 필수로 챙기는 것 중 하나가 바셀린이다. 바셀린을 살짝 덜어내 손바닥 온도로 녹인 다음, 볼이나 이마에 틈틈이 찍어 발라준다. 건조한 기내에서 촉촉한 ‘물광 피부’를 유지하는 비법이다. 바셀린을 면봉에 찍어 코안에 발라두면, 코안이 메마르고 허는 것도 예방할 수 있다. ‘가습 마스크’도 승무원의 애용품이다. 마스크 안쪽이 촉촉한 패드로 돼 있어 일종의 가습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가습 마스크가 없다면 마스크 안쪽에 물에 적신 티슈를 대는 방법도 효과가 좋다.

 

승무원도 잠을 잔다. 장거리 비행 시 기내 한편 벙커에서 교대로 휴식하는데, 그때마다 품에 안고 있던 게 온수 팩(보온 물주머니)이다. 목 베개, 수면 양말, 안대 등 저마다 기내 꿀잠을 위한 아이템이 있지만, 내게는 온수 팩이 가장 효과적이었다. 체온을 올려 비행 피로를 풀어주고 수면에도 큰 도움이 됐다. 휴대도 간편하다. 납작한 물주머니로 태블릿PC만 하다. 기내 온도는 보통 24도에 맞춰져 있다. 기내가 서늘하게 느껴질 때도 온수 팩이 도움된다. 승무원에게 요청하면 물주머니에 뜨거운 물을 받아준다.

 

비행을 마치면 온몸이 붓는다. 부기를 빼기 위해 꼭 챙기는 게 ‘괄사’다.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틈날 때마다 피부를 마사지한다. 개인적으로 ‘리파’ 브랜드 제품을 선호하는데, 일본에서 사면 훨씬 싸다. 예전에는 일본에 가면 꼭 사 오는 화장품 브랜드가 있었는데, 요즘은 아니다. 올리브영 같은 국내 매장에서도 웬만한 제품을 다 구할 수 있어 현지 쇼핑의 이점이 많이 사라졌다.

우은빈. ANA항공에서 6년을 근무한 전 승무원이자 에세이 작가.『나는 멈춘 비행기의 승무원입니다』를 펴냈다. 

나의 일본 쇼핑 천국, 약국

한국어 서비스가 되는 일본 렌터카 내비게이션. 손민호 기자

일본에 갈 때 빠뜨리지 말아야 건 단연 ‘돼지코’다. 일본은 110V 어댑터를 사용하는 나라여서 플러그가 납작한 돼지코 어댑터가 있어야 전기를 쓸 수 있다. 동전 지갑은 일본에서 특히 유용한 아이템이다. 일본은 한국보다 현금이 훨씬 많이 통용되므로 동전 쓸 일이 많다. 일본은 자동판매기의 나라 아닌가.

 

렌터카를 이용한다면 핸드폰 거치대를 꼭 챙기자. 구글맵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때 편리하다.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땐 목적지 전화번호를 미리 검색해 가면 편하다. 전화번호가 가장 정확하다. 일본어는 몰라도 된다. 어지간한 렌터카 내비게이션이 한국어 서비스를 한다. 우산은 렌터카 업체에서 무료로 빌려준다.

카카오톡에서 ‘일본여행 할인쿠폰’ 친구 추가를 하면 돈키호테·이온몰 같은 쇼핑몰에서 기존 10% 면세 혜택에 5%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쇼핑몰에서는 드럭스토어를 집중 공략한다. 한국에서 파는 카피 제품보다 30∼50% 싼 일본 정품을 살 수 있다.

 

일본 약국에서 정기적으로 사 오는 제품을 열거한다. 캬베진(위장약), 오타이산(소화제), 무히(튜브형 모기약), 센카 퍼펙트휩(세안제), 휴족시간, 동전파스 등은 떨어지기 전에 미리 사놓는다. 한국에서도 다이어트 약으로 인기 많은 ‘나캇타 코토니’는 여직원에 선물할 때, 모기에 물렸을 때 붙이는 ‘호빵맨 밴드’는 아기 있는 집에 선물할 때 좋다. 사케는 귀국할 때 공항 면세점에서 산다. 짐을 부치지 않아도 돼서다. 추천 사케는 ‘닷사이23’. 5000엔(약 4만5000원)인데, 국내 주류 아웃렛에서 25만원에 판다.

조영우. 일본 전문 여행사 ‘여행박사’ 전 이사.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했고 일본에서도 공부한 일본파. 300회가 넘는 일본 여행 경력을 자랑한다.

유럽에서 운전하기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 산맥은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쉽지 않다. 자동차가 있다면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다. 사진 이화득

처음 떠나는 유럽 자동차 여행. 막연히 겁먹는 사람이 많은데, 절대 그럴 필요가 없다. 제주도에서 렌터카 여행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요즘 렌터카는 내비게이션도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 구글맵만으로 충분하다. 고속도로에서는 추월할 때만 1차선을 이용하고 다시 원래 차선으로 돌아와야 한다. 오른쪽 차선으로 추월하는 건 절대 금지한다는 걸 명심하자. 많은 사람이 대도시 운전을 걱정한다. 그러나 단언한다. 이탈리아 로마,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정도를 빼면 그리 복잡한 도시는 없다. 심지어 세 도시도 서울보다 인구도, 자동차 수도 적다. 정히 걱정되면 대도시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된다.

 

코로나 사태 이후 다녀온 나라 중에 이탈리아와 노르웨이를 렌터카 여행지로 추천한다.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 산맥은 기차나 버스로 접근하기 어렵다. 중부에서도 아시시·오르비에토처럼 매력적인 소도시는 렌터카로 찾아가야 편하다. 노르웨이는 의외로 자동차 여행에 최적화한 나라다. 야영장에 있는 ‘히테’ 숙소를 추천한다. 주방 딸린 통나무집으로 하룻밤 숙박료가 10만~15만원 선이어서 북유럽의 살인 물가도 걱정 없다. 한국에서 쌀과 밥솥, 간편식과 휴대용 정수기 등을 싸 가면 식비도 아낄 수 있다.

 

렌터카 업체를 비교해 주는 ‘브로커’ 사이트가 많은데 조심해야 한다. 처음엔 가격이 싸 보여도 대부분 보험이 빠져 있다. 보험을 추가하면 싸지도 않고 예약 취소도 어렵다. 한국 사무소가 있는 렌터카 업체에서 차를 빌리고 ‘풀 커버 보험’을 드는 게 안전하다. 유럽 자동차는 대부분 수동 기어다. 자동 기어 차량을 원하면 2개월 전에 예약하길 권한다.

이화득. 해외 렌터카 예약 전문 여행사 ‘여행과지도’ 대표.『렌터카로 동유럽』 『렌터카로 미국 캐나다』 등을 펴냈다. 

‘해외 한 달 살기’의 첫 기술

'해외 한 달 살기'를 위한 첫 단계는 의외로 냉장고 정리다. 오랜 기간 집을 떠나야 하기에 냉장고를 최소한으로 비우고 가는 것이 좋다. 사진 김은덕·백종민

외국에서 한 달 살기를 위한 첫 번째 준비 작업은 ‘냉장고 정리’다. 의외인가. 여행 짐을 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달 동안 집을 비운다는 사실도 잊으면 안 된다. 이 과정을 무시하면, 한국에서 처음 마주하게 될 장면이 썩어버린 야채와 곰팡이로 가득한 냉장고일 수 있다. 냉장고 전체를 비우고 전원을 내리는 게 최선이지만 불가피할 경우 냉장실 제품을 냉동실로 옮긴 후 약냉장으로 맞춰 놓고 출국한다.

 

오랜 기간 집을 비우는 만큼, 일주일에 한 번은 집 상태를 봐줄 지인을 섭외해두는 게 좋겠다. 지인이 없으면, 우편물이나 현관에 붙은 전단 수거 정도는 이웃에게 부탁하자. 가득 찬 우편함이 빈집털이 범죄의 표적이 될 수도 있으니. 한겨울 출국이라면 동파 예방을 위해 물을 조금 틀어 놓고 떠나자. 한여름엔 비 피해가 없도록 창문 단속을 잘해야 한다.

 

숙소는 보통 에어비앤비로 예약한다. 4주 이상 한 숙소에 머물 경우, 할인 가격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 유리하다. 평점 높은 ‘슈퍼 호스트’의 숙소는 실패할 확률을 덜 수 있지만, 할인 폭이 작고 장기로 예약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신규 호스트의 집은 할인 폭이 크지만  약간의 모험을 감수해야 한다. 검증이 덜 됐기 때문이다. 숙소에 문제가 생기면 집주인과 직접 대면해 해결하는 최선이다. 에어비앤비는 호스트와 이용자 간 중재에 미온적인 편이라 최후의 수단으로 미루는 게 현명하다.

 

이제 여행을 떠날 차례. ‘한 달 살기’라고 해서 한 달치 짐을 들고 가야 하는 건 아니다. 여권·신용카드·항공권 이 세 개만 있으면 된다. 옷은 최소한으로 넣고, 화장품이나 세면 용품은 현지에서 한 달 쓸 만큼만 구하면 되므로 거의 챙기지 않는다. 현지 브랜드를 쇼핑하는 재미도 누릴 수 있다. 튀르키예에선 장미 오일 베이스로 만든 화장품을 바르고, 독일에선 오가닉 화장품을 산다. 프랑스 약국에서는 유리아쥬나 꼬달리 등 유명 브랜드 화장품을 국내보다 싼 가격에 구할 수 있다. 한식 재료는 세계 어느 도시에서도 구하기 쉬워졌다.

백종민·김은덕. 여행작가 부부이자 유튜버. 2013년부터 46차례 ‘해외 한 달 살기’ 테마의 여행을 해왔다. 『여행 말고 한달살기』 『한 달에 한 도시』 등을 펴냈다.

주말에는 베를린 중앙역을 가야 한다

독일 기차 창문으로 바라본 베를린 중앙역. 중앙역은 주말에도 쉬지 않는 상점이 많다. 사진 서다희

독일 여행을 준비할 때 꼭 챙겨야 할 건 칫솔이다. 독일 호텔은 칫솔을 거의 주지 않는다. 환경 보호를 위해서다. 같은 이유로 객실 슬리퍼에도 인색하다. 독일 여행에서 가이드북은 별 쓸모가 없다. 구글맵 하나면 충분하다. 멋진 옷과 신발은 한 벌 정도 있는 게 좋겠다. 베를린에 갔으니 고급 레스토랑이나 공연장은 한 번쯤 가봐야 하지 않겠나.

 

독일 호텔을 예약할 땐 ‘체크24’라는 독일 사이트를 추천한다. 독일어만 지원하지만 번역 프로그램으로 쉽게 검색할 수 있다. ‘모텔원’이라는 호텔 브랜드에 가입하면 편하다. 독일은 물론이고 오스트리아·스위스에 있는 모텔원 호텔도 이용할 수 있다. 모텔원 호텔은 현대식 건물이 대부분이어서 객실에 에어컨을 갖춘 호텔이 많다. 고풍스러운 유럽 호텔이라고 예약했다가 냉방이 안 돼 밤새 고생했다는 한국인 여행자들, 숱하게 봤다.

 

독일 여행에서 기차 여행은 필수다. 보통 한국에서 살 수 있는 유레일 패스를 이용하지만, 베를린 근교 소도시를 갈 때는 독일 철도청에서 판매하는 ‘지역 기차 티켓’이 더 유용하다. 일반 열차 및 시내 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1일권 티켓이다. 여러 노선이 있는데, 바이에른 티켓을 추천한다. 27유로(약 3만8000원)로 독일 남부 도시는 물론이고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까지 다녀올 수 있다.

독일은 약이 유명하지만, 의외로 감기약이 없다. 의사에게 감기 걸렸다고 하면 차 마시고 젤리 먹고 쉬라고 하면서 약은 잘 안 준다. 독일 약국의 쇼핑 목록은 다음과 같다. 이베로가스트(위장약), 폴타렌(근육통에 좋다), 비판텐(스테로이드 성분 없는 연고) 등. 비타민 젤리나 허브티 같은 건 안 사는 게 낫다. 더 비싸다. 참, 유럽은 동네 수퍼마켓도 주말에는 문을 잘 안 연다. 주말에는 베를린 중앙역으로 가자. 연중무휴 상점이 많다.

서다희. 여행잡지 기자이자 여행작가. 독일 베를린에서 6년을 살고 돌아왔다.

히말라야 트레킹, 내복보다 중요한 이것

장영복 신발끈여행사 대표가 2023년 4월 다녀온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EBC) 코스. 장영복 대표는 눈사태 위험이 없는 봄이나 가을이 히말라야 트레킹 여행의 적기라고 말한다. 사진 장영복

네팔에는 ‘코리안 시즌’이란 말이 있다. 히말라야 트레킹의 비수기인 1, 2월 한국인만 몰려가서다. 가볍게 볼 수 없는 현상이다. 겨울이 되면 한국인 조난 사고가 빈번히 발생한다. 2020년 교육청 봉사단원 4명의 사망 사고, 2023년 50대 여성 사망 사고 모두 1월에 일어났다.

 

히말라야에는 트레킹 코스가 약 30개 있다. 코스마다 난이도가 제각각이다.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인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ABC)’ 코스는 북한산 오를 정도의 체력이면 걸을 수 있다. 전문 여행사 상품을 이용하면 로지(산에 있는 숙소) 걱정도 필요 없고, 가이드와 짐꾼이 함께해서 편하고 안전하다. 해발 2000~4000m를 완만하게 오르기 때문에 고산병 위험도 적다. 그래도 고산병은 대비해야 한다. 천천히 걷고 몸에 이상이 왔다 싶으면 하산하는 게 제일 안전하다. ABC 코스는 겨울에 특히 위험하다. 가이드북 『론리플래닛』도 2009년 판부터 ‘눈사태 위험 지역’으로 경고하고 있다.

 

히말라야 트레킹을 위한 중요한 팁. 등산복 위에 덧입는 우비 바지를 챙겨 가자. 방수 재킷 못지않게 중요하다. 비를 맞아도 하체가 젖지 않게 해주고 빗물이 신발 안으로 스미는 것도 막아준다. 히말라야는 일교차가 크다. 내복을 입으면 더울 때 벗기가 곤란하지만 우비는 쉽게 벗을 수 있다.

 

요즘 남극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남극은 남미에서 크루즈를 타고 방문하는 게 제일 쉽다. 500~1000명이 탑승하는 대형 크루즈는 시설이 좋고 흔들림이 덜하다. 대신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남극에 상륙할 수 없다. 500인승 이상 크루즈는 국제 협약에 따라 남극 하선이 허용되지 않는다. 배에서 구경할 수밖에 없다. 500인승 미만 크루즈는 하선이 가능하다. 100명씩 나눠 남극에 내릴 수 있다.

장영복. 어드벤처 여행 전문 여행사 ‘신발끈여행사’ 대표. 남극과 북극, 히말라야 등 어드벤처 여행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술 여행 필수품, 뽁뽁이와 병따개

체코 푸르크미스트르의 비어스파. 맥주 푼 따뜻한 물을 채운 나무 욕조가 있고 욕조 옆에는 개인용 탭에서 시원한 맥주가 콸콸 나온다. 사진 우지경

내 여행에서 술은 빠지지 않는다. 비행기에서부터 술과의 동행이 시작된다. 식사 때는 화이트 와인, 레드 와인으로 시작해 영화 볼 때는 위스키를 마신다. 위스키는 승무원이 먼저 권하지 않으므로 지극히 당연하다는 듯이 호출 버튼을 눌러 주문해야 한다. 온더록스(On the Rocks)로 마실지, 니트(Neat)로 마실지 정하고 요청하면 되는데, 얼음 담긴 컵과 미니 사이즈 위스키병을 같이 받을 수도 있다. 가끔 비즈니스석을 탈 때는 더욱 전략적으로 행동한다. 식전에는 스파클링 와인을 주문해야 하며, 식사 시간은 최대한 느긋하게, 와인 리스트를 최대한 즐길 수 있도록 끌어야 한다.

 

해외에서 술을 갖고 들어올 때는 무조건 큰 병을 사야 한다. 면세 주류는 2병(2L 400달러 이하)이 한도이므로 큰 병일수록 이득이다. 가끔 면세 한도보다 초과해서 술을 갖고 들어와야 할 때가 있다. 그땐 영수증을 버리면 안 된다. 신고할 경우 영수증에 적힌 가격으로 세금이 부과된다. 영국의 경우 마트가 면세점보다 위스키가 쌀 때가 있다. 특히 연말에 할인율이 높다.

 

현지 마트에서 산 박스 포장된 술은 박스를 열어 스카프나 티셔츠로 감싼 뒤 다시 박스에 넣어야 깨지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나는 아예 여행 가방에 일명 ‘뽁뽁이’를 넣어 둔다. 뽁뽁이는 참 고마운 존재이지만, 의외로 해외에서 구하기 힘들다. 병따개도 빠뜨리지 않는다. 병맥주를 주로 파는 유럽 맥주 양조장에서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다. 양조장에서 파는 병따개는 기념품으로 제격이다. 전 세계 양조장 기념품 가게에서 사 온 병따개로 내 집 냉장고 문은 빈틈이 없다.

 

체코 양조장에 갈 땐 수영복도 필요하다. 맥주에 목욕하는 이른바 비어스파를 즐길 수 있어서다. 스코틀랜드를 갈 때는 위스키 바가 있는 호텔을 찾아간다. 증류소에 없는 위스키를 맛볼 수도 있다.

우지경. 여행 못지않게 술을 좋아하는 여행작가. ‘Shall we drink?’라는 칼럼을 연재한 적도 있다. 『떠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스톱오버 헬싱키』 『베틀트립』 『오스트리아 홀리데이』 등을 펴냈다.

서핑·요가·무에타이… 동남아의 재발견

인도네시아 발리의 남서부 해변은 서핑을 즐기기 좋다. 쿠타 해변에서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 사진 임현지

동남아 여행이라면 해변 리조트에서 휴양하는 그림부터 상상한다. 하지만 레저 활동에 눈길을 두면 동남아는 전혀 다른 여행지로 둔갑한다. 이를테면 인도네시아 발리가 그렇다. 허니문 여행지로 알려졌지만, 발리는 서핑과 요가의 천국이다.

 

발리 남서부 지역에 서핑하기 좋은 해변이 모여 있다. 초보자라면 쿠타 해변을 추천한다. 쿠타에는 서핑 스쿨도 많다. 장비 대여를 포함한 강습료가 2만~5만원이다. 안전을 생각하면 조금 비싸도 한국인 강사가 있는 업체를 이용하자. 서핑은 며칠간 집중적으로 배워야 실력이 는다. 3~7일짜리 서핑 캠프를 추천한다. 20만~50만원으로 한국보다 훨씬 싸다. 숙박이 포함된 캠프도 많다. 일주일 정도면 가로 방향으로 파도를 탈 수 있다. 쿠타에서 어느 정도 실력을 키운 뒤 큰 파도가 오는 짱구 해변이나 울루와투 해변으로 넘어간다. 건기인 6~8월이 발리 서핑 제철이다.

 

발리에서는 요가도 도전해 보자. 몸이 뻣뻣해도, 영어를 못해도, 요가복이 없어도 상관없다. 몸만 가면 된다. 남동쪽 사누르, 내륙 우붓 지역에 요가원이 많다. 발리 요가원은 대부분 탁 트인 야외에 있다. 새가 지저귀는 정글을 보며 요가에 집중하면 내면의 평화를 경험할 수 있다. 가격은 1만5000~3만원. 구글맵에서 좋은 평점을 받은 요가원을 찾아가거나 클룩 같은 액티비티 예약 사이트를 이용해도 된다.

 

태국을 간다면 무에타이 체험을 권한다. 방콕·푸껫·치앙마이 어느 도시를 가도 무에타이 도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무에타이는 격투기라기보다 태국의 얼이 담긴 무예이자 전통문화다. 무엇보다 이런 스포츠를 즐기면 그 나라를 보는 새로운 눈이 열린다. 서핑처럼 1회 체험도 좋고, 5~10회 집중 훈련도 괜찮다. 1회 체험료는 2만~3만원 선.

임현지. 공정여행 전문 여행사 ‘트래블러스맵’ 마케터. 『저스트고 두바이, 아부다비』『인조이 싱가포르』 등을 펴냈다. 

지도·택시·식당 예약… 해외여행에 꼭 필요한 모바일 앱 10

해외여행에서 스마트폰은 단순한 전화기가 아니다. 가이드북을 넘어 여행사 역할을 한다. 하여 해외에 나가면, 카카오톡이나 네이버 앱은 잠시 잊고 외국인이 잘 쓰는 앱을 사용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정보를 얻고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다. 해외여행에 유용한 앱 10개를 소개한다. 해외여행의 기초에 속하는 앱으로, 일타강사가 즐겨 쓴느 앱이기도 하다. 특정 국가에서 유용한 앱도 많지만, 여기에선 여러 나라에서 널리 쓰는 앱만 골랐다. 이 앱을 바탕으로 각자의 여행 내공을 쌓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