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선 “억지 주장” 비판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소속 연구원들이 최근 AI가 인간처럼 스스로 추론하며,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스스로 할 수 있는 AGI(범용 인공지능) 초입에 들어섰다고 주장했다.
16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달 MS 리서치 소속 연구자들은 ‘AGI의 불꽃(Sparks of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이라는 155페이지짜리 논문을 발표했다. MS 연구자들은 AI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한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계란 9개와 노트북 컴퓨터, 책, 유리병, 못을 안정적으로 쌓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AI에 명령했다. 이에 대해 AI는 독창적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바닥에 책을 놓고 계란 9개를 가로세로 3줄씩 늘어놓은 뒤 노트북 컴퓨터를 올려놓으라고 답변했다. AI는 “계란 위에 올린 노트북의 평평한 표면은 유리병과 못을 올려놓을 단단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MS 연구팀을 이끈 피터 리 박사는 “실험을 시작하며 매우 회의적인 관점이었지만, 그것은 좌절감과 짜증을 거쳐 두려움으로 발전했다”며 “AI의 이런 능력이 도대체 어디서 왔는지 의아했다”고 했다. 연구팀은 “몇 달 동안 AI가 보여주는 복잡한 행동을 문서화했고, AI가 인간의 개념과 기술에 대해 깊고 유연한 이해를 갖고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믿었다”고 했다.
연구진은 또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유니콘의 뿔을 그리는 코드를 제거한 후, AI에 유니콘을 그려달라고 지시했다. AI는 코드가 없는 상황에서도 정확하게 유니콘의 뿔을 그렸다. MS 연구진은 이러한 실험 결과를 통해 AI가 스스로 추론하는 AGI에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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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I는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의 약자로, 범용 인공지능이란 뜻이다. AI가 인간의 개입 없이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스스로 추론해 수행하고 성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AI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AI 특이점’으로 불린다. 뉴욕타임스는 “이들의 주장은 주요 IT 기업 중에서 AI가 AGI 단계에 접근했다고 주장하는 첫 사례”라고 했다.
그동안 테크 업계에선 현재 AI는 인간 같은 지각 능력이 없고, AGI가 도래하려면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 작년 구글은 자사 AI 언어 모델인 ‘람다’가 지각 능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 엔지니어를 해고하고, AI는 지각력이 없다고 밝혔다. 세계적 AI 석학 얀 르쿤 메타 수석과학자는 “AGI는 추구할 목표로는 유용하지만, 아직 우리는 거기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MS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다. 마튼 샙 카네기멜런대 교수는 MS가 발표한 논문에 대해 “논문 형식을 취한 대기업의 자사 광고”라고 평가절하했다. 샙 교수는 “그들은 그들의 접근 방식이 주관적이고 비공식적이며 과학적 평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점을 논문에서 그대로 인정한다”고 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AI 연구팀에 참가하는 앨리슨 갑닉 심리학 교수도 “GPT-4가 내놓는 문장들이 실제로 인간과 같은 추론을 거쳐 나온 것인지 분명치 않다”며 “사람들은 복잡한 시스템이나 기계를 접할 때 이를 의인화하고 인격을 부여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입력 202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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