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뻐근해서 눌렀다가 실명했다, 전문가 기겁한 ‘이곳’ 마사지

해암도 2025. 9. 9. 21:23

최근 한 유튜브 영상에 댓글로 올라온 사연. 댓글 작성자는 "집에서 셀프 괄사 마사지를 했는데, 갑자기 한쪽 눈이 실명됐다"고 밝혔다. 오른쪽은 다양한 괄사 마사지 도구들. 사진 유튜브 캡처, 남수현 기자



 집에서 셀프로 괄사(마사지도구) 마사지를 했는데, 갑자기 한쪽 눈이 실명됐습니다. 100세까지 사는 게 꿈이었고, 직업도 운동 강사였습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등장해 화제가 된 사연이다. 스스로를 ‘평소 건강했던 30대 여자’로 소개한 네티즌은 마사지를 다룬 한 유튜브 영상에 댓글로 사연을 남겼다. 그는 “(마사지는) 정말 위험한 행동인 것 같다. 모든 사람이 꼭 알았으면 좋겠다”면서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좋겠다”고 적었다.

마사지하다가 근육도, 관절도 아닌 눈이 망가지는 일이 어떻게 생길 수 있는 걸까. ‘운이 나빴겠지’ 싶겠지만, 전문가들은 “누구에게든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심지어 마사지를 하다가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곳’을 잘못 건드린다면 말이다.

몸이 뻐근할 때마다 무심코 해왔던 마사지, 어디를 어떻게 건드리면 위험한 걸까. 마사지건·괄사·안마의자 등 각종 도구가 유행하는데, 모두 멀리하는 게 좋을까. 일각에선 ‘치매 예방에 목 마사지가 도움된다’고도 하던데, 누구 말이 맞는 걸까. 마사지를 둘러싼 각종 궁금증을 방오영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파헤쳐 봤다.


방오영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사진 삼성서울병원



방 교수는 “목 부위에는 뇌에 피를 공급하는 중요한 혈관들이 지나가고 있다”는 설명으로 입을 열었다. 우리 목에는 심장에서 뇌로 피를 보내주는 경동맥·척추동맥 등의 중요한 혈관이 자리하고 있다. 목 마사지와 같은 외부적 충격으로 인해 이들 혈관이 찢어질 수 있고, 그 결과 눈이나 뇌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경추(목) 마사지로 목을 강하게 압박하거나 카이로프랙틱*에서 시행하는 빠르게 목을 비트는 식의 행위는 매우 위험합니다. 

(*카이로프랙틱: 척추와 관절을 손으로 교정해 신경계·근골격계의 균형을 회복하려는 대체의학적 치료법)

방 교수에 따르면 목 마사지 등으로 인한 뇌동맥 박리(뇌혈관이 손상되면서 뇌경색·뇌출혈을 유발하는 질환)는 서양인보다 한국인에게서 나타날 위험이 더 크다. 한국인은 서양인에 비해 혈관이 다소 얇은 데다, 목 길이는 짧아서 목을 과하게 젖히거나 굽힐 경우 혈관이 더 쉽게 당겨지면서 찢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방 교수와 일문일답.

-마사지를 하다가 어떻게 실명까지 될 수 있는 건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심장에서 뇌로 이어지는 경동맥은 여러 갈래로 나눠지는데, 첫 번째 가지가 눈 등에 혈액을 공급하는 안(眼)동맥이다. 동맥이 찢어지면서 생긴 혈전(피떡)이 안동맥으로 흘러가면 눈 혈관이 막혀(망막동맥폐쇄) 안 보이게 되는 것이다. 혈전이 눈 대신 뇌로 흘러가 혈관을 막으면 뇌졸중 증상이 일어나게 된다.



마사지건으로 목을 푸는 여성. 사진 챗GPT 생성 이미지



-다양한 마사지 도구가 유행하는데, 이들 모두 위험할까.
“깊은 지압 등으로 목을 압박하는 행위도 위험하지만, 이보다 마사지 기구가 더 위험할 수 있다. 가장 위험한 것은 ‘마사지건’(빠른 진동으로 근육을 자극해 뭉친 곳을 풀고 혈액순환을 돕는 휴대용 전동 기기)이다. 분당 수천 회의 진동과 충격을 주기 때문에 목 동맥 벽에 직접적인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그보다는 덜하지만, 괄사의 경우도 강한 압력으로 목을 긁듯이 자극하면 혈관 벽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다. 반면에 안마의자는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아, 목 부위만 안마 범위에 포함하지 않는다면 비교적 안전하다.”

-지난해 태국의 젊은 가수가 목을 비트는 방식의 마사지를 받은 후 사망한 사례 등이 보도되기도 했는데, 이런 극단적인 사례가 실제 얼마나 발생하나.
“드물지 않은 일이다. 외래진료를 볼 때 동남아시아에서 비행기 연착으로 대기하던 중 마사지를 받고 동맥박리가 일어난 환자 등 유사한 사례를 다수 접했다. 굳이 해외에서 마사지를 받고 싶은 경우, 가급적 어깨 이상 부위로는 받지 말도록 권고하고 있다.”

-뒷목이 뻐근하거나 두통이 있을 때 목 마사지를 하면 시원해지는 기분이 든다. 마사지 대신 이런 문제를 해소할 방법은.  
“많은 분이 뒷목이 아프거나 두통을 해소하기 위해 마사지를 받다가 동맥박리가 발생한다. 일부 환자는 동맥박리가 회복된 후 뒷목 통증으로 다시 마사지를 받다가 재발하기도 한다. 목 디스크나 후두신경통이 있는데 동맥박리가 발생한 경우에는, 마사지보다는 진통제 복용이나 파스를 붙이는 것으로 (통증을) 조절하도록 권고한다.”


'목 마사지로 치매나 파킨슨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건강정보가 넘쳐난다. 사진 구글 검색창 캡처

건강정보 유튜브에서는 ‘목 마사지가 치매 예방에 좋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알려진 뇌 속 노폐물을 림프절 마사지 등으로 배출시킬 수 있다는 논리다. 방 교수는 “뇌 노폐물을 배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목 마사지가 뇌 노폐물을 제거한다는 ‘임상적’(실제 환자를 접해 병을 치료하거나 연구하는 것)인 시험 결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종류의 마사지도 아직 의학적으로 권고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동맥경화, 경동맥 협착증 등 이미 동맥이 건강하지 않은 사람에게 목 마사지가 더 위험할 수 있나.
“그렇다. 건강한 사람은 혈관을 쭉 늘어뜨려도 덜 찢어지지만, 동맥경화증 때문에 혈관이 딱딱해져 있는 경우 혈관이 압박받거나 당겨지면 더 잘 끊긴다.”

-이미 혈관이 딱딱해진 환자가 목 마사지 외에 주의해야 할 행동이 있다면.


“다음과 같은 일상생활에서의 활동이나 자극도 목 동맥박리를 유발할 수 있다.
☑️ 과격하거나 반복적인 목 회전, 과신전(과하게 꺾는)하는 운동을 하는 경우
☑️ 특히 축구·골프·요가·필라테스 등의 운동 시 목을 과도하게 돌리거나 젖히는 동작
☑️ 미용실에서 머리 감을 때 오래 젖힌 상태에서 목 근육이 긴장하는 경우
☑️ 갑작스러운 기침·재채기·구토 시 목 근육이 긴장하는 경우

이외에도 건강을 위해 목 부분을 반복적으로 문지르거나 마사지하는 분들이 있는데, 특히 경동맥 협착이 있는 경우에는 목 앞쪽 경동맥이 지나가는 부위를 마사지하는 것은 뇌졸중이나 실신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동맥박리가 이미 일어난 경우, 빠르게 알아차리기 위해 알아두면 좋은 전조 증상은.
“경동맥 박리가 일어난 경우, 박리가 일어난 동측에 눈이 갑자기 안 보이는 증상과 두통이 일어나면서 반대쪽 팔다리에 편마비가 일어나게 된다. 척추동맥 박리가 일어난 경우는 후두부(머리 뒷부분)의 통증이 일어나면서 어지러운 증상과 함께 실조증(움직임 조절에 이상이 발생한 상태)으로 인해 한쪽으로 몸이 쏠리면서 보행장애가 일어나게 된다. 통증과 함께 이런 ‘경고 사인’이 있는 경우 간과하지 말고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고, 의료진에게 이런 상태를 전달해 주는 게 중요하다.”

-동맥경화 등 동맥박리·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질환을 미리 예방하고 관리하려면.
“운동은 큰 근육의 운동, 특히 하체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복부 비만과 위험인자를 조절하는 게 중요하며, 적절한 수면을 취해 스트레스를 피하고, 규칙적인 일상생활을 하는 것도 뇌 노폐물 배출이나 뇌혈관의 미세 환경 조절을 위해 좋은 방법이다. 음식이나 비약물적인 방법을 통해 뇌졸중을 예방하겠다고 복용 중인 약을 중단하는 것은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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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남수현     중앙일보 기자   발행 일시2025.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