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설거지 명상, 효과 강력하다” 성공한 사람들 꼭 하는 습관

해암도 2025. 8. 28. 17:49

그는 한때 잘나가는 인사(HR·Human Resources) 컨설턴트였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업체인 딜로이트와 김앤장 법률사무소 등에서 20년 넘게 일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명상을 접하면서 그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2016년 무진어소시에이츠를 설립한 김병전 대표 얘기다. 무진어소시에이츠는 기업을 대상으로 명상 교육과 컨설팅을 한다. 2018년엔 국내 최대 무료 마음챙김 모바일 앱 ‘하루명상’도 만들었다. 도대체 명상이 뭐길래 이렇게까지 빠진 걸까?

 몸 건강해지려고 영양제 챙겨 먹고, 비싼 돈 줘가며 퍼스널트레이닝(PT)을 받잖아요. 그런데 마음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는 어떤 투자를 하고 있죠? 

불안과 우울, 집중력 저하는 현대인의 만성질환이다. 좋은 글귀를 필사하고, 감사 일기 쓰면서 이겨내 보려고 하지만 그때뿐이다. 여전히 가슴은 답답하고, 머릿속은 뿌옇다. 지난 14일 만난 김 대표는 “이때가 바로 명상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신체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마음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명상은 과학적으로 효과가 증명된 근본적인 마음 관리 기술”이라고 그는 말했다.

심민규 디자이너



명상의 가장 큰 장점은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걷거나 뛰는 것은 물론, 밥 먹고 설거지하면서도 가능하다. 별다른 장비도 필요 없다. 게다가 하루 10분만 꾸준히 투자해도 스트레스는 완화되고, 집중력은 높아진다. 김 대표가 “마음챙김이 습관이 되면 삶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그는 슬럼프에 빠져 일을 쉬던 중 우연히 명상을 접했다. 2010년 템플스테이인 줄 알고 참가한 프로그램이 불교의 선(禪) 수행 방법 ‘간화선’이었다. 간화선은 풀리지 않는 질문을 깊이 생각하다 깨달음에 이르는 것을 의미한다. 이후 대표적인 학승(學僧) 미산 스님이 개발한 하트스마일명상과 국제공인 MSC(Mindful Self-Compassion) 지도자 과정을 밟았다. 자신을 곤혹스럽게 만든 문제의 답이 명상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 회사까지 설립했다.

24시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양육자의 삶에서 명상은 언감생심이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의식적으로 마음을 챙기고 자신을 돌봐야 한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헬로페어런츠(hello! Parents)가 김 대표를 직접 만나 물었다.

Intro. 이제 명상을 해야 할 때
Part1. 성공의 비결, 마음챙김에 있다
Part2. 숨 쉬고 밥 먹는 지금을 느껴라
Part3. 판단 없이 알아차려라

🧠성공의 비결, 마음 챙김에 있다
명상하면 대부분 도를 닦는 종교 행위를 연상한다. 사람들이 명상을 주저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명상의 뿌리가 불교인 것은 맞다. 하지만 종교·인종·연령·성별 할 것 없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최근에는 명상이 과학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명상이 과학이라고요?
현대적 명상법 ‘마음챙김(mindfulness)’이라는 말 들어보셨죠? 의도를 갖고 현재 경험에 주의를 기울여 판단 없이 알아차리는 명상법이죠. 1979년 미국 매사추세츠 의과대학 존 카밧진 박사가 창안한 ‘마음챙김에 근거한 스트레스 완화(MBSR·Mindfulness Based Stress Reduction)’ 프로그램에서 시작됐어요. 2000년대 이후 뇌 관련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명상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게 됐고요. 마음챙김은 현재 전 세계 800여 개 의료기관에서 통합 보완 의학으로 활용 중입니다.
어떤 효과가 있나요?
가장 널리 알려진 건 스트레스 완화예요. 우선 혈압·심박수가 안정됩니다. 분노·걱정·불안·우울 같은 부정적 감정도 줄어들고요. 수면의 질도 개선되죠. 하지만 명상의 효과가 마음 치유에만 있는 건 아니에요. 강력한 자기 계발 도구기도 하거든요.
명상이 자기 계발 도구라고요?
현대인의 문제 중 하나가 주의력 결핍과 집중력 저하잖아요. 멀티태스킹·스마트폰·스트레스 같은 게 원인이죠. 직장인들이 전체 업무 시간 중 절반 가까이 집중을 못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명상은 바로 이 지점에 도움을 주고요.
어떻게요?
명상이 일종의 주의력 훈련과 비슷하거든요. 밖으로 향하는 주의를 의식적으로 내 안으로 가져오게 돕거든요. 그러면 집중력과 몰입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명상이 회사 업무 효율을 높인 사례도 있습니다. 2014년 다국적 로펌 허버트 스미스 프리힐즈가 직원을 대상으로 마음챙김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6~10주간 일주일에 90분씩 교육하고, 매일 10분간 명상을 하도록 권유했죠. 그 결과 집중력은 45% 증가했고, 업무효율성·몰입도는 각각 35%, 17% 높아졌어요.
명상이 일잘러(일 잘하는 사람)를 만드는 거군요.
몰입이 혁신적 아이디어나 뛰어난 성과를 만들어 내니까요. 세계적 명사들이 성공 비결로 명상을 꼽는 것도 그래서죠. 대표적인 인물이 『사피엔스』 『넥서스』 등을 쓴 유발 하라리와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입니다. 유발 하라리는 집중력과 정신적 균형의 원천으로 매일 2시간씩 하는 명상을 꼽았어요. 스티브 잡스는 “명상을 통해 직관이 피어난다”고 했고요. 구글·마이크로소프트·인텔 같은 글로벌 IT기업들이 직원을 대상으로 명상 교육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명상이 개인과 조직의 생산성·잠재력을 높여주기 때문이죠.
최근 현대그룹·SK디스커버리 같은 기업에서 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하셨는데요. 반응이 어땠나요?
핵심 리더는 명상을 대하는 태도가 남다르더군요. 명상 프로그램이 열리면 자발적으로 참가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스트레스 해소보다 집중력을 얻고 싶어 했고요. 지금 하는 일을 더 잘하고 싶어서 명상의 문을 두드린 거죠. 성장하고 싶으신가요? 명상이 그 길을 열어줄 겁니다.

지난 14일 서울 용산구의 명상 전용 공간에서 만난 김병전 무진어소시에이츠 대표는 "명상은 개인의 자발적 몰입을 돕고 조직의 생산성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김종호 기자



👃숨 쉬고 밥 먹는 지금을 느껴라
명상의 효용을 알았다면, 실제로 명상을 실천해볼 차례다. ‘깊을 명(冥)’ ‘생각할 상(想)’이라는 한자 뜻대로 ‘조용히 눈을 감고 깊은 생각’에 빠져 본다. 하지만 금방 잡생각이 떠오르고 길을 잃는다. 명상, 도대체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 걸까?

초보나 입문자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기본은 호흡 관찰이에요. 호흡은 우리 삶의 시작이자 끝입니다. 지금 이 순간 살아 있다는 걸 알려주죠. 문제는 하루 2만 번가량 숨을 쉬면서도 별 신경을 안 쓴다는 거예요. 하지만 의식적으로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면 몸과 마음의 변화를 알아차릴 수 있어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되나요?
1~3분 동안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먼저 편안하고 바른 자세로 앉으세요. 허리와 등을 곧게 펴되, 너무 경직되지 않도록 긴장을 풉니다. 눈은 감아도 되고, 편하게 떠도 됩니다. 그리고 천천히 코로 깊게 숨을 마시고, 입으로 길게 내쉬세요. 어깨·목·얼굴·혀에 들어간 힘을 풀면서요. 그렇게 세 번 정도 깊게 호흡하세요. 이후 평소처럼 자연스레 호흡하되 들숨·날숨을 느끼는 데 주의를 기울입니다. 가슴이 부풀었다 가라앉고, 코 속으로 공기가 들어왔다 나가는 감각을 느껴보는 겁니다. 이제 내 몸 전체로 주의를 기울이며 편안히 숨을 쉬어 봅니다. 내 몸이 바닥과 닿은 감각, 얼굴과 피부에 느껴지는 바람·냄새·소리도 느껴보세요. 마지막으로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명상을 마무리하면 됩니다.
호흡 명상은 어떤 도움이 되나요?
우선 살아 있음에 감사하게 됩니다. 또 감정을 조절하는 힘도 키울 수 있어요. 우리 뇌는 한 번에 한 가지 정보만 처리할 수 있습니다. 내 주의를 온전히 호흡에 두면, 그 순간에는 힘든 감정이나 부정적 생각이 들어설 자리가 없어지죠. 스트레스 받는 상황을 생각해 보세요. 기분 나쁜 생각에 자동적으로 주의가 쏠려 괴로움이 커지잖아요. 이때 호흡에 집중하면, 부정적 감정에 휩쓸리는 마음을 일단 멈출 수 있죠.
얼마나 하는 게 좋을까요?
하루 10분 정도 하는 습관을 만들길 추천합니다. 10분은 24시간(1440분)의 0.7%에 해당해요. 운동도 보통 1시간은 하잖아요. 마음 건강을 위해 하루 0.7%의 시간은 투자할 수 있지 않을까요? 또 꼭 가만히 앉아서 할 필요도 없어요. 일상생활 속에서도 언제나 가능하거든요. 걷거나 뛰는 것은 물론, 밥 먹거나 설거지하면서도 할 수 있죠.
밥 먹거나 설거지하면서 명상을 한다고요?
먹기 명상은 오감(五感)을 깊이 느낄 수 있는 방법이에요. 특히 ‘혼밥(혼자서 먹는 밥)’을 하는 분들에게 유용합니다. 핵심은 음식을 ‘맛있다·맛없다·짜다·달다’ 등으로 평가하지 않는 거예요. 그저 음식 그대로의 맛과 향, 색과 소리, 감촉을 알아차리는 겁니다. 천천히 음식을 씹으면서 질감과 맛이 어떻게 변하는지, 귀에선 무슨 소리가 들리는지 음미해 보는 식이죠. 물론 늘 이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식사하는 경우가 많을 테니까요. 그래서 저는 ‘세 숟가락 명상’을 실천하려고 해요. 처음 세 번은 의도적으로 100번씩 씹어 먹으면서 느끼는 거죠. 이러면 덤으로 소화도 잘 되고 건강에도 좋습니다.
설거지 명상은 어떻게 하는 거죠?
본질은 같아요. 지금 여기, 설거지를 하는 순간에 집중하는 겁니다. 이런저런 생각하지 않고 설거지하는 자신의 행위와 모습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느껴보면 됩니다. 물·식기·수세미 등의 감각에 주의를 기울이고요. 다른 생각이 들면, 그 생각에서 빠져나와 다시 설거지에 집중하는 거죠. 이러면 놀랍게도 설거지하는 시간이 즐거워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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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전 대표는 "밥 먹고 설거지하면서도 명상은 가능하다"며 "핵심은 지금 이 순간에 현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호 기자

💭판단 말고 알아차려라
명상을 시작한다. 지금 순간에 주의를 기울인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방해꾼이 나타난다. 끊임없이 떠오르는 잡념이다. 불안·걱정·자책 같은 감정이 머릿속을 더 괴롭게 만든다. 이런 잡생각은 어떻게 없애야 할까? 김 대표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했다. 의식하지 못했던 생각들을 명상을 통해 알아차리는 과정이란 것이다. 그는 “명상은 무념무상을 지향하는 게 아니다”며 “중요한 건 판단을 하지 않고 알아차리는 것”이라고 했다.

왜 판단하면 안 되죠?
판단은 객관적인 사실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낸 주관적인 생각인 경우가 많아요. 직장 동료가 한 말을 듣고 기분이 나빴다고 해볼게요. 그런 반응을 보인 건 ‘저 사람이 나를 싫어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편견이 현실을 왜곡시키는 거죠.
현실을 그대로 바라보면 뭐가 좋나요?
화나고 짜증 날 때 감정을 관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뭔지 아세요? 그 마음을 그대로 보는 겁니다. 그래야 대응 방법도 마련할 수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 불편한 마음을 부정하거나 잊으려고 애씁니다. 재미있는 영상을 보거나, 술을 마시거나, 친구와 수다를 떨면서 말이죠. 또는 자극에 습관적으로 반응합니다. 화났을 때 소리 지르거나 신경질을 내는 게 대표적이죠. 그런데 명상을 하면 내 몸과 마음에 일어나는 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알아차릴 수 있게 됩니다.
그럼 불편한 감정과 생각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억지로 없애려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있는 그대로 무심히 넘겨야 해요. 지금 나를 괴롭게 하는 감정도 결국 지나간다는 사실을 곱씹으면서요. 내 감정이 도로를 달리는 차량,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나는 그 풍경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는 거죠. 그런 다음 다시 호흡을 통해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호흡에 ‘하나·둘·셋·넷’ 이름을 붙여주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생각 하나하나를 따라가거나 빠져드는 건 경계해야 해요. 그러면 잡념에 더 사로잡힐 수 있습니다.
화처럼 격한 감정도 다룰 수 있을까요?
초기에 알아차리면 더 큰 화로 번지는 일을 막을 수 있어요. 명상에 익숙해지면 내 몸과 마음에서 화가 생기고 번지는 과정을 섬세하게 느끼게 됩니다. 얼굴에 열감이 오르거나, 가슴이 답답해지는 거죠. 화를 내봐야 자신만 손해라는 사실을 깨닫기도 합니다. 그럼 감정에 사로잡히거나 휩쓸리지 않고 반응을 선택할 수 있어요. 화가 나더라도 좀 더 차분히 대응하는 게 가능해지죠.
그런 경지에 오르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명상도 연습이고 훈련입니다. 한 번으로 모든 게 바뀌기는 어렵죠. 순간의 기분 전환이 아니라 삶의 방식으로 자리 잡게 하려면 반복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기상 직후, 취침 전, 업무 시작 전처럼 자기만의 명상 루틴을 만들어보세요. 전문가가 지도하는 과학 기반 명상 프로그램도 접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수일간 진행되는 집중 수행 프로그램도 큰 도움이 되죠. 명상을 하다 보면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의심스러울 수도 있겠죠. 하지만 꾸준히 하면 변화는 반드시 나타납니다. 그게 명상을 지속하는 힘이 될 겁니다.
명상이 김 대표의 삶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뭘까. 그는 “미워하는 마음이 줄었다”고 했다. 다른 사람과 갈등이 생겨도 불편한 마음을 훌훌 털어버린다는 것이다. 또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좋은 점과 나쁜 점, 뛰어난 점과 부족한 점 모두 말이다. 한마디로 삶이 한결 편안해졌다.

 행복한 삶을 사는 건 결국 나의 선택입니다. 명상은 그런 삶을 사는 힘을 키워주죠. 명상을 시작할 이유로 충분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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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전 대표는 "명상을 통해 미워하는 사람이 줄었다"며 "삶이 한결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김종호 기자


에디터    이송원      중앙일보    발행 일시2025.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