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물 하루 2L씩 마시면 해롭다?… '저속 노화' 박사까지 나선 수분 과잉 논란

해암도 2025. 8. 12. 15:45

 

 
서울시 초대 건강총괄관 정희원(왼쪽) 박사와 대한신장학회 이사이자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전문의 김세종 교수. /유튜브 '정희원의 저속 노화'
 

“물을 하루에 2L씩 꼬박꼬박 마시면 건강 나빠진다.”

 

이계호 충남대 화학과 명예교수가 tvN ‘유퀴즈’ 방송에 출연해 말한 건강 상식 관련 조언이다. 혈액 속에는 나트륨과 칼륨 등 몸속에서 전기를 발생시키는 미네랄이 있는데, 물을 과도하게 마시거나 음식을 지나치게 저염식으로 먹을 경우 심장에 전기 공급이 안 돼서 심하면 숨지게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 교수는 이를 ‘저나트륨혈증에 의한 심장마비사’라고 설명했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이 주장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이 교수의 발언이 과장되거나 의학적으로 근거가 부족한 내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저속 노화’ 대중화를 이끈 서울시 초대 건강총괄관 정희원 박사는 “건강한 식습관에 대한 불필요한 공포심을 유발할 수 있어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직접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반박에 나섰다.

 

정 박사는 11일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어떤 분을 비하하거나 비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며 “(유퀴즈) 방송이 나간 이후 주변에서 많은 질문을 들어 방송을 하게 됐다”고 했다.

 

이날 방송에는 대한신장학회 이사이자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전문의인 김세종 교수가 함께 자리했다. 정 박사가 질의를 하면 김 교수가 답변을 해주는 문답 형식으로 방송은 진행됐다.

 

김 교수는 콩팥 기능에 문제가 없는 건강한 사람이라면, 수분 섭취량을 제한하는 상황이 거의 없다고 했다. 그는 이 교수가 방송에서 언급한 전해질 불균형에 대해 “콩팥 기능이 건강하면 알아서 해준다”면서 “콩팥은 몸에 물이 부족하면 하루에 소변량을 500㏄ 미만 정도로 줄이고, 반대로 물이 너무 많으면 내보내고 하는데 많게는 하루 12L까지 소변량을 늘려가는 것이 생리적으로 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김 교수는 “하지만 이 속도보다 물을 빨리 먹으면 문제가 될 수는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환자의 질환 상태에 따라 권장하는 수분량은 다를 수 있다”며 “질병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하고, 여기에 맞는 수분량을 별도로 알아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대개 물을 많이 마시면 안 되는 경우는 저나트륨혈증 환자인 경우”라며 “저나트륨혈증은 원인이 다양한데 수분 섭취만으로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고 제한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마라톤에서 장시간 물을 너무 많이 마신 경우, 맥주 빨리 마시기 대회처럼 단기에 빨리 마시는 경우에 해당하는데, 하루에 2~3L로 이렇게 되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했다.

 

김 교수는 저나트륨혈증 환자 경우에도 수분 섭취를 제한해 체내 나트륨 농도를 올리는 건 권장하는 방법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돈이 들지 않는 방법이기 때문에 교과서적으로 권장은 하는데, 요즘은 이 농도를 올리는 약이 따로 나온다”고 했다. 이에 정 박사는 “약도 비교적 저렴해져서 환자 부담이 별로 안 되기 때문에 (권장하지 않는다)”며 “실질적으로 물을 억지로 조금 드셔야 하는 분은 말기 신부전으로 투석하시는 분들 외에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거들었다.

 

결과적으로 정 박사와 김 교수는 ‘물을 하루에 2L씩 꼬박꼬박 마시면 건강 나빠진다’는 말은 과장이라고 판단했다. 김 교수는 “수분 섭취량 2L를 넘기면 건강에 위협이 된다는 것은 과장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숫자 자체에 공포감을 유발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럴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했다. 정 박사 역시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리는 등 특수한 경우에는 전해질 보충이 따로 필요하겠지만, 대부분의 일상생활하는 분들은 편하게 드셔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했다.